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큰딸은 두고, 작은 딸과 함께 갔습니다.

슬픈 마음을 부여 잡고 큰딸에게 치킨 주문을 시킨뒤, 욕실 욕조에서 한참을 망연자실해 있었습니다.

아내가 없는 추석이라니.....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주문했던 치킨은 도착해 있었고, 냉장고에 넣어둔 30여캔의 맥주중 2캔을 꺼내어 마시며 오랜만에 큰딸과 대화를 좀 했습니다.

페미가 어떻고, 홍준표가 어떻고, 일본은 어떻고 등등등

참고로 큰딸은 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진보 계열의 바른(?) 덕후라 홍준표 아저씨를 무척 존경합니다.

저쪽 세계에 파견된 다크나이트이기에.....

그리고 얼마전 일본 애들과 채팅(큰딸은 일본어 전공입니다. JLPT 1급 소유자)을 하며, 일본의 자기또래 애들이 진주만 침공을 모르는 점과 주변 나라에 대한 피해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는 부분에 대해 많이 놀랐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계속 역사왜곡과 한국의 일방적인 주장은 잘못됐다는 식으로 말을 하였다기에 더 이상의 채팅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한줄 문장만 쓰고 나왔다고 합니다.

"역사를 모르는 원숭이들에겐 바나나는 없다!"

전날 친구들과 음주가무를 즐기며 체력이 소진된 큰딸은 같이 먹은 치킨을 대충 정리하고서 8시 정도에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혼자가 된 외로운 중년의 아저씨는 외로움을 달래보고자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을 가동하여, 업데이트된 F-15를 타고 중국 상해부터 우한 산쌰댐까지 비행을 하며 경치 감상을 합니다.

약 한시간 가량의 비행이 지겨 웠지만.....

이후 이어진 유로트럭2의 드라이빙이 그 허전함을 달래줍니다.

리스본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노선은 항상 좋은 풍경을 보여줍니다.

지중해 옆의 오르막과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움, 그리고 나타나는 조금은 정겨운 옛 유럽이 시골길......

하지만 아내가 옆에 없는 허전함을 이런 게임 따위가 달래주지 못하는 건 당연한 거겠죠.

음주 운전과 음주 비행은 나쁘지만 뭐 어떻습니까? 시뮬레이터인데....

이미 이스탄불에 도착하고 날때쯤 제 책상 옆에는 맥주캔 7개가 비워진채로 있었습니다.

오늘은 뭘 하면서 이 허전함을 달래볼까요?

응? 응?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