오늘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짱아입니다.
짱아의 엄마는 재작년에 다리를 건넜어요.
작년까진 자주 보다가 아이가 언니 자취방으로 간뒤 드문드문해졌어요
2000년도에 태어난 아이에요.
육지와 제주에 뿔뿔이 흩어진 온가족이 모두 모여 장례를 치뤘습니다.
저만 빼고요.
첫아이 화장할때 충격이 너무 크기도 했고
현재 취업도 못하고 있는데 가족들 얼굴 보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너무 초라한 제 자신이 챙피하더라구요 ..
죽었다는 소식을 어제 저녁에 듣고 지금껏 울었어요.
눈물이 없어서 뼈가 뿌러지고 손이 절단나도 안울었던 전데 계속 울었어요
첫아이 죽었을때도 엄마아빠남동생 다 울어도 안울었어요.
제가 무너지면 다들 무너지는걸 알았거든요.
그 정도로 저희 반려견은 중요한 존재였어요.
같이 사는 엄마는 표 끊줄테니 같이 육지로 가자고 했지만
볼 낯짝이 없었어요 볼용기가 없었어요.
방금 막 화장했다네요.
이번엔 스톤으로 화장했어요..
원래 스톤 엄청 반대했었는데
첫 아이 유골이 1년도 안되어서 파리 구더기로 다 썩어버리고는
마지못해 스톤으로 했어요.
그땐 스톤은 인간 욕심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유골가루 뿌려주던가 스톤으로 해서 묻어주세요.
벌레가 사체를 먹고 사체의 양분이 땅으로 돌아가는게 이상적인 생사의 순환이지만
막상 눈앞에서 내 아이 뼈를 벌레가 먹는거 보면 눈 돌아갑니다.
아무리 관리 잘해도 유골은 뿌릴거 아니면 반대합니다..
저는 온습도 조절되는 카메라렌즈 보관함으로 납골당 만들어줬거든요...
지금 오늘,짱아를 보고서는 '호상이야'라고 암시를 겁니다.
오늘 죽은 아이의 엄마는 1년동안 고생하다 죽었어요.
이름은 다롱이였어요.
정말 정말 온가족이 아꼈어요. 개를 집어 던지시던 아버지가 아이가 곁에 없으면 잠을 못자셨고 초등학교때 지각 한번을 용납 못하신 어머니께서 애가 집나갔다고 3일동안 저를 학교 안보내고 찾으라고 하셨어요.
죽을무렵 뇌병변과 폐암이 와서 온가족이 거실바닥에 아이를 가운데 눕혀놓고 3시간 단위로 인젝션과 발작하는걸 케어했으니까요.. 정말 많이 지쳤죠 그땐. 근데 너무 힘들어서 죽겠는데도 불구하고 숨을 쉬고 있는 아이에게 감사하다며 울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죽지마라 죽지마라 하면서도
죽을거면 너가 좋아하는 아빠앞에서 죽어라...라며 빌었어요
결국 아빠랑 단둘이 있을때 갔네요..
그래서 지금 아이는 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호상이라고 생각하는 제 자신이 밉습니다.
속에서 꿈틀거리며 나오는 말이 있어요.
'그렇게 호상이면 너가 죽어봐'
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네요.
어찌 해야할바를 모르겠어요.
두번째이면 익숙해져야 하는데 더 불안하고 미치겠어요.
죽음은 거듭될수록 슬퍼요. 예전의 죽음들이 떠올라서..
편지 쓴게 있어요.
아이 화장할때 읽어달라고 밤새 쓴 편지.
근데 못 전하겠더라구요.
아무리 고쳐 써도 너무 모자라 보여요.
짱아가 나에게 준 선물에 비해서는 너무 모자란거 같아요...
화가난김에 취한김에 여기라도 남겨봐요
내가 널 보내지말자고 한건 너무 욕심이었나 싶어
그래도 이미 태어난 생명 ,어린 맘에 키우자고 했지
하나보다 둘이라고.
그걸 피했다면 넌 어디선가 잘 살았겠지?
우리 가족의 품이 아닌 다른 가족이었다면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
넌 얼마나 행복했니? 우리와 함께라서 좋았을까...
닭가슴살 조금밖에 못 줘서 미안해.
산책할때 싫은티 내서 미안해.
나 슬프다고 울어서, 널 불안하게 해서 미안해.
다롱이 죽을때 너 무시해서 미안해
마구잡이로 주사 놔서 미안해
혼자가게해서 미안해..
끝은 집에서 보내야 했는데 끝까지 낯선 병원에서 죽개 둬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 마지막 볼 용기가 없어서 미안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게 우는거밖에 없어서 미안해.
정말 사랑하고 다음엔 제발 이기적이고 나쁜 인간으로 태어나줘. 착하지만말아. 내 어린시절부터 성인까지 지켜준 너한테 갚을 날이 있길 빈다
+사진.
다롱이와 짱아.
마지막 사진들이에요
엄마와 딸.
하늘에서 부디 만나길 빌어.
진짜 잘가
보내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