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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무이가 오랜만에 쉬는 일요일 아침이면 끓여주셨던 삼양라면
누나랑 엄마랑 셋이 옹기종기 모여서 먹던 그 1000원도 하지 않던
라면만 하지 못하다,,
근데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어.
우리 어무이는 이미 그 때의 빛을 잃어버렸고,
나랑 우리 누나는 빛났던 딱 그 때만큼
반대인, 그림자로 가득한 어무이만 남은 현재를 살아가야 하니까
시간은 쓸데없이 공평해서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은 그 누구도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자식 두 명 다 키워내면 행복할 줄 알았을 어무이의 인생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껍데기가 되어버렸고,
그런 어무이에게 자란 우리들도
마음이 그렇게 넉넉하지 못하다.
서로 공격만 하며 지낼꺼야.
퇴사를 더 고려하는 이유를 조금 더 보탤 수 있었던건
어무이는 혼자 여행하면 안될 것 같아서
비루한 사회 초년생이면서 첫 직장이 무서워 도망쳐나온 내게는 조금 변명같이 들릴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조금 변명인 것두 맞지만
그냥 우리 가족의 행복을 좀 찾고 싶어가지구.
겉만 화려하고 속은 썩어 문들어가는 인생과 가정사보다는
조금 허름하고, 자랑할 거리 하나 없더라도
두 모자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저는 더 좋을 것 같아가지고..
그래서 더 퇴사를 결심할 수 있었어요.
어쩌면 어무이는 제가 내세울 직장이 아니라는 사실에 불행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둘 중 하나는 행복할테니깐,
상대방한테 행복을 조금 나눠줄 수 있잖아요.
저도 매일 우는데,
전화 올 때 마다 우는 어무이 전화 받는 저도 너무 불행하고 힘드니깐,
일단 내가 행복해질게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고 챙겨볼게요...
네,
누군가는, 어쩌면 당신이라면 버틸 수 있었을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온 것에 대한 지지부진한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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