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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로 올리니 글씨들이 읽기 힘들게 깨져 있어서 텍스트 위주로 다시 올렸습니다...)
(첫글)----------------------------------------------------
오늘 전역일인데 부대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다.
지금 부대로 가는 중인데 마음이 착잡하네.
처음 입대해서 거의 18년 동안 군생활했는데 이렇게 힘들긴 처음이다.
그냥 별 일 아니었으면하는 바람인데 정말로 부대에서 내가 전역하는 것도 몰랐다면 어찌해야할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침착해 지려고 마음 가다듬고 있지만 지금 너무 힘들다.
정말 전역하는 것도 모르고 전역신고 일정조자 잡지 않았다면 이게 유머 아니냐?
우선 부대다녀오고 다시 글 올릴게.
(후기 1)--------------------------------------------------------
아침에 답답해서 글 올렸는데 이런 반응일 줄 몰라서 당황스럽긴 한데 너무 고마워.
덕분에 많이 진정이 되 것 같아.
우선 후기랑 너희가 궁금해 하는 것들 정리해 볼게.
후 기
아까 글 올리고 부대에 갔어.
전역신고는 진작에 기대도 안했기에 전역증만 받으려고 인사부서에 갔어.
들어가니 회의 중이라고 이따 오라더라.(여기서 1차 빡침)
최대한 진정하고
"오늘 전역자라 전역증 받으러 왔습니다."
이러니까 회의 주관하시는 분께서 부서원에게 먼저 처리해주라 하시더라.
그런데 실무자가 휴가라 다른 사람이 전역증 찾는데 없다네?
어찌어찌 휴가중인 실무자와 통화가 됐는데 자기도 온지 얼마 안되서 전임자에게 확인해 보겠다더라.
어이가 없어서
"알겠습니다. 국방부 민원 올리겠습니다."
말하고 사무실 나오니 그제서야 인사담당하는 소령이 복도에서 나 붙잡고 죄송하다고 하더라.
그러면서도 내가 소속된 부서에서 안내 없었냐고 하면서 물타기도 하네.
어쨌던 잠시 얘기 나누고 전역증은 알아보고 연락주기로 했음.
나는 그 동안 내가 있던 사무실 가서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오기로 했고.
부대 전체가 큰 훈련도 끝났고 연말연시라 휴가를 많이 갔는데 우리 사무실도 그렇더라.
그래도 남은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흥분은 좀 가라앉더라.
그렇게 사무실 사람들과 마지막 인사 나누고 인사부서에 다시 가서 전역증 어떻게 됐는지 물어봤어.
전역증이 조치가 안됐다고 해서 전역증 받을 주소 알려줬어.
결론은 나만 전역증 없고 전역신고도 없다.
다른 전역자들은 다 파악하고 조치가 됐는데 나만 쏙 빠졌다는거지.
거기다 내게 전역신고를 받아야 할 분도 오늘 휴가시고.
그래서 다른 분께라도 전역신고 대신 하겠다고 하더라.
정말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괜찮습니다. 지금 제가 도저히 신고할 기분이 아니네요."
이렇게 얘기하고 복귀했다.
결국 내 군생활 마지막 날이 군생활 최악이 되버렸다.
문의사항
계급이 뭐냐?
대위
군생활 몇 년 했냐?
계산해보니 정확히 17년 7개월 했다.(병+임관 전 교육기간+장교)
2001년에 육군훈련소 28연대 입대해서 훈련받고 마지막 주 때 행군마치고 봉와직염 때문에 논산병원 입원하고
또 육군훈련소에서 후반기 교육 받고 자대 배치 받으니 911 사태 터졌다.
그렇게 군생활 시작해서 중간에 장교로 임관해서 오늘 전역하게 됐다.
그래서 군번이 두 개야.
조금만 버티면 연금 받는데 왜 전역하냐?
소령진급 못했거든.
알다시피 대위로는 연금 못 받잖아.
그래도 군생활 못하진 않았던 것 같아.
선봉중대도 해보고 해외파병 다녀오고, 대통령 경호실이랑 국정원에서 표창도 받았거든.
그런데 한창 혈기왕성할 때 윗 분들 말씀하시는 것 중에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한 게 많아서 찍힌 것 같아.
예전에 소령 진급 3차 끝나고 내가 모시던 분께서 불러서 진급심사 뒷얘기 해주셨어.
넌 자력이 좋은데 중대장 때 평정이 안좋아서 어떻게 해줄 수 없었다더라.
따돌림 당한 거 아니냐?
아니.
나름 잘 지냈어.
지금도 오는데 휴가 중인 사무실 사람들이 전역 축하한다고 전화도 해줬어.
주작 아니냐?
당연히 주작 아니지.
인증하고 싶은데 오늘 24시까지 군인이고 내일이라도 인증할까도 생각했는데 몸 사리고 싶다.
군인 신분증 올릴까도 생각했는데 부대에 반납한 것도 있고 보안규정에 걸리는 것도 있어서 그건 못하겠다.
지금 심정?
당연히 안좋지.
그래도 글에 달린 댓글들과 사무실 사람들 덕분에 진정은 됐어.
하지만 이대로 넘어가진 않을려고.
내 군생활 마지막이 엉망이 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군기강 문제라고 생각해.
알다시피 군대에서 제일 기본이 인원과 장비 현황 파악인데 전역자를 놓쳤다는 건 문제라고 생각하거든.
혹시 사무실 사람들이 피해입을까 걱정도 되지만 아닌건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얼렁뚱땅 넘어가면 똑같은 일이 또 발생될거고,
그리고 꼭 하고싶은 말이 있어.
난 지금까지 군번 두 개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했어.
그래서 내가 데리고 있던 병사들 잘 해주려고 했거든.
그런데 다른 위치 때문에 걔들 입장에서는 부당하거나 서운한 일도 많았을 거야.
그 점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
하지만 그게 내 본심은 아니었고 병사들에게 군 선배이자 형으로서 잘해주고 싶었어.
혹시라도 이 글 보는 사람 중에 나랑 같이 있었던 사람있으면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 건은 정식으로 민원 넣고 가능하면 후기 올릴게.
후기는 아마 며칠 뒤에나 가능하지 싶다.
(후기 2)--------------------------------------------------------
(펌주: 링크들은 생략했습니다)
혹시 무슨 글인지 모르는 사람은 링크 참고해줘.
먼저 관심가져주고 격려해줘서 너무 고마워.
유게 성향이 간부는 우리의 주적이라는 쪽이 강해서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격려받을 줄 몰랐어.
정말 고마워.
지금까지도 너희가 올린 댓글 하나하나 보면서 힘내고 있어.
우선 지난번 너희에게 얘기한 것처럼 국방부에 민원 올렸어.
정확히 1월 1일 자정이 되어서 내가 민간인 신분이 되자마자 바로 올렸지.
아마 날 홀대한 부대에 대한 신년 선물이 되지않을까 싶다.
대략적인 민원내용은 이렇게 적었어.
1. 내가 전역일에 부대에서 겪었던 일들
2. 민원을 올리는 이유와 요구사항들
- 전역자에 대한 홀대로 당사자의 명예와 자긍심 훼손.
이러한 작태가 반복시 군의 위상 추락.
- 해당 부대의 군기강 문란.
군의 기본 중 하나인 인원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않아
전역자, 그것도 장기복무 간부의 전역조차 몰랐다는 것은 큰 문제임.
-이상의 이유로 본인이 전역신고조차 하지 못한 원인과 해당 부대의 운영실태에 대한 철조한 조사와 조치,
그리고 본인이 당연히 받았어야 할 전역증과 전역장을 최대한 신속히 수령받도록 요구함.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더라.
전역신고도 못하고 당연히 받아야할 전역증과 전역장도 받지 못한 채 빈손으로 부대를 나오다니.
전역증 받자마자 제대군인 등록해서 이것저것 먹고 살 준비하려고 했는데 완전히 꼬여버렸다.
병적증명서라도 떼면 되는데 아직 동사무소로 전역기록이 이관이 안되서 이것도 안되고.
아마 다음 주나 되야지 병적증명서 떼서 제대군인 신청 가능할 것 같아.
여하튼 다들 걱정해주고 격려해 줘서 고마워.
어떤 분은 쪽지까지 보내서 악성댓글에 속상해하지 말라고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어.
어제 가족들과 잠시 외출했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
20대와 30대를 군인으로 보냈는데 갑자기 내가 민간인이라고 생각하며 길을 걸으니 뭔가 어색하더라.
너희도 전역하고 그랬냐?
누구는 직장 걱정 해줬는데 좋은 직장 얻어서 다음 달 부터 일하게 될거야.
한 달 동안 마지막으로 푹 쉬려고.
나는 이번 일을 겪고 이제 군에 대한 애정은 완전히 식어버렸어.
그 전에는 내가 진급이 안되서 나가는 거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화가 나거나 서운한 건 없었어.
군대에서 위로 올라가는 사람이 있으면 나가야 되는 사람이 있는게 당연한 일이고
그게 내가 됐을 뿐이니까.
내 관운이 여기까지구나 그런 생각 뿐이었지.
그래서 예비역 소령 진급한 후에 예비군 중대장 할까도 생각했는데
군생활 마지막 날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겪고 나니 할 마음도 사라지고
역시 나는 군대랑 안맞나보다 싶더라.
여하튼 이번 일은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확실한 마무리를 질거야.
유야무야 넘어가봤자 잘못한 놈들은 반성은 없고 일이 크게 안되서 다행이다라고만 생각할게 뻔하니까.
자기가 잘못한 일에 대해 확실히 책임지게 만들겠어.
국방부에서도 만족할만한 조치가 없으면 더 판을 키워야겠지.
우선 지금까지는 일이 이렇게 진행됐어.
앞으로도 일이 마무리 될 때까지 계속 글 올릴게.
마지막으로 사진하나 올려서 인증할게.
파병 다녀오고 받은 파병기장인데 이거는 크게 문제될게 없을 거 같아 이걸로 인증할게.
응원해줘서 고마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고 올해는 꼭 여자친구 만들어.
(후기 3)--------------------------------------------------------
급하게 모바일로 작성한 점 양해해줘.
생각보다 빨리 후기 또 올린다.
방금 모르는 번호로 전화왔다.
예상했겠지만 부대 사람이고 글 좀 내려달라는게 요지다.
어떻게 조치해 줄건지 명확한 얘기도 없어서 바로 거절했다.
그리고 부대에서 오는 전화 안 받겠다고 했다.
글 쓰는 지금 또 모르는 번호로 전화와서 수신거부했다.
우선 국방부나 육군 쪽 민원 담당하는 사람이 연락오면 그 쪽만 통해서 민원 처리하려고 생각 중이다.
만약 오늘까지 연락이 없다면 언론사 제보도 신중히 고민 중이다.
어차피 그 부대에서 내가 민원 넣는 거 다 알텐데 어중간하게 발 빼면 나만 바보 될 것 같아서.
기왕 일 벌어진 거 확실하게 해서 나중에라도 우습게 보지 않도록 할거다.
미안하다.
현역일 때 군대가 조금씩은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나도 그 변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당해보니 역시 변한 건 없더라.
군의 높으신 분들에게
니들이 갑질하는 아랫것들이
사회에 나가서 세금바쳐 니들에게 봉급주고,
니들에게 갑질할 수 있는 무서운 존재라는 걸 조금이라도 깨닫게 하고싶다.
(후기 4)--------------------------------------------------------
먼저 저번 게시글에서 글 내려달라는게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부연설명할게.
여기 유게에 올린 글을 내려달라는게 아니고 국방부 민원 취소하라는 뜻이야.
아마 위에서 우선 부대로 전화해서 이런 민원이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라 했을거야.
그래서 부대에서는 내게 전화해서 민원 취소해달라고 하고, 위에는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러이렇게 잘 해결 됐습니다라고 보고할 속셈이었겠지.
나는 그게 눈에 뻔히 보이니 거절한거고.
아까 부대에서 다른 사람이 전화와서 후기 또 남길게.
이해 안되시는 분은 아래 참고.
(펌주: 링크들 생략했습니다)
저번 글에서 글 쓰는 중에 전화와서 안 받았다고 했잖아.
글 다쓰고 얼마 안 있어 또 전화 와서 이번에는 받았어.
00처 0령 누구라면서 내게 말한 내용은 다음과 같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사과함.
부대장님께서 오늘 아침 민원 보고 받으시고 엄청 화내셨고 앞으로 모든 전역, 전출, 진급자는 당신께 보고하라고 지시하셨음.
그렇게 고생한 사람을 어떻게 그런 보내냐면서 부대장님께서 직접 전역신고 받겠다고 하셔서 혹시 시간 될 때 부대에 왔으면 함.
나는 이렇게 답변했고.
도저히 그럴 기분 아니다.
내가 거지도 아니고 신고 받아달라 구걸하는 거냐.
내가 부대장님이나 그 밑에 있는 높은 계급의 분들이었어도 이런 식으로 했을거냐?
끝장 보겠다.
어차피 그 부대 가봤자 서로 얼굴만 붉힌다.
이만 끊겠다.
나보고 또 그 부대를 가라고?
지들이 모셔오지는 못할 망정 니가 알아서 시간 되면 오라니?
그 부대랑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더라.
거기 전화 온게 아마 온나라 시스템에 남겨진 내 번호보고 한 것 같은데 전직교육 가기 전에 안지운게 후회된다.
우선은 국방부든 육군이든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내게 연락 올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 볼 생각이야.
이제 막 민원 접수해서 거기도 어찌된 일인지 파악 중일테니.
그리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속타는 쪽은 그 부대니까.
천천히 피를 말려줄거야.
병사, 간부를 떠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명예로 먹고사는 군인의 명예와 자긍심을 시궁창에 쳐박은 일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
또 새로운 소식 있으면 글 올릴게.
(후기 5)--------------------------------------------------------
잘들 있었어?
전역한지 3일 밖에 안됐는데 3일 내내 정신이 없다.
아직도 다나까 어투가 고쳐지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고 어떤 분은 글 안 올라 온다고 걱정해주셔서 글 올릴게.
처음에는 답답한 마음 하소연하고 싶어서 글을 쓴건데 일이 커질 줄 몰랐다.
누구는 유저 많고 파급력이 강한 곳에 글을 올려 화력지원 받지 왜 여기다 올렸냐고도 하더라.
나는 여기에 내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고 싶었지 여론을 지원받아서 뭘 하고 싶은 생각은 애초에 없었어.
여기에 계속 글을 올리는 것도 근황을 알리고 싶을 뿐이고.
또 누구는 나보고 엘리트라고 하고 누구는 사고친 거 아니냐고 하는데 둘 다 아니야.
그냥 군생활 동안 좋은 사람들 만나서 도움받아 이룬게 대부분이니까.
절대 음주운전이나 다른 사건사고도 전혀 없었어.
그냥 평범한 군인아저씨였으니 너무 추켜세울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욕하지도마.(욕하면 나 상처받아 ㅠㅠ)
하지만 이번 일 관련해서는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고 싶어.
여기저기 알아보니 나처럼 전역증을 받지 못한 사람도 많고 전역신고도 하지 못한 사람도 있더라고.
그렇기에 내가 이번 일에서 어중간하게 손 떼면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청와대에 청원을 넣었어.
부대 사람들을 처벌하거나 하는 내용은 아니야.
다시는 나처럼 군생활을 비참하게 마치지 않도록
전역장병에게 기본적으로 해야할 대우라도 제대로 해달라는게 그 취지야.
전역장병에게 전역증 주고 전역신고 받도록 하자
우선 해야될 것부터 하고 이후에 그 처우를 강화하자는거지.
전역증은 사회에서 쓸모없는 종이쪼가리이지만
누구에게는 자신의 청춘을 바쳐 대하민국을 지키고 국가에 봉사했다는 증표일 수 있어.
전역신고는 신고로 시작해서 신고로 끝난다는 군인에게 진정으로 군생활을 마친다는 마침표야.
그리고 새롭게 다시 사회인이 된다는 시직점이자 인생의 전환점이지.
그렇기에 전역증과 전역신고는 전역장병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해.
또 지금 만연한 남녀 성대결이라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필요해.
나는 지금 만연한 남녀 성대결에 군대도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남성들이 군 복무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그리고 여성들은 당연히 겪어보지 않았기에 이를 이해 못하는 것이고.
남성들의 피해의식의 원인은 당연히 장병들에게 했을 대우를 해주지 않았지 때문이지.
그렇기에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전역장병에 대한 예우가 필요한 것이고,
그 첫 걸음이 전역장병에게 당연히 해야될 전역증 지급과 전역신고를 필히 하는 것이라 생각해.
아쉬움과 후회만 남기고 전역한 선배나 지금도 힘들게 군복무 중일 우리 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입대할 동생들.
이들을 위해 조금씩이라도 군을 바꿔야된다는 생각에 올린 글이니 부족하더라도 이해해줘.
아래는 청와대 청원 주소야.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486213
처음에는 내가 겪은 억울한 일 때문에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 내가 겪은 일이 잘 해결되는 건 크게 상관 안해.
다만 다시는 내 후배와 동생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고 군을 전역했으면 좋겠어.
다음 글은 정말 좋은 소식 올렸으면 좋겠다.
다들 고맙고 너무 늦게까지 유게하지마.
(후기 6)--------------------------------------------------------
오랜만에 글 올린다. 거의 1주일 만에 올리는 것 같네.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우선 어제 간신히 병적증명서 발급받고, 이거가지고 보훈지청 가서 제대군인 신청했어.
전역증만 있었어면 전역하자마자 바로 끝났을 일인데 1주일이나 손해봤지.
그리고 지난 후기 올리고 모 방송국과 접촉해서 보도준비를 했다.
그쪽에서 보안유지 당부해서 그동안 글 안올렸던거고.
이것저것 방송국에서 요구하는 자료 수집하고 보내주고 이러면서 시간 보내다가
또 어제 부대에서 2건이 전화가 왔다.
처음 전화는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지.
요지는 내 입장은 충분히 이해되는데 남은 부대사람들도 생각해 달라는 뭐 그런 내용?
내 답변은 다음과 같았고.
왜 군대는 개인의 희생을 당연히 생각하냐?
부대는 나를 위해 뭘 해줬냐? 나는 충분히 희생했다.
두 번째 전화는 부대에서 안면이 있는 선배장교 전화였다.
이런저런 근황 얘기도 했고 부대 얘기도 들었지.
주요 내용으로는
부대장인 작년 말일에 장군 진급 신고하시고 1 월 2일 첫 출근하자마자 받은게 네 민원관련 보고다.
굉장히 미안해 하시고 직접 전역증 직접 주기 원한다. 와줄수 있냐?
아니면 나랑 니가 친했던 다른 사람 얼굴이라도 보러 오면서 받아가라.
이제부터 부대장이 위관장교 및 부사관까지 전역신고 직접 받으신다 하셨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당연히 나는
괜찮습니다. 이미 군에 등 돌릴 각오로 민원 넣고 언론 제보했는데 이제와서 무슨 소용입니까.
그냥 우편으로 전역증 보내주십시오.
이렇게 답변했고.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
이미 군이랑 등 돌린 마당에 자꾸 이런 전화가 오니 말이다.
전임 부대장 전역식 및 후임 부대장 이취임식이 내 전역일 열흘 전 쯤 있었다더라.
아마 장군 전역식이고 이취임식이니 엄청 신경썼겠지.
그리고 자기들 군생활에 전혀 도움도 안되는 진급도 못해 전역하는 짬대위의 전역은
아무도 신경 안쓰고 말 그대로 짬통에 버리듯이 내팽겨 쳤을거고.
부대에서 이제부터 전역자들 신경 쓴다고 하는데
나는 이미 전역신고도 못하고 전역한 마당에 그게 무슨 소용이냐?
물론 나로 인해 부대가 조금이나마 변하긴 했지만 이걸로는 부족하지.
최소한 국방부나 못해도 육본에서 전역자 관리 잘해라 이런 공문이라도 하달되야
몇 개월에서 1년 정도 신경 좀 쓰겠지.
그렇게라도 군 전체가 조금씩 변했으면 좋겠고.
그런 바람으로 오늘 오전에 내가 직접 방송국에 가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거기서 부탁한 자료들을 한가득 가지고 가는 중에 나와 계속 연락하던 기자분의 전화가 오더라.
아침에 회의를 했는데 보도로 내보내기 적절치 않다.
전역신고 없이 전역한 일은 부대 실무자의 착오로 인한 개인적인 문제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의 사람들이 뭉쳐져서 공론화 되면 모를까
이런 개인적인 일을 가지고 국방부 전체의 문제로 제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결국 보도는 없던 것으로 하겠다는 내용이었지.
인터뷰 하기로 했던 약속시간 30분 전에 말이지.
방송국 얘기처럼 보도 내보내기 입 맛에 안 맞았나란 생각도 들지만
아니면 군 쪽에서 뭔가 있었나 의심도 들더라.
여하튼 이제 이걸로 전역장병의 처우보장은 공론화 되기 힘들 것 같다.
나는 이 일이 내 개인적인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되서
전역장병에 대한 처우보장과 나아가 처우개선으로 이어지길 원했던 건데.
이제 결말은 빤히 보이는 것 같다.
나는 조만간 우편으로 전역증 받겠지.
그리고 부대에서는 이번 일에 관련된 사람 중 제일 만만한 사람들 골라서
인사기록에도 남지 않는 경고장 주던가 구두경고하고 끝낼거고.
그래, 고맙다.
덕분에 내 인생의 절반은 완전히 뻘짓거리가 됐다.
그리고 나도 군에 한 점의 미련없이 민간인으로 살아가게 됐다.
같이 있어 X같았고 다시는 서로 엮이지 말자.
미필들 절대 군대가지 마라.
왜냐고?
ㅅㅂ 그냥 가지마.
정 가고 싶으면 의무경찰이나 소방도 있잖아.
간부도 이꼴로 버려졌다.
군대는 진짜 아니다. TT TT
(후기 7)--------------------------------------------------------
아마 별다른 일이 없다면 이게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오늘 등기로 전역증과 전역장이 왔다.
남들과 같은 전역일을 맞이했다면 이걸 보면서 눈물을 흘렸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걸 받으니 속만 끓더라.
내가 만약 국방부에 민원 넣고 방송국에서 보도한다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받을 수 있었을까?
내 동기는 전역증은 6개월만에 그리고 전역장은 3년만에 받았다고 하더라.
이렇게 내가 반평생을 바친 군생활은 끝났다.
전역신고는 고사하고 전역증과 전역장은 거지가 적선 받듯이 간신히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부대는 조용하단다.
누구도 책임지거나 처벌 받는다는 사람도 없다는 것 같다.
부대는 좋아 죽겠지.
방송국 보도될까 노심초사 했을텐데 보도가 취소됐다니.
결국 나만 이렇게 청춘을 바친 군생활의 마지막을 가슴 속에 상처만을 남기고 끝냈다.
언젠가 상처는 아물겠지만 그 상처는 흉터로 남아 평생 지워지지 않을텐데.
또 그 흉터 때문에 기억에서 지워지지도 않을텐데.
젠장, 그렇게 응원해 줬는데 미안하다.
새해부터 그렇게 다들 열올렸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게 되서 말이다.
그리고 고맙다.
힘들었지만 너희들 응원 덕분에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부터 나도 본격적으로 민간인 생활 누릴란다.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
(마지막글)--------------------------------------------------------
전역한지 1년 째 된 날이자 위에 글 올린지 1년 째 된 날에 오늘 글을 올리네.
혹시 기억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덕분에 잘 살고있어.
특히 일면식도 없는 내게 격려와 도움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할 뿐이야.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겨우 전역신고 때문에 그 난리를 쳤냐고, 그리고 니가 미리 부대에 연락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군대는 신고로 시작해 신고로 끝난다는 말이 있잖아. 나 또한 그렇게 내 군생활을 끝내고 싶었어. 그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잖아.
그리고 물론 내가 미리 부대에 물어보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래, 그 말을 그 부대 간부가 내게 똑같이 하더라. 국방부에 올린 민원 내리라고 하면서. 그것도 동기라는 놈이.ㅡㅡ+
그래서 내가 이렇게 얘기했어.
전역신고를 내가 물어보고 준비해야 하냐? 아니면 부대에서 준비하고 나한테 얘기해주는게 맞는 거 아니냐?
내가 전역하기 열흘 전쯤에 나 있던 부대의 부대장 전역식 및 이취임식이 있었어. 예전 부대장 전역식하고 새로 온 부대장 취임식을 같이 한거지.
지휘관들 전역식 겸 이취임식이었으니 어땠는지 알만하지? 그것도 지휘관이 장군이었으니.
그걸 생각하니 내가 당한 처사가 더 화가 나고 억울했던거지.
그래도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처음 목표였던 군대 전체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사건의 발단이 됐던 내가 전역한 부대는 바꿀 수 있었어.
내가 국방부에 민원 올리고 언론 인터뷰 하니마니 하며 그 난리친 뒤로 요즘은 그 부대는 기존에 각 부서장들에게 위임하던 각종 신고를 부대장이 직접 받는다더라. 앞으로 그 부대만큼은 나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을거라 생각해.
얼추 이 일이 마무리되고 나는 지금 잘 살고 있어. 대신 군대에 대한 정나미는 싹 달아났고. 그래서 원래 군무원이나 군 관련 직종에 지원할 생각이었는데 그런 마음 싹 접었어.
거기에 일종의 PTSD랄까?
내가 전쟁사나 군장비, 전쟁영화 같은 거에 관심이 많았고 자료들도 많이 수집했는데 지금은 변했어. 서재에 빼곡히 꽂혀있는 책들과 자료들을 볼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화가 나서 외면하게 되더라.
애정이 애증이 됐다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휴가나 외출 나온 군인들 보면 뭐라도 해주고 싶고.
여하튼 지금은 많은 분들 도움으로 잘 살고있어. 군생활 때 못 본 애니들도 열심히 몰아보고 있고, 만화책도 많이 보고있어. 군대 있을 때 못한 것들 원 없이 하고 있지.
내일은 PTSD 극복을 위해 영화 미드웨이 한 번 보려고. ㅋㅋ
1년 전 답답한 마음에 쓴 글에 관심 가져주고 도와준 유게이들 정말 고마워.
너무 고맙고 내년에는 다들 제정신으로 살자. 돌고래 물타기는 이제 그만하자. ㅋㅋ
유게이들 너무 고마워서 많이 보라고 유머로 올린다.
3줄요약
1. 작년에 내 글이 루리웹에서 난리난 군인이라는 제목으로 퍼졌다.
2.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지만 나는 잘 살고있다.
3. 유게이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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