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친구가 저희 집에 와서 자고 있습니다.^^;
아들녀석 초등학교 친구들 중에 시각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매일 등하교를 함께 하면서 친하게 지내다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친구는 특수학교로 갔지만
가끔 주말이면 아들녀석이 친구집에 놀러가거나
친구를 저희집으로 데리고 와서 놀곤했죠.
그러다 이번에 방학하면 저랑 아들이라 그 친구랑 이렇게 셋이서 캠핑을 가기로했습니다. 야호~
마침 여름방학도 일찍해서 캠핑을 준비하려는데...
아..이런 코로나 재확산...
거리두기 4단계.
아들도 아들인데
그 친구가 장애가 있는데다 한부모가정이라 여행을 가본적이 없어서
이번 캠핑을 엄청 기다렸다더라구요.ㅜㅜ
처음에는 아들이 친구랑 둘이서 당일치기로 여행을 가겠다는 것을
아직은 둘만 보내기 맘이 불편해서 셋이서 1박2일로 캠핑을 가자고 했는데...
그랬는데... 4단계..아들 미안 ㅠㅠ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아내가
"그럼 우리집에서 캠핑을 하라고해~
집에서 하는거면 둘만 있어도 괜찮지."
라고 하드라구요.ㅎㅎ
처남집이 2층 집이라 저희 부부와 장모님은 처남집 2층에서 하루 자고
아들이랑 친구는 저희집에서 둘이 맛난거 해먹고 1박하면서 실내캠핑을 하라고 했습니다.ㅋ
어떻게든 거리두기는 지켜보겠다는 의지!!!
엄마들끼리 말을 끝내고
오늘 오후에 아들이 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집에 들어오는데...
둘이 아주 그냥 신나가지고..ㅋㅋㅋ
현관 밖에서부터 웃는 소리가 들리더구만요.^^
평소에 놀러올 때도 이렇기는한데
오늘은 친구녀석 기분이 평소보다 많이 업되어 있는 것이 느껴지더란 말입니다.^^
완전 쉰나해서 저까지 막 기분 좋은데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어 아쉽네요.^^
그런데 친구녀석이 짐을 풀고 제 아내에게 하는 말이...
"이모! 사진! 사진 찍어주세요."
순간 움찔했습니다.
지난 밤에 준비하면서 아내가 아들에게
틈틈히 사진찍어서 엄마에게 보내줘~하니
아들이 사진 안찍을거라고...
친구도 사진찍는 것을 아는데 친구는 그 사진을 못보지 않느냐며...
그래서 친구가 평소에 사진찍는거 싫어한다 그러더군요.
참 그 생각을 못했네요. 저도..
그런데 오늘 그 친구가 먼저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니 조금 움찔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하는 말
"사진 찍어서 우리 엄마한테 좀 보내주세요."
순간 턱밑으로 뭔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 같았습니다.
친구가 가족여행을 못했으면
친구의 엄마도 못했을 것이고
아이의 여행사진이나 캠핑사진도 못 봤겠구나.
아이가 친구집에서 하루밤 보내는 것도 처음이니...
참...
아이의 장애에 가려 너무 좁게 생각하고 있었나보다하고 반성했습니다.
사진을 연사로 수십장 찍어줬습니다.
(아들이 그럴거면 차라리 동영상을 찍으라고...아하!!)
아내가 그 사진을 친구 엄마에게 보내주고
아들녀석에게도 틈틈히 사진 많이 찍어서 친구 엄마에게 보내주라고 했습니다.^^
저는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집에서 자주 잤습니다.
할머니께 누구 집에서 잘게요~하고
주말내내 친구집에서 보내곤했죠.
딱히 뭘하는 것은 아닌데 그게 참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오늘 아들과 친구를 보고있으니 그때 생각이 나서 저까지 왠지 신나고 즐겁네요.^^
아들도 오늘 친구랑 신나고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엔 아들을 친구집으로 보낼 겁니다.
우리만 신날 수 없다!!!! ㅋㅋ
그나저나 아내에게 나도 남으면 안될까?했다가 등짝맞음.ㅜㅜ
코로나 짱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