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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켄로치라는 감독이 있습니다.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다룬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영국 노동자를 다룬"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에서 황금종려상 2번을 탔고
노동자들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어 "블루칼라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거장이지만
한국에서는 흥행성적도 별로고 많이 알려지진 않았죠.
많은 훌륭한 켄로치 영화중에 택배파업이 한창인 지금 우리상황에서 한번 곱씹어볼 "미안해요. 리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국 택배노동자를 다룬 영화로 극한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가난한 노동계급의 현실을 보여주는 씁쓸한 영화죠.
주인공 리키와 아내 애비는 자녀로 아들 셉과 딸 라이자를 두고 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건축업을 하다가 금융위기로 해고된 리키는 택배회사와 자영업 계약을 하고 택배배송을 하는 택배기사이고
리키의 아내 애비는 노인‧장애인 돌봄 노동자입니다.
"서명하면 개인사업자가 되는 겁니다. 자기 운명의 주인인 겁니다." 택배 회사 매니저의 말속에는
최소한의 노동권과 생명권도 회사가 책임지지 않으며 백만원짜리 단말기와 이천만원짜리 택배 차를 직접 구매해서 미친듯이 일해야 한다는 말이 숨어 있었죠.
리키는 결국 전재산을 긁어 모아서 배송차량과 단말기를 사고 하루 14시간 6일을 근무합니다.
택배일이 바뻐서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필요할거라며 PET병을 건내는 동료
씽크대에서 서서 시리얼로 아침을 때우는 딸 라이자
가족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부모는 분투하지만 자녀들은 방치되고 부모와 더 멀어져 갑니다.
사춘기가 된 아들 셉은 학교를 빠지고 스프레이가지고 그래비티를 그리며 방황하고 리키와 갈등이 생깁니다.
애비는 정해진 보수 없이 임시직 계약으로 방문한 가정 건당 시급을 받습니다.
아침 7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거리가 뚝뚝 떨어진 집들을 오가야 하지만 교통비가 자기 부담인 건 물론이고, 이동시간은 보수에 쳐주지도 않습니다.
셉의 학교 폭력 문제 때문에 리키와 애비는 학교에 호출 되었으나 바쁜 리키는 참여 못하고
절도로 셉은 경찰에 잡히고 리키는 택배회사에 벌금을 내고 아들을 위해 경찰서에 갑니다.
셉의 휴대폰을 뺏자 셉은 가족액자에 스프레이로 엑스 표시를 하고 가출하고
리키의 택배차량 열쇠도 없어진다.
열쇠가 없어 출근하지 못한 리키는 다시 택배회사에 벌금을 내고
열쇠를 셉이 가져간 것으로 생각한 리키는 집에 온 셉에게 화를 내고 뺨을 때리고 맙니다.
리키는 반성을 하고 가족과 이야기를 하는데..
택배차 열쇠를 숨겨둔것은 예전으로 돌아가길 원한 딸 라이자 였다.
전날 잠을 못자고 심신이 지친 리키는 졸음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날뻔 하기도 하고
바쁜 택배일 때문에 결국 동료가 주었던 PET 병에 볼일을 본 리키는
불량배들에게 폭행당하고 고가의 배송 물품과 스캐너도 파손된다.
택배 관리자는 갈비뼈, 머리 골절에 한쪽눈도 다친 리키에게 분실된 여권을 물어내라고 하고
열받은 애비는 아픈 사람에게 걱정은 커녕 수천파운드 벌금을 물리냐고 쌍욕을 하고
화가 난 애비는 전화를 뻇어 관리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괴로워 한다.
다친 리키는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애비에게 "Sorry we missed you" 영화의 원제목이며 집에 사람이 없을때 끼워드는 카드 "미안합니다. 당신을 놓쳤어요" 카드에
"화내지마 애비 난 괜찮아 내사랑"라고 쓰고
더 이상 벌금을 물 수 없기에 일을 하러 나선다.
출근하는 리키를 셉이 막아서고
애비가 막아서고
라이자도 뛰어나오지만
리키는 울고 만류하는 가족들을 뿌리치고 아픈몸으로 출근을 하고
흐느끼며 출근하는 리키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정말 슬픈 것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리키가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죠.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고 택배회사에 벌금을 내야하는 리키가 출근을 하지 않는다면 리키와 리키의 가족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깐요.
4시반까지 배송을 하고 과로사로 돌아가시기 4일전에 동료에게 문자를 보낸 한진택배 기사님
쿠팡을 비롯한 많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코로나상황에서 승승장구를 하는 동안 택배노동자 21분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세상을 떠났습니다. 총알배송, 로켓배송은 당연하게도 총이나 로켓에 물건을 담아서 쏘는게 아니죠. 새벽에 생계를 위해 힘든 몸을 이끌고 나온 택배기사가 물건을 실고 배송합니다. 누군가는 즐겁고 편리한 쇼핑을 위해 클릭을 하고 물건을 받는 과정에서 많은 리키 같은 택배기사님들의 몸이 갈립니다.
"미안해요. 리키"의 원제는 "Sorry we missed you" 미안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놓쳤어요입니다.
제목에 있는 미안합니다는 우리가 놓치고 등한시한..
시스템의 부품 정도로 생각하고 관심없었던 소외된 노동자들에 미안함이겠죠.
이번 택배파업에 통해 근로환경과 처우개선이 되어
한국에 있는 많은 리키같이 힘든 택배기사님들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할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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