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은 빠르게 술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 며칠 쉬었던 탓일까... >
마담 : 이연아. 저쪽에 가서 앉아.
이연 : 네. 언니.
남자1 : 이연? 이름이 이연? (~_~ )
이연 : 네. 정이연이에요.
남자2 : 네이년! (~_~ )
이연 : (쌩긋~) 네~ 오빠~ (^-^*)
남자1 : 하하하.
마담 : 오늘 냄비들 어때?
남자1 : 귀엽네....근데 쟤는 못보던 얼굴인데?
마담 : 아~ 올림푸스에서 데리고 있던 아이야. 쟤 이연이 이쁘지?
남자2 : 이년아. (~_~ )/
이연 : 네~ (^-^*)
남자1 : 하하하. 그런데 왜 이름이 이연이니?
이연 : 네...그건요. 두가지 인연이라는 뜻에서 이연이에요.
남자1 : 본명?
이연 : 깔깔깔. 아니죠. 오빠.
남자1 : 그럼, 원래 이름은 뭔데?
마담 : 근데 미스터윤? 미스터윤 맞지? 그 친구는 어디갔어?
남자3 : 그 친구 이런데 첨이라 긴장했을걸? 화장실에서 아직 안나왔어.
남자1 : 술한잔 받아라...그럼 원래 이름은 뭔데?
이연 : 네...오빠. 제 원래 이름은요...(쪼르륵~)
그때 룸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한 남자가 비틀거리면서 나타났다.
커다란 키에 깡마른 체구, 하얀 피부...
남자 : 죄...죄송합니다. 제가 술좀 취한거 같네요. 하하하.
쨍그랑!
남자1 : 야! 너 왜 그래?
이연이 들고 있던 술잔이 땅에 떨어지면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마담 : 이연아! 너 왜 그래?
미스터윤 : !
이연은 룸밖으로 뛰쳐 나갔다.
남자1 : 쟤 왜 저래?
마담 : 저...저년이!
1993년 가을.
세희 : 야야야! 수영아. 너 미팅 안할래?
수영 : 미팅?
세희 : 어. H대 대학생들이랑 어떻게 줄이 닿아서 미팅하는데,
너도 껴라.
수영 : 무슨 미팅은...
세희 : 순진한 척하기는. 빙신. 그냥 만나서 맛있는거 얻어먹고,
같이 놀다가 마음에 들면 또 만나고 그러면 돼.
수영 : 나...난...아직 고등학생들하고도 한번도 미팅해본적도 없는데.
세희 : 그러니까 첫빳따를 대학생들하고 하는거야. 어때?
수영 : 나...담에 하면 안될까?
세희 : 담에는 기회없어 이 기집애야. 이번주 토요일이다. 알았지?
수영 : ......
수영은 마지못해 승낙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이제껏 미팅한번 해본 적 없고, 남자한번 만나지
못했던 수영에게 친구 세희가 미팅을 하자고 한 것이다.
그것도 또래의 고등학생이 아닌 대학생과.
세희 : 내가...씨앙...너 델구 나가문, 나도 봉잡긴 힘들겠지만 말야.
그래도 지금 쪽수가 딸려서....아니 그게 아니고,
친구니까 이런 좋은 기회를 너한테 주는거라구. 알간?
수영 : 훗~
세희 : 웃기는! 재수없게 이쁜 년이! (-_-*)
수영 : 사돈 남말 하지마. (*^-^)
세희 : 어쭈구릿! 하하하.
세희는 흔히들 말하는 날라리였다.
예쁘게 생겼지만, 말투는 남자애들 말투 그대로였다.
가끔 아이들을 모아놓고 "나 어제 그새끼 자취집으로 불러서 따먹었는데..."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할 정도로...발랑 까진 여자아이였다.
또한...아이들은 세희가 뭐라고 한마디하면 꼼짝 못했다.
반면 수영은 그리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그저 조용히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 들으려는 학생이었고, 또래의 여고생보다는 큰 170정도의 키에
마른 몸매, 그리고 귀여운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수영은 토요일이 기다려졌다.
난생 처음하는 미팅에다가, 그것도 나이많은 오빠들과 만난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어머니 : 아니 얘가 엄마 영양크림은 왜 발랐대?
수영 : 히히. 좀 바르면 어때서~
어머니 : 공부는 안하고! (+-_-)
수영 : 어머...나 이번에 성적 올랐어 엄마. (^-^*)
한수 : 오늘 이렇게 우리 대 H대와 J여고의 미팅에 참석해주셔서
캄사합니다.
세희 : 어멍 오빵 말 놓으세용~
세희는 평소와는 다르게 콧소리를 냈다.
수영 : 쿡쿡쿡.
한수 : 아~ 그래도 매너라는 것이 있지요. 하하하.
자, 이제부터 파트너를 정하겠습니다.
짝짓기 방식은 사천만이 선호하는 학력고사팅으로 하죠.
세희 : 오빠 그거 말고는 없나요?
한수 : 네. 어떻게든 저와 짝이 되고 싶어하는 당신의 마음은 충분히
잘 알고 있슴다.
현진 : 깔깔깔~
한수 : 허나, 주선자의 입장에서 보다 공정하게 파트너를 정하기 위해
본인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고두심이 되어서 내린 결정이므로
이에 적극 협조 바랍니다.
정현 : 하하하.
상혁 : 저자식 저거 몇번째 써먹는 레파토리야.
세희 : (좀 웃긴다. 이자식. 하하하)
수영 : (그러게 말야. 쿡쿡쿡)
한수 : 자, 이제부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정하고, 작전회의를 하는동안
숙녀분들은 화장실에 갔다 오도록 하세요.
여고생들 : 네~
세희 : 우리도 정하자.
현진 : 너 이 기집애 주선자는 니가 먹을라고 그러지?
세희 : 당근이지.
현진 : 췌.
세희 : 췌? 어쭈구릿! (-_-+)
참, 수영이 넌 누구? 아~ 물론 그 주선자 빼고.
수영 : 나?......그...글쎄.
지연 : 설마 이 기집애도 그 주선자 맘에 들어하는거 아냐?
수영 : 아...아니야.
세희 : 오늘은 수영이가 첨 나온거니까 한수 오빠 빼고 나머지
3놈중에서 맘에드는 놈, 내가 연결시켜주지.
현진 : 씨앙. 북치고 장구치고 혼자 다해라.
세희 : 이년이? (-_-+) 암튼 누구야? 누가 맘에 들어?
수영 : 나.....내 앞에 있는...마른 사람.
현진 : 뭐?
지연 : 야...그 사람 넘 말랐던데. 얼굴도 하얘가지고는...
세희 : 잔소리 하지마. 그놈 좀 말라서 그렇지 키도 크고 얼굴도 괜찮더라.
암튼 이제 남은 두놈 가운데 니네 둘이 알아서 찢어먹어라.
현진 : 말하는 싸가지하고는! 우리가 오징어 찢어먹냐?
.......
한수 : 네. 이제 발표를 하겠슴다.
김세희양~
세희 : 넹~ 오빵~
한수 : 영광스럽게도 본인과 파트너가 되셨슴다.
세희 : 어멍어멍~ 수줍수줍~
현진 : 야! 오바하지마!
한수 : 다음, 현진양, 상혁군 축하드립니다.
현진,상혁 : (^_^)
한수 : 지연양, 석호군.
그 다음으로는 수영양과 정현군.
정현이 너 오늘 첫미팅인데 잘해봐라.
세희 : 어머. 정현이 오빠도 첨이에요?
우리 이 기집...아니 수영이도 첨인뎅.
한수 : 둘이 잘 어울리네. 하하하. 둘다 호리호리하고.
파트너를 정하자 모두들 짝을 지어 그곳을 벗어났다.
수영과 정현은 머뭇머뭇 거리다가 모두들 자리를 비우자,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현 : 나...오늘 처음 미팅 나왔는데.....요. (-_-;)
수영 : 저두요. (*^-^)
정현 : 설마 내가 마음에 들어서...날 1지망에 쓴건 아니겠지....요?
수영 : 풋. 글쎄요?
정현 : 나...키만 좀 크지 잘생긴 얼굴도 아니고...
수영 : 왜요? 내가 잘생긴 사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정현 : 그래도 이왕이면 잘생긴 사람이 좋잖아.....요.
수영 : 풋.
< 이사람은 왜이리도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을까. >
수영 : 좋잖아.....요 하지 말고 그냥 말 놓으세요.
난 고등학교 1학년이라구요.
정현 : 그...그래두...요...초면인데.
수영 : 풋. 오빠 멋져요.
정현 : 에이. 설마.
수영 : 그럼 난 이쁜가요?
정현 : 넵!
수영 : 쿡쿡쿡.
< 솔직한 건지, 일부러 저렇게 순진하게 보이려고 하는건지. >
정현 : 수...수영이도 처음 미팅한 거라면서.....근데...
수영 : 네.
정현 : 근데...안 떨려...요? 수영이는 하나도 긴장한 것 같지 않은데...
수영 : 풋. 모르겠어요. 나도 떨리는데...오빠가 그렇게 긴장해 있으니까
전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는 걸꺼에요.
정현 : 그...그런가? 우하하하하하하하하!
정현은 갑자기 크게 웃어댔다.
< 대학생이란 사람이 왜 이렇게 유치해. 증말. >
정현 : 참....공부하는거 힘들지 않아..요?
수영 : 그냥...그래요.
정현 : 내가...오빠가...수영이 공부하는거 도와주면 안될까..요?
수영 : 네?
정현 : 나....영어는 조금 하거든요... 이래뵈도 영문과에요...
수영 : 그..그러세요?
정현 : 내가...영어공부는 좀 도와줄 수 있을거에요...
사실 수영은 영어가 제일 어려웠다.
국어나 수학은 그래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영어는 좀체로 감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어를 외우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문법, 독해만 나오면 머리가 지끈지끈거려
책을 덮기가 일 수 였다.
수영 : 정말 저...공부 도와줄 수 있어요?
정현 : 그럼요!
일단 요 앞 카페에 가서 어떤 공부하는지 한번 봐요. (^-^ )
수영 : 네! (*^o^)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인 정수영과 대학교 1학년인 윤정현은 처음 만났다.
그때부터 정현과 수영은 자주 만나게 되었다.
정현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항상 수영이 다니던 J여고 앞 카페에서
수영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길 기다렸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정현은 수영의 영어공부를 도와주곤 했다.
수영이나 정현 모두 연애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몰랐고,
정현은 그저 예쁜 수영이를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수영은 그저 공짜 영어 과외 선생하나 생겼다는 생각에.
둘은 그렇게 자주 만났던 것이다.
수영 : 오빠. 나...이것좀 갈쳐죠!
29. 다음 글을 읽고 최후의 답을 적어라.
Do you know the small gun gangsters use in the movies? Yes, the word
for it begins with a P and ends in an L. It is composed of six letters
in all. Write down this word in capital letters. Now, replace the second
letter with an A and substitude an R for the S. Of course you still have
six letters there, but they don't seem to form any word familiar to us.
so let's reverse the order of the two letters in the center. Well, here
we have a new word, don't we? But, since the gangsters wouldn't like this
word very much, let's go on changing it. I think we had better do without
the T. But we must put something it its place. Oh, yes, the fifth letter
of the alphabet will do, for it is one of the most useful letters. And
where shall we put it? Why don't we just add it at the very end? There,
we have another word now. And this is our final answer.
정현 : 뭐가 이렇게 길어?
수영 : 무슨 소리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정현 : 그래 하나도 몰라?
수영 : 아이 몰라. 빨랑 갈쳐죠!
정현 : 수영아. 공부는 이렇게 하면 안돼.
수영 : 뭘? 내가 어쨌는데?
정현 : 그러니까...무언가 모르는게 있어서 남에게 물어볼 때에는
이렇게 툭 던져놓고 "나 모르니까 설명해줘"라고 하면 안되는거야.
수영 : 그럼? 어떻게 해?
정현 : "내가 여기까지는 알겠는데, 그 담부터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고, 사전을 찾았는데도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오빠한테
물어보는거야." 이렇게 해야지.
수영 : 치. 잘난체 하기는.
정현 : 그러니까 먼저 수영이가 사전찾아가면서 하는데까지 해본 다음에
오빠한테 물어봐야 하는거라구.
수영 : 어머. 그러셔? 난 게을러서 사전찾아보기가 싫은데요?
정현 : 이런.
수영 : 모른면 모른다고 하셔. 괜히 아는척 하기는. (^o^*)
정현 : 뭐? (+-_-)
수영 : 나 화장실 갔다 올테니까 그때까지 잘 궁리해봐. (^o^*)
정현 : 이거.....우리 바뀐거 아냐? 수영이 너가 선생님이야? (;-_-)
수영은 화장실로 가는 척하면서 카페의 벽 모서리에서 정현을 지켜봤다.
역시나...
정현 : 이런 젠장! 답안지도 없잖아!
< 푸하하하. 맨날 잘난척 하더니...딱 걸렸다. 그럴 줄알고 내가 답안지를
따로 놔뒀지롱. 뭬헤헤헤 >
잠시후,
수영 : 어때? 해석할 수 있겠어?
정현 : 끄응...
수영 : 뭐 할 수 없지. 선생님의 자질이 좀 아니 많이 떨어진다는것 뿐인데뭐.
정현 : 어렵네. 아 진짜 쪽팔린다.
수영 : 아무래도 난 다른 영어선생님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애.
정현 : 내가 만약에 해석하면 어쩔건데?
수영 : 피~
정현 : 내가 해석하면......나한테...
수영 : 뭐? 말을 해! 말을!
정현 : 뽀뽀해줄래?
수영 : 뽀뽀?
< 이거 순 응큼한 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 아냐? >
수영 : 그러셔. 하나도 틀리지않게 해석해서 답맞추면 뭐...
까짓꺼...해주지뭐.
정현 : (씨익~) (^-^ )
영화에서 갱스터들이 쓰는 조그만 총을 알고 있나요? 네. 그것은 P로
시작해서 L로 끝나는 말이지요. 이것은 6개의 단어로 이루어졌어요.
이 단어를 대문자로 쓰세요.
☞ PISTOL(권총)
이제 두번째 단어를 A로 바꾸고, S 대신에 R로 바꾸세요. 물론
여전히 6글자의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형식의 단어처럼
보이지는 않지요.
☞ PARTOL
그러면, 가운데 있는 두글자를 뒤집으세요. 자, 이제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졌네요. 그렇죠? 하지만, 갱스터들은 이 단어를 정말로 좋아
하지 않지요.
☞ PATROL(순찰)
계속 바꿔나갑시다. 내 생각에는 T가 없는게 나을듯 싶군요.
☞ PAROL
하지만 우리는 무언가를 집어넣어야 합니다. 오~ 그래요. 알파벳
다섯번째 글자(E)가 좋겠네요. 왜냐하면 그것은 정말 매우 유용한
글자거든요. 이것을 어디에 집어넣을까요. 맨 마지막에 집어넣어
보는게 어떨까요? 자 이제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답입니다.
☞ 정답 : PAROLE(석방하다, 가석방)
토~마스 아빠도 널 사랑한단~다~~
아니 수영. 오빠도 널 사랑한단~다~~
수영 : 헉!
정현 : 뽀뽀! (^x^ )
수영 : 뭐얏!
정현 : 약속은 약속이잖어. 빨랑 뽀뽀! (^x^ )
수영은 기가 막혔다.
그럼 지금까지 모르는 척한 것은 순전히 패인트 모션이었던가.
도무지 정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쪽~ ★
정현 : 뭐야...뺨에다가...하는게 어딨어.
수영 : 어머~ 입에다가 뽀뽀하기로 한 건 아니었잖아?
정현 : 허허허~ (-_-;)
수영 : 헤헤헤~ (^O^*)
그러자 정현은 노트에 무언가를 적었다.
" I will BYE "
수영 : I will BYE?
우리 이제 바이바이 하자고?
정현 : 흥. (_- )
수영 : 유세떨기는...
맘대로 해라. 바이바이하던지 말던지.
정현 : 이바이바!
수영 : 바이바이야? 이바이바야?
정현 : 참, 너 늦겠다. 저녁 먹으러 가자. 오빠가 맛있는거 사줄게.
수영 : 정말? 뭐 사줄건데?
수영은 공부 가르쳐 주고, 밥도 사주는
그런 멋진 선생님, 자상한 오빠가 생겨 흐믓했다.
정현 역시 그런 수영의 모습을 보고 행복해 하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그들에게는 3년이라는 나이차이란 벽도,
더군다나 대학생과 고등학생이라는 벽도 그다지 높게 느껴지지 않았다.
세희 : 너 아직도 그놈 만난다면서? 이름이 뭐더라?
수영 : 정현. 윤정현.
참, 넌 그 한수오빠란 사람하고는 아직도 연락하지?
세희 : 그새끼?
한번 달라고 안간힘을 쓰길래....함 줬지.
요즘도 가끔 만나기는 하는데......뭐.
수영 : 뭐....뭘 줘?
세희 : 핫! 순진한 척 하기는.
그새끼 순 양아취야. 어떻게 한번 따먹을까 궁리만 하는 놈이라구.
참, 넌 그 정현인가 하는 사람한테 안줬니?
수영 : 뭐....를.
세희 : 아이 씨앙...안 잤냐구.
수영 : 어....안 잤어.
세희 : 그럼 어디까지 갔어?
수영 : ......키...키스만 해봤어.
현진 : 킥킥킥.
세희 : 웃지마 이년아. 이 기집애는 우리하고 틀려.
참, 너 혹시 한수새끼한테 연락 안왔냐?
수영 : 며...몇번 왔었는데?
세희 : 왜 전화했는데?
수영 : 아...정현이 오빠가 나랑 연락 안될 때 몇번 통화해본 적은 있어.
그냥...정현이 오빠가 지금 삐삐를 안가져왔다고 그런 말.
세희 : 그새끼가...가끔 너에 대해서 묻더라구.
아무래도 그새끼 너한테 관심있는거 같던데.
수영 : 설마......정현이 오빠랑도 친구이고, 오빠랑 나랑 사귀는거
잘 아는데. 그리고 너랑 그 오빠랑 사귀는 거잖아.
세희 : 아냐......예감이 안좋아. 암튼 그새끼 조심해라. 혹시 너한테
접근할지 모르니까 말야.
수영 : 참...그건 그렇고 세희 넌 대학 안갈거야?
세희 : 대학? 푸하하하.
대학은 무슨 미친년 춤바람나서 빤쓰 벗을 일 있냐?
돈 벌어야지 무슨 대학이야.
수영 : 뭘로 돈 벌건데?
세희 : 그런건 알 필요 없고. 넌 H대 간다면서? 공부나 열심히 해!
세희는 특별히 수영을 신경써주었다.
함께 미팅을 갔다온후부터 조금 더 친해졌고,
3학년이 되어 다시 같은 반이 된 후부터는 수영을 언니처럼 돌봐주곤 했다.
하지만....결코 수영을 자기들의 세계로 끌어들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얼마뒤 세희는 자퇴했다.
정현 : 이제 수능 시험......백일 조금더 남았구나 수영아.
수영 : 응.
정현 : 많이 힘들지?
수영 : 후훗. "괜찮아. 나한테는 오빠가 있는걸?"
이 대답이 듣고 싶으셨나?
정현 : 헤헤헤~ ☜(^O^ ) 알면서~
수영 : 와~ 시간 진짜 빨리간다.
오빠랑 만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네.
정현 : 그러게 말이다.
수영 : 나...오빠가 다니는 학교에 들어갈거야.
정현 : 과는?
수영 : 당근 영문과지.
정현 : 하하하. 구럼 우리 씨씨되는건가?
수영 : 씨씨? 꿈도 꾸지마. 난 미팅도 열심히 할거구, 소개팅도 열심히
해서 킹카를 잡을거야.
정현 : (시무룩~) ( -_)
수영 : 삐졌어?
정현 : (훼엑~) ( ')
수영 : 이바이바!
정현 : 췌. 말시키지마.
수영은 고개를 돌린 정현의 앞으로 다가가서
그대로 눈을 감고 입술을 댔다.
쪼옥~ 쪼옥~
수영 : 이거 웃고 있었잖아?
정현 : 헤헤헤~
수영 : 능구랭이. 칫.
이번에는 정현이 수영이의 어깨를 감싸쥐고 입을 포갰다.
쪼옥~ 쪼옥~
수영은 몸속에 전기가 흘러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1년전, 그러니까 고등학교 2학년의 크리스마스날 정현과 첫키스를
할 때부터 느꼈던 그 기분...언제나 짜릿했다.
머릿속은 텅빈 것 같고, 그 텅빈 공간에 너무나도 부드럽고 달콤한
생크림 케익으로 조금씩 차오르는 것만 같은...그런 기분.
그리고 그것을 사랑하는 정현과 조금씩 핥아먹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현 : 사랑해.
수영 : 나두.
정현 : 이제 수영이는 수능을 보고, 우리학교에 들어오는 일만 남은거야.
그런데 모의고사 성적은 잘 나오고 있지?
수영 : 그럼! 나 좀만 더 열심히 하면 Y대도 들어갈 수 있을거 같은데?
아니 콱 그냥 S대 가버릴까?
정현 : 그러다 떨어지문 재수할려구?
수영 : 난 H대가 좋아. 그리고 난 H대 영문과에 들어갈거야.
윤정현이란 사람이 있는 그 과에 들어갈거라구.
정현 : 내가 만약에 S대 법대라면 어쩔건데?
수영 : 그....그럼.....(-_-;)
S대에......참, 거기는 기부금 입학 안될래나?
정현 : 하하하.
마침내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영은 친한 친구들과 어울려서 학교앞의 조그만한 카페에서 맥주를 마셨다.
그날은 특별히 카페 주인언니가 술을 내 준 것이었다.
수영은 원체 입에 대지도 않던 술을 마시고 조금 알딸딸한 기분이 들어
정현에게 삐삐를 쳤다.
한참이 지난 후,
"정수영? 전화 받아보렴~"
수영 : 오빠?
한수 : 아...나 한수.
수영 : 어머..안녕하세요 한수오빠. 정현이 오빠랑 같이 있나요?
한수 : 정현이놈이랑은 아까 당구 같이 치다가, 삐삐를 놓고 잠깐
어디 갔어.
수영 : 아...그렇군요. 제가 그럼 정현이 오빠한테 전화할...
한수 : 넌 지금 어디니?
수영 : 학교앞 카페에요. 왜요?
한수 : 나 지금 세희랑 있거든. 이쪽으로 안올래?
수영 : 세희요? 음......
한수 : 오늘 백일주 마시는 날이라면서. 정현이는 내가 부를게.
넷이서 같이 칵테일 한잔 어때? 오빠가 오늘 쏘지.
수영 : 하하하. 그럴까요? 저...맥주 쪼~끔 먹었는데.
한수 : 괜찮아. 정현이도 곧 올거니까. 여기 위치가......
수영은 한수가 알려준대로 대학로에 있는 칵테일바로 찾아갔다.
수영 : 정현이 오빠는 아직 안왔나요?
한수 : 아~ 전화했으니까 금방 올거야.
수영 : 세희는요?
한수 : 세희는 먼저 갔어. 걔 요새 일다니거든.
수영 : 일요? 무슨 일?
한수 : 그런게 있어. 하하하.
뭐 마실래?
수영 : 저...정현이 오빠 올 때까지 기다릴래요.
한수 : 그자식 금방 올거야.
여기 시키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안되니까 먼저 시키자.
수영 : 그래요. 그럼...참 나 칵테일 잘 몰르는데...
한수 : 맛있는거 시켜줄까?
수영 : 네!
한수 : 여기 블랙 러시안하고 피나 콜라다 주세요~
수영은 한수와 단둘이 있는 것이 조금 꺼려졌지만,
곧 정현이 온다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한수의 얼굴을 본 후, 마음이 놓였다.
한수 : 야...정현이가 부럽네 진짜.
수영 : 왜요?
한수 :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를 둬서...진짜 부러워.
수영 : 훗.
한수 : 참, 그거 알아?
우리 처음 미팅할 때 말야......내가 1지망에 수영이 쓴거.
수영 : 어? 그거 진짜에요?
한수 : 그럼 진짜지. 난 1지망에 수영이 쓰고, 2지망에 세희를 썼었어.
그리고, 정현이놈은 1지망에 세희를 쓰고, 2지방에 수영이를 썼었고.
수영 : 어머! 그런데 어떻게 저하고 정현이 오빠가 연결되었어요?
한수 : 그게 말야. 수영이는 1지망에 정현이를 적었더라구.
그래서 내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고두심이 되어서 말이지.
수영이 의견을 존중해서 정현이랑 맺어준거라구.
< 아니...정현이 오빤 그런 얘기 나한테 한번도 안해주다니...치...>
수영 : 그럼, 정현오빠는 첨에 세희한테 마음이 있었던거에요?
한수 : 그거야 난 잘 모르지. 암튼 그렇게 적혀있었거든. 하하하.
둘이 잘된것도 따지고 보면 다 내 덕이야.
수영 : 오빠 고마워요. 전 하나도 몰랐어요 진짜.
한수 : 고맙긴. 하하하.
< 어머...이따가 오빠 오면 따져야겠다. 치이.... >
수영 : 나 잠깐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 어쩜 그럴 수가 있지? >
///////////////////////////////////////////////////////////////////////////
정현 : 설마 내가 마음에 들어서...날 1지망에 쓴건 아니겠지....요?
///////////////////////////////////////////////////////////////////////////
< 암튼 이따가 오기만 해봐라. 씨...>
수영은 자리로 돌아와서 테이블 위에 놓인 칵테일을 들이켰다.
수영 : 어머~ 이거 맛있네요? 이거 이름이...피나...콜...
한수 : 피나 콜라다.
맛있지? 술맛 하나도 안나지?
수영 : 네. 이거 넘 맛있어요. (후루룩~)
한수 : (씨익~) (^-^ )
........
수영 : 근데 왜 정현이 오빠는 안 오죠?
한수 : 곧 온다고 했는데? 지금 시간이...
수영은 이상하게 눈꺼풀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 왜 이렇게 졸리지...... >
한수 : 수영이 너 괜찮니?
< 술을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
한수 : 곧 정.현..이...가......올........거.............야............
그리고, 희미하게 웃고 있는 한수의 얼굴이 보였다.
수영 : 악!!!!!!!!!!!!!
수영은 다리 사이에서 터질듯한 통증을 느끼고 눈을 떴다.
한수 : 괜찮아. 원래 처음에는 좀 아파.
한수가 벌거벗은 채로 수영의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리고....수영 자신 역시...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영 : 무....무슨....짓을....
한수 : 조금만 참아. 씨익~ (^-^ )
곧이어 무언가가 몸속으로 깊숙히 들어오기 시작했고,
수영 : 아악!!!!!!!!!!!!!!!!
얼마 지나지 않아 입안에서 체리를 깨물어 터뜨리듯이,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가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곧 다리에서 천천히......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점점 한수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귓가에는 헉헉거리는 소리만이 들렸다.
....그리고는....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정현 : 수영아? 너 어디갔다가 이제 온거야?
집앞에 정현이가 서 있었다.
손에는 시뻘건 것을 들고 있는 듯 했다.
정현 : 왜 울어?
수영은 눈물을 닦고 정현을 바라보았다.
< 시뻘건게 꽃다발이었군. >
정현 : 내가 삐삐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아참. 수영이 삐삐를 사준던지 해야지. 이거원 답답해서.
그나저나 왜 울어? 무슨 일이야!
< 무슨 일? >
수영은 정현을 지나쳐서는 대문 앞에서 열쇠를 꺼냈다.
정현 : 수영아! 너 무슨 일 있구나.
수영 : 놔.
정현 : 무슨 일인지 말해봐. 너 오늘 수능 백일남았다고 해서 오빠가
꽃다발이랑 와인이랑......
수영 : 이딴거 필요없어!
쨍그랑! 털썩!
수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와인병이 깨지는 소리보다 더욱 날카로운 목소리를 냈다.
수영 : 앞으로 나한테 연락하지마. 알았어?
정현 : 수영아!
쾅!
수영 : 세희야...나...부탁이 있는데.
세희 : 뭔데?
수영 : 나....돈좀 꿔줄 수 있니?
세희 : 이 기집애가 난데없이 돈은 왜?
수영 : 한 20만원만......
세희 : 피식. 무슨 일인지 이야기하면 꿔주지.
그 일이 있고난 한달이 조금 지났을 때였다.
수영 : 부탁이야.....나...돈이 필요해.
세희 : 무슨 일인지부터 말해. 그럼 꿔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줄게.
세희는 수영에게 무슨 일인지 자꾸만 물어보았다.
수영 : 나...나중에 말할게. 응?
세희 : ......
산부인과에서 나온 수영은 제대로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머리속에서는 내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과
나도 따라서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거리에는 낙엽이 하나둘씩 떨어졌고,
그 낙엽들은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 저건 정현오빠, 저건 수능, H대 영문과.....마지막으로 저건...내...뱃속의...>
세희 : 뭐어?
수영 : ......
세희 : 이년이 미쳤구나 진짜 이제.
야이 씨발년아!
수영에게 쌍소리 한번 안하던 세희가 거칠게 말하기 시작했다.
세희 : 뭐? 학교 때려치고 집 나왔다고?
수영 : 세희야...
세희 : 미친년. 야이 미친년아!
철썩!
수영 : 흑흑...
세희 : 어서 당장 집으로 안돌아가? 엉?
수영 : 세희야...흑흑
철썩!
세희 : 이게 진짜 그동안 잘해줬건만.
어디서 짐싸들고 나한테 찾아오고 지랄이야?
수영 : 나...더이상 버틸 자신이...없어.
세희 : 뭐라고? 니가 뭣때문에?
수영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날 있었던 이야기,
그리고, 병원에 갔던 이야기를 세희에게 털어놓았다.
다만.....상대가 정현이었다고만...이야기했다.
세희 : 그새끼 그렇게 안봤는데...사실이야?
수영 : .....으응.
세희 : ......
야. 그까짓거 이빨...그 뭐냐 스...스켈링 했다치고...아니다.
아무튼 다시 니 집으로 돌아가라.
수영 : 아냐...나 안돌아갈거야.
세희 : 정현이새끼가 너 찾아올까봐?
수영 : ......
세희 : 이...씨발새끼.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한뒤 처음 얼마동안은 세희가 혼자 살고 있는
자취집에서 하루하루를 빈둥거리면서 보냈다.
밤마다 세희는 술냄새를 풍기며 집에 들어왔고 그때까지 수영은 기다렸다.
낮에는 이런저런 패션 잡지들과 유선방송을 보면서 그렇게 한달을 보낸 후,
이상태로 계속 놀고 먹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들었다.
세희 : 너 돈 벌어서 뭐할건데?
수영 : 그...그냥 놀고 먹을 수는 없잖아.
세희 : 넌 언제든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고, 니네집 못사는 것도 아니잖아.
수영 : 아냐. 난 돌아가지 않을거야.
세희 : 그럼 우짜라고. 너도 내가 하는 일 하고 싶다고?
수영 : 응.
세희 : 허허허. 이 미친년이 드디어 돌았군. (-_-+)
야이년아! 이런 일은 아무나 하는게 아냐.
수영 : 나......더이상 꿈같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
세희 : 그래서? 너도 몸파는 일 하고 싶다고?
..
세희 : 언니. 얘 내 친군데 좀 부탁해.
마담 : 예쁘게 생겼네. (^-^*)
수영 : 안녕하세요?
마담 : 이름은 뭐래?
수영 : .......이연이요. 정이연.
마담 : 이연이? 본명이야?
수영 : 아...아뇨.
마담 : 여기는 너도 알다시피 얼마나 열심히 하냐에 따라서 한달에
500도 벌 수 있고, 50도 못 만질 수 있어.
난...딱 두가지만 이야기할게.
수영 : 네.
마담 : 잠깐 아르바이트한다는 생각으로 온거라면 지금 당장 돌아가.
너 말고도 일한다는 애들 많아.
그리고 두번째로, 시간 잘 지키고, 항상 연락받을 수 있도록 해.
니 맘대로 잠수탔다가는 그날로 우린 얼굴 안보는거야. 알았어?
수영 : 네.
................
세희 : 난 벌써 후회된다.
수영 : 나...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같이 이야기하고, 술 따라주고
놀아주기만 하면 되는거잖아.
세희 : 암튼...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가 대신 2차를 뛰는 한이 있더라도,
넌 못나가게 할거니까...하는데까지 해봐.
그리고, 언제든지 그만두고 싶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책임질게.
수영 : 고...고마워 세희야...(T_T)
세희 : 그만좀 울어 이년아!
수영은 세희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친구이지만....세희에게는 언니처럼 정말 세희를 보살펴주는 언니처럼 생각되었다.
그렇게 올림푸스라는 룸싸롱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님을 대할 때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아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점차 손님이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어주고, 그 가운데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찾는 노력을 하다보니 더이상 억지로 웃을 필요가 없어졌다.
다만, 간혹 짖궃은 손님들이 수영의 몸을 더듬으려 할 때에
상대방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힘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하루에....세 테이블을 돌고, 24만원이라는 돈이 손에 쥐어지자
수영은 점점 돈이라는 것이 우습게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에 24만원이면......수술을 하고도 4만원이나 남는 돈이었으니.
수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을 물 쓰듯이 쓰게 되었고,
패션 잡지에서 보았던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이런 종류의,
자신의 몸을 치장하는데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당연히 돈은 턱없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세희에게 얹혀 살면서, 비싼 월세와 생활비를 반반씩 부담하다 보니
돈이......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수영 : 안녕하세요 사장님?
사장 : 음...
니 몇살이가?
수영 : 스물 둘이에요.
사장 : 스물 둘까지는 안되어보이는데...
수영 : 아이참. 사장님두 (*^-^)
.............
사장 : 니...이름이 이연이라고 했나?
그게 무슨 뜻?
수영 : 아...두가지 인연이라는 뜻이에요.
사장 : 두가지 인연? 무슨 두가지 인연인데?
수영 : 하나는.....부모님과 맺은 인연이구요.
다른 하나는.....지금 사장님과 맺고 있는 인연이지요.
사장 : 하하하 (^O^ )
수영 : 후훗 (*^-^)
사장 : 이 아가씨 이거 키도 크고 얼굴만 이쁜 줄 알았는데,
말도 윽스로 그리 귀엽게 하노? 하하하!
수영 : 사장님은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사장 : 내 말이가? 내는 올해 23이다!
수영 : 하하하!
사장 : 하하하!
수영 : 그럼 오빠라고 불러도 되나요?
사장 : 하모! 니 내한테 오빠라 캐라! (^-^ )
수영 : 네 오빠~ (*^o^)
..........
사장 : 니...내하꼬...연애 안할래? 오빠가 말이다. 용돈 마이 주께.
수영 : .......
사장 : 어이 마담!
마담 : 네~ 사장님.
사장 : 내...오늘...야좀 데리고 나가구 싶다.
마담 : 이 아이는 원래 테이블만 도는 아이라서요.
사장 : 그러나? 야 텐프로에 있던 아가?
수영 : 아니에요. 오빠. 오늘 같이 가요~ (^o^*)
사장 : 진짜가? ( ^O^)
마담 : ......
사장 : 이걸 우야노? 하하하. 우야노? (^O^ )
그날 수영은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 천장에 있는 무늬를 천천히 세었다.
하나...둘...셋...넷...........서른 아홉...마흔...
그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 새로산 구찌 지갑에는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6장이 들어 있었다.
세희 : 야!
수영 : 왜 세희야?
세희 : 너 2차 나가기 시작한다면서?
수영 : 응.
세희 : 너.....이...썅.
수영 : 세희야. 나 말이야.
너가 나한테 잘해주는거 잘 알아.
세희 : 그래서?
수영 : 그리고...너 매일 2차 나가는 것도 잘 알고 있어...
나라고 못할 것 없잖아. 나도 같은 여잔데.
세희 : 이 씨발년이 말이면 단 줄 알아?
수영 : 그러지마. 세희야.
나도 열심히 돈 벌어서....우리 같이 돈 모아서 장사하자.
세희 : 야! 너 죽을래? 어?
수영 : 흑흑...세희야...
세희 : 어휴...이 씨발...어휴...
수영 : 흑흑흑.
세희 : 그만 울어!
니가....진짜....어쩌다가...진짜...으흑.
세희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수영 : 미안해 세희야...엉엉...
세희 : 너가 이 일이 어떤 건지 아직 몰라서 그래......
몸 한번 판다고 그걸로 끝이 아니야.
이거 한번 빠지면 두번다시 나올 수 없는 마약같은 거라구.
정말 그랬다.
한번 돈 맛을 알기 시작하자, 돈 10만원쯤은 돈같지도 않게 보였다.
아울러......모든 사람들이...
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저 자식은 10만원짜리군...쟤는 30만원? 아~ 이 오빠는 50만원! >
어디를 다닐 때도 항상 택시를 타고 다녔으며,
80만원짜리 구찌 핸드백에, 50만원짜리 발리 구두.
심지어 집에서 쓰는 생활용품도 고가의 수입품만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수영은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가끔 정현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정현을 떠올리면 한수가 떠올랐고,
그 뒤를 이어 몸속에서 지워버렸던 아이가 오버랩되면서 수영은 몸서리를 쳤다.
< 정현? 모든건 그자식 때문에 생긴 일이지. >
< 그자식과 만나지만 않았어도... >
< 그자식도 나한테 매너있는 척만 했을 뿐이지. >
< 그때 당장만 아니었을 뿐, 얼마뒤에 그 한수란 새끼하고 똑같이 했을거야. >
< 남자새끼들은 다 똑같지. 어떻게든 한번 따먹으려고...하하하... >
< 췌. 돈만 많이 준다면야 함 주지뭐. >
< 근데, 그 정현이 새끼는 10만원짜리도 안될텐데? >
수영...아니 이연은 자연스럽게 이처럼 생각하게 되었고,
점점 더 비뚤어져만 갔다.
수영 : 저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남자1 : 어디가? 어억! 화장실 여기 룸에도 있잖아! (~_~ )
수영 : 훗~ 여긴 남자 화장실 밖에 없잖아요.
남자1 : 따블 뛰는 거면 그냥 따블 뛴다고 얘기해! 어억! (~_~ )
수영 : 깔깔깔. 금방 갔다 올게요.
수영은 술기운이 빠르게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며칠 쉬었던 탓일까...>
마담 : 이연아. 저쪽에 가서 앉아.
수영 : 네. 언니.
남자1 : 이연? 이름이 이연? (~_~ )
수영 : 네. 정이연이에요.
남자2 : 네이년! (~_~ )
수영 : (쌩긋~) 네~ 오빠~ (^-^*)
남자1 : 하하하.
마담 : 오늘 냄비들 어때?
남자1 : 귀엽네....근데 쟤는 못보던 얼굴인데?
마담 : 아~ 올림푸스에서 데리고 있던 아이야. 쟤 이연이 이쁘지?
남자2 : 이년아. (~_~ )/
수영 : 네~ (^-^*)
남자1 : 하하하. 그런데 왜 이름이 이연이니?
수영 : 네...그건요. 두가지 인연이라는 뜻에서 이연이에요.
남자1 : 본명?
수영 : 깔깔깔. 아니죠. 오빠.
남자1 : 그럼, 원래 이름은 뭔데?
마담 : 근데 미스터윤? 미스터윤 맞지? 그 친구는 어디갔어?
남자3 : 그 친구 이런데 첨이라 긴장했을걸? 화장실에서 아직 안나왔어.
남자1 : 술한잔 받아라...그럼 원래 이름은 뭔데?
수영 : 네...오빠. 제 원래 이름은요...(쪼르륵~)
그때 룸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한 남자가 비틀거리면서 나타났다.
커다란 키에 깡마른 체구, 하얀 피부...
남자 : 죄...죄송합니다. 제가 술좀 취한거 같네요. 하하하.
쨍그랑!
남자1 : 야! 너 왜 그래?
수영이 들고 있던 술잔이 땅에 떨어지면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마담 : 이연아! 너 왜 그래?
미스터윤 : !
수영은 룸밖으로 뛰쳐 나갔다.
남자1 : 쟤 왜 저래?
마담 : 저...저년이!
..
< 정현... >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어떻게.....정현이 이곳에.....라는 생각뿐.
정현 : ...수영이 맞지요?
수영 : 아닌데요. (_- )
정현 : 고...고개 돌려보세요.......수..수영이...
수영 : 사람 잘못 봤어요.
정현 : 아니 사람 잘못봤는데 왜 나랑 눈이 마주치고 뛰쳐나간거죠?
수영은 참고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정현 : .....아......
수영 : 흑흑...
정현 : 수영아...
정현 : 화장을 짙게 했어도......난 첫눈에 알아봤다.
수영과 정현은 근처 커피숍에 마주 앉아 있다.
수영 : 나......나도.
정현 : 이게 얼마만이야...
수영 : ......
수영은 정현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정현 : 내가 널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수영은 또다시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정현 : 너...그날 수능 백일째 되는 날...그날 무슨 일 있었던거지?
수영 : ......
정현 : 내가 학교에 찾아가도, 넌 날 피하기만 했고,
나.....날 만나주지 않았던 것.
그리고, 너 학교 그만두고 가출한 것들......그날과 관계있는거 맞지?
그러자 수영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날의 악몽이 다시금 떠올랐다.
< 그렇게 된게 다 누구 때문인데. >
수영은 고개를 들어 차갑게 정현을 쏘아봤다.
수영 :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엉?
정현 : 수...수영아!
수영 : 오빠가...아니 니가 뭔데 갑자기 나타나서 나한테 지랄이야 지랄은?
정현 : 수영아!!! 내가 널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그거 넌 아냐구...
정현의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정현 : 너가....있을 만한데는 다 찾아봤다.
너희 집, 학교 근처 카페, 호프집, 주유소, 편의점 안 돌아다닌
곳이 없었다.
수영 : ......
정현 : 결국 학교 휴학하고.....군대를 갔다 왔어.
나는 오로지 너 생각뿐이었다.
왜 갑자기 나에게 그렇게 대했는지......온통 그 생각 뿐이었어.
수영 : 그게 그렇게 궁금해?
정현 : 제발....이야기 해주라 수영아.
수영 : 풋. 지금와서 무슨 소용이 있다고...
수영은 눈물을 닦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정현 : 아니야. 난 알고 싶어.
왜냐하면.......
수영 : ......
정현 : 아직도...난....수영이를....수영이를 사랑하거든.
순간 사랑이라는 말을 듣자 수영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수영 : 사랑?
당신 나랑 자보기나 했어? 아하...기껏 유치한 키스밖에 못 했지?
정현 : 수영아.
수영 : 나도 오빠 사랑해줄까? 원한다면 지금 당장 같이 여관으로 갈 수도
있어. 30만원정도는 있겠지? 룸방 올 정도면 그정도 돈이야 뭐...
정현 : 너...왜 그러니?
수영 : 내가 이런 일 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날 사랑한다고?
웃기셔 정말. 일단 나랑 한번 자보고 똑같이 말해보시지 그래?
내가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직접 보고나서나 말해봐 이양반아.
정현 : 너....수영이 너가 언제부터 더러워졌는데...
수영 : 나? 그날 강간당하고부터 더러워졌지.
수영은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뱉은 말...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정현 : 누...누구한테?
정현의 손이 파르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수영은....잠시동안 생각을 한 후, 이미 말한 것, 이미 타락해버린 자신에
대해 더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 : 한수 알지? 당신 친구.
그날 그새끼 만났는데, 내가 병신처럼 술에 수면제 탄지도 모르고
처먹고 말야. 강간당했어. 그뿐이야.
아참, 그리고 나 임신했었지. 그리고 애도 뗐고.
얼마 있다가 학교 관두고, 가출해서 이 일 시작했어.
지금까지 나랑 잔 사람? 몇 명인지 기억도 안나.
나 이래갖고 나중에 결혼해서 애나 나을 수 있을지나 몰라.
어때? 이래도 날 사랑해?
정현 : ......
수영 : 남자새끼들이란 다 똑같지.
예쁜 여자 보면 어떻게든 한번 같이 자려고 하고,
그러면서 지는 깨끗한척, 온갖 개지랄을 다 떨면서 지가 결혼할
여자는 엄청 순수하고, 교양있고, 그런 깨끗한 여자들만 찾지.
이봐. 당신도 나 따먹고 싶었던거 아니었어?
그땐 내가 어려서 키스만 한거고, 나중에는 함 따먹을 생각 아니었나?
정현 : ......
수영 : 지금도 늦지는 않았어. 돈만 있으면 나랑 지금 당장 잘 수 있다구.
나 이런 여자야.
정현 : 이한수......그자식이었구나.
수영 : 그래. 당신 친구. 고심고심 고두심하던 그 말잘하는 날라리 친구.
정현의 눈에 잠시동안 무서운 살기가 흘렀다.
잠시 후,
정현 : (씨익~) (^-^ )
수영 : 피식. 왜 실실 쪼개? 이런 내가 한심해 보여?
웃기지마. 당신이 회사 들어가서 받는 3달치 월급보다 내가 한달에
버는게 더 많을걸?
정현 : 나....월급 만만치 않은데? (^-^ )
수영 : 그러셔?
정현 : 나 얼마전에 취직했어. 그리고 오늘 직장 상사들이랑 여기
오게 된거구.
< 끝까지 잘난척 하기는... >
수영 : 어머 오빠~ 그럼 여기 앞으로 자주 오겠네?
나항상 지명인거 맞지?
정현 : 오지명? 야! 이거 신난다! 어? 어? 그래 그래! ☜(-o-☜)
참으로 안어울리는 상황이었다.
정현은 순풍산부인과에 나오는 오지명을 흉내내고 있었다.
수영 : 여전히 유치해.....핏. (*-_-)
정현은 지갑속에서 빳빳한 수표 넉장과 카드를 꺼냈다.
수영 : 뭐.....뭐야.
정현 : 받아.
수영 : ......
정현 : 더 주고 싶은데 지금 가진게 이것뿐이라서.
수영 : 오빠....
정현 : 응?
수영 : ......
정현 : 수영아. 아니 이연아. 이건 수영이한테 주는 돈이 아니라
이연이한테 주는 거야. 너...지금 일하다가 나와서 테이블팁
못 받잖아. 안그래?
수영 : ......
정현 : 나...이젠 돈 필요없어...아니...이까짓 돈이야 다시 벌면 되는거구.
참 이 카드는 이래뵈도 골드야. 잔고도 넉넉하고, 마음껏
긁어도 돼. 비밀번호는 9035.
수영 : 나....난.....받을 수 없어.
정현 : 아이참. 나중에 다시 돌려주면 되잖아. 일단 너한테 빌려주는
것 뿐이라고. 9035가 무슨 뜻인지 알아?
수영사모. 하하핫.
< 이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럴까... >
정현 : 그리고 이것도...
정현은 명함과 펜을 꺼내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수영 : ....윤정현 통역사? 오빠...영어 동시통역사야?
정현 : (^-^ )
수영 : 뒤에는....I will BYE...이건 예전에 나한테 써줬던 말 아냐?
정현 : 그래. 바이바이. 이바이바.
수영 : 도대체...무슨 뜻이야. 이말?
정현 : (^-^ )
수영 : 휴...잘 지내란 뜻으로 받아들일게.
정현 : 그래.
수영 : 나...솔직히 돈하고 신용카드는 받...
정현 : 가지고 있어.
수영은 도무지 영문을 몰랐다.
정현 : 나 그럼 먼저 간다! 나중에.....연락해라.
정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수영 : 오빠. 내 이름....이연이 무슨 뜻인지 알아?
이연은 두가지 인연이란 뜻이 아니야.
오빠와 나는 다른 인연이란....이연(異緣)이란 뜻이야.
오빠와 나는....인연이....아니라고!!!!
정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들어 대답했다.
..
수영은 그길로 집에 들어왔다.
정현을 갑작스레 이렇게 만나서 정신이 없었고,
더군다나 그가 수영에게 건네준 돈, 신용카드, 그리고 명함.
그리고, 정현과 같이 영어공부를 하던 고등학교 시절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 아.....내가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난 정말.... >
다시금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울어도 울어도...
계속해서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아직 화장을 지우지 않은 눈가에는
계속해서 마스카라가 번지고 있었다.
다음 날, 눈을 떴다.
< 그래...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
< 정현이 오빠한테 떳떳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
< 이제부터라도....이 일 때려치워야지... >
저녁이 되자 핸드폰이 울렸다.
수영이 받지 않자 잠시동안 울리다가 이내 멈춰버린다.
수영은 TV를 켰다.
< 아...저녁 뉴스를 얼마만에 보는거지... >
"김대중 대통령은 오늘 당직 개편에 관련하여......"
또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주가가 오랫만에 소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오늘 주식시장에서는...."
수영은 멍하니 앵커가 말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모방송의 동시통역사가 오늘 서울의 한 빌딩에 뛰어들어,
대학동창인 친구를 살해하려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진용 기자입니다.
< 동시통역사? >
오늘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28살 윤모씨가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던 28살 이모씨를 칼로 찔러
살해하려 했습니다. 윤모씨와 이모씨는 H대학 동창으로서 평소에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었다고 합니다.
{ 회사원 박모씨 }
'난데없이 회의실로 들어와서는 칼로 등과 어깨를 찌르고...'
함께 있던 박모씨는 윤모씨에게 침착하게 의자를 밀어붙여 넘어뜨리고,
칼을 빼앗았습니다.
..................
한편, 이모씨는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중태입니다."
수영 : 헉!
수영은 손에 쥐고 있던 리모콘을 떨어드리고 말았다.
".....경찰은 윤모씨에 대해 살인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수영 : 오빠!
정현 : 수영이 왔구나.
수영 : 왜....왜.....그런 일을 저질렀어...
정현 : (씨익~) (^-^ )
수영 : 흑흑...왜...나같은 것 때문에...
정현 : 걱정마라.
근데...그 쓰레기 자식 아직 살아있다고 하네.
수영 : 나....나.....
정현 : 다행인지....모르겠지만 살인미수에 초범이라 그리 길지는 않을거야.
수영 : 흑흑.
정현 : (씨익~) (^-^ )
너 요새도 일 나가니?
수영 : 아니.....나...그만뒀어...엉엉...그리고 나 집에 다시 들어갔어.
정현 : 그래...잘 생각했다.
봐라. 나 이제 전과자다.
언제 나가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인간이
될거야. 수영이하고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인간이 되겠지.
수영 : 그...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정현 : 수영이는.....좋은 사람 만나서.....이제....
시...
정현의 입술이 떨렸다.
정현 : 조...좋은 사람한테 시집가야지. (^-^ )
수영 : 오빠...나...기다릴게...기다릴게.
정현 : ......
......
10년이 넘을지도 몰라. 그럼 넌 35살이라고.
수영 : 35살이 문제야? 엉엉.
정현 : ......
수영 : ......
정현 : I will BYE...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니?
수영 : ....아니....
정현 : 아이씨...이거 수영이랑 결혼할 때 얘기해주려고 한건데 말야.
쪽팔리게 유리벽 사이에 두고...
어이 간수 양반. 펜하고 종이좀 빌려주소.
곧, 정현은 종이에 커다랗게 적기 시작했다.
" I will BYE. "
" I will Be Yours Etern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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