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패게에 사진 올리면 인심후한 오징분들께서 추천을 남발해 주신 덕에 베스트나 베오베도 가 봤습니다.
그래서 주로 패게에 사진과 착샷들을 올려왔습니다.
어제도 , 그제 올린 단순한 사진을 베오베까지 올려주셔서 고맙고 혼자 편한 마음에 사진을 올렸습니다.
어제는 갑자기 울증이 바닥을 뚫는 날이어서 출근이고 뭐고 때려치고싶다는 생각에 진짜 얼굴에는 선크림 + 파우더만 바르고 옷도 대충 입겠단 생각에 옷장을 열었습니다.
마침 기분도 다크하니 옷도 검정색을 입으려다가 몇년전에 운동다니면서 운동복으로만 입어봤던 티가 보이길래 줏어입고 출근을 했고, 계속 우울하길래 안 우울한척 해보려고 사진을 찍어 올린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올린 사진이 베오베에 가 있더군요.
음...여기까진 구구절절한 프롤로그였습니다.
아무튼 댓글들을 읽다보니 칭찬해 주신분들도 많고, 재미있는 분들도 많고, 답정너라는 댓글에 추천도 많더라구요.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답정너라는 말은 처음 들어봐서 좀 멍 해 있다가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말랐습니다.
다리는 엑스자로 휘어져있고 허리는 가는 편이지만, 대신 깁니다. (물리치료받으러 갔더니 허리가 왜이렇게 기냐며 저보고 운동좀 해야겠다는 말도 들어봤습니다.도대체 무슨 운동을...)
태어나길 미숙아로 태어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계속 마른인생이었습니다.
식구들이야 매일보는 제 모습에 별 말은 없었는데, 그렇게~~모르는 분들께서 제 몸매 걱정들을 해 주시더군요.
삼십 몇 년 넘게요.
시장을 가면 물건 파시는 분들이 저만 보면 왜 이렇게 말랐냐며 살좀 찌우랩니다.
생전 처음 보는 분들이요.
그래서 헬스를 다녔습니다.
근력좀 키워보려구요.
헬스장에서도 오지랖 넓은 아줌니들과 말 한두마디 나눠 본 분들께서 저보고 운동을 왜 다니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근력을 키워보려고 한다고 하면 분위기가 왠지..제가 잘못 한것 같은 쪽으로 되버렸습니다.
그래서 한 2년 다니다 헬스도 관뒀습니다.
그 이후로 그 티셔츠를 옷장에 넣어놓고 어제 처음 입었고, 사진을 올리면서 너무 생략을 많이한 '운동복' 어쩌구란 제목의 글을 쓴겁니다.
생략을 많이하고 맥락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이라서 글 내용이 두서도 없고 그래서 답정너란 말을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딴에는 좀 억울한 기분이 들어서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은 커피를 마셔서 잠이 안 오는것도 한 몫했습니다.)
지금 이 글도 두서가 없고 의식의 흐름기법이라 가독성이 떨어지겠지만, 제가 드리고싶은 말씀은, 저는 절대로 '나는 말랐지만 마르지 않았다고 얘기를 유도하면서, 사람들에게서 어떤..그 체형과 관련된 정해진말을 듣고싶다'라는 의도로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린것은 아니란 변명을 하고 싶단겁니다.
별 시덥잖은 내용 으로 이렇게 긴 글을 써 올리는지 모르겠단 말씀들을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살아오면서 평생 말랐다는 이유만으로 낯선이들에게 면전에서 몸매지적을 받아오며 살아온 이가, 그래서 좀 주눅들어 살아온 이가 몸매 칭찬을 의도하려는 글을 쓴건 아니었다고 다시한번 찌질하게 해명드리겠습니다.
(사실..그 사진과 글이 베오베에 간 이유도 이해가 안 됩니다만..칭찬에 후한 패게분들이 십시일반으로 추천을 남발하시어 그렇게 된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겠다는걸 제가 잘 알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가 많이 오는 새벽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할것 같으니 감기 조심하세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