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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88805
    작성자 : 모카주인님
    추천 : 15
    조회수 : 608
    IP : 175.223.***.229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7/10/08 22:24:16
    http://todayhumor.com/?animal_188805 모바일
    35시간만에 아이 찾은 글쓴이의 35시간 이야기 (긴글주의)
    찾는 방법?? ㅠㅠ 이랄것도 없지만 
    찾으러 다녔을때 작전(?) 노하우(?)는 다음에 올릴게요!!


    다들 저처럼 반려 동물 잃어 버리지 않도록 항상 유의해주세여..
    그리고 항상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잃어버렸을 당시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더라구요..


     이틀동안의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 수필처럼 기록했습니다.
    혼자만 가지고 있을까 하다가 취한김에 올립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길고긴 연휴였다.
    부모님의 성화에 4박5일의 일정으로 고향을 다녀왔다.


    집에 두고온 모카가 걱정이 되어 남자친구에게 중간에 가서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 


    남자친구는 모카가 1순위같다며 툴툴 거렸지만 걱정된다는 나의 말에 모든 미션을 충실히 이행해줬다. 




    1일에 내려가서 5일에 올라왔다. 


    6일.
    TV에서는 런닝맨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최근 런닝맨을 보지 않았는데 너무 재밌었다. 
    이광수의 억울한 표정이 웃겼다. 









    모카??
    모카를 불러봤지만 평소 같이 대답하지 않았다. 



    모카가 자주 올라가는 어른 손바닥만한 화장실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주차장에거 4층의 오빠를 올려다 보았다. 



    모카다! 봉고차 뒤에있어!



    1시30분경이였다.
    나는 씻지도 않은 머리와 얼굴이였다. 
    잠옷차림이였다. 
    맨발로 운동화를 신고 뛰었다. 
    얼마전 접지른 발목의 치료를 위해 올바른 자세에 대한 교육을 받았지만 그건 나의 고려 대상이 아니였다. 


    모카.
    나의 딸. 
    어디 가지말고 가만히 있어줘..




    초점없는 눈으로 모카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바로 고양이 탐정에게 전화했지만 연휴 인지 받지 않았다. 




    20미터 혹은 50미터 반경안에 있을거라는 잘 정리된 블로그 글을 읽고온 오빠가 설명해줬다. 다독여줬다. 



    모카가 있을만한 조그마한 숨은 공간이란 모든 공간은 다 들여다 보았다. 


    모카의 밥그릇 간식그릇과 내 전화번호를 갈겨쓴 모카 사진들을 들고 나와 모카가 사라진 지점에 놓았다. 
    아직 멀리 가지 않았을테니 금방 찾을 수 있을거야!


    마지막으로 본 주차장 입구 바닥에 털썩 앉았다. 
    찬 시멘트 바닥이였다. 
    모카는 더 차가운 세상에 나갔을 생각을 하니 하나도 차갑지 않았다. 
    나는 그때까지도 잠옷 차림이였다.
    모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한손에 쥔채 모카가 사라진곳을 초점 없는 눈으로 쳐다 봤다. 



    뛰어다니며 동네 한바퀴를 샅샅이 찾아본 오빠는 몇시간 후에 다시 나와서 찾아야한다며 나를 집으로 보냈다. 
    고양이는 저녁에 더 활동적이니 저녁에 다시 찾으러 나오기로 했다. 
    오빠는 집에 손전등을 챙겨올테니 집에서 쉬면서 기다리라고 했다. 



    오빠가 나가자마자 다시 밖으로 나가 주차장이 보이는 길 건나편에서 바라만 보고있었다. 


    문득 주차된 자동차의 블랙박스가 실마리가 될것 같아 차주에게 전화를 했다.

    처음 전화한 에쿠스 차주는 이리저리 블랙박스를 보더니 찍힌 영상이 없다 했다. 
    스포티지 차주는 나에게 메모리칩을 빌려줬다. 
    리더기가 없어서 이리저리 찾아보던 나에게 젠더를 빌려주며 보는 방법도 차근차근 알려줬다.
    하지만 2시쯤 잃어버린줄 알았던 모카 영상은 없었고 모카를 찾으러 다니는 내 모습만 찍혀있었다.





    어디에 있니.. 
    제발..
    나타나줘...



    오빠가 곧 출발 한다는 카톡과 뭐하냐는 물음에 솔직히 대답을 했더니 쪼금만 쉬고 있으라는 말에 집으로 올라가 쇼파에 누어 오빠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시계는 7시쯤을 가르켰고 나는 피로가 몰려왔는지 속절없이 눈이 감겼다. 아직 모카는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에 놀라서 움츠리고 있을텐데... 


    오빠는 오는길에 한바퀴 돌고 왔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은채 누워있는 내 모습을 보고 안심하라며 다독여주고 다시 나가서 한바퀴 돌고왔다. 
    나도 같이 나가겠다 고집을 피웠지만 몸이 일어나지 않았고 오빠가 꼭 찾아오겠다는 말에 나 자신을 합리화 시키며 눈을 감았다. 이런 내가 너무 미웠다.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어두운 밤길을 오빠와 손을 잡고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9시.
    집에 돌아와 다시 누웠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내가 걱정된 오빠는 나를 위해 죽을 끓여줬다. 



    12시. 
    가장 고양이가 활동적이고 조용해서 찾기 쉬운 시간이라고 한다.


    자 이제 모카 구조대 출동해볼까??

    입으로만 웃었고 오빠에게 나 괜찮다는 눈빛을 보내며 그래요! 모카 데릴러 가요! 하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사람이 들어갈수 있는 모든 공간을 다니며 모카를 불렀다.
    항상 대답하던 모카였는데 오늘은 대답이 없었다. 



    모카가 나간지 12시간
    몸이 지쳐서인지 오빠가 먼저 잠들었다. 
    내일 동이 트기전에 모카를 찾으러 가야했기 때문에 힘든 생각을 떨쳐버리며 잠을 자려고 애써봤다.


    6시 
    둘은 이미 지칠대로 지쳤다. 
    4시간반 자고 일어나 모카를 찾으러 나갔다. 
    낮에 고양이 사진과 연락처를 주며 보면 연락달라고 했던 편의점 알바생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나는 가볍에 목례를 했고 그는 아직 못찾았냐며 안부를 묻고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역시나 모카는 대답이 없었고 다시 집에 와 대충 씻고 잠을 청했다. 




    늦잠을 잤다. 
    몇주째 감기를 달고살고 있는 오빠가 걱정이 되어 조용히 일어나 먼저 씻고 어제 남긴 죽을 데피고 엄마가 고향에서 싸준 사과를 깍았다.




    썬크림을 바르고 나갔다. 
    뜨거운 햇볕이였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잃어 버린지 24시간이 지났다.



    캣맘들의 밥그릇들을 둘러보고 내가 놓아둔 더러워진 밥그릇 간식그릇 물그릇을 다시 챙겨서 들고 올라갔다. 
    따로 수색하고 있었던 오빠와 만났고 오빠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둔 탓에 오빠의 카톡에 답장을 못했었던 나를 다그쳤고 또 안아주고 그릇들을 내 손에서 가져갔고 다시 집으로 올라갔다.



    나는 오빠를 보내려고 했다. 
    오빠는 나를 재우려고 했다.


    오빠는 나를 번쩍안아 침대에 눕혔고 억지로 눈을 감기려 했고 나는 오지않는 잠을 자려고 애써봤다. 
    오빠는 침대에 걸터 앉았고 나는 잘갔다 오라며 인사를 했다.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져버려서 이불을 얼굴까지 올렸다. 
    오빠는 처음보는 내 모습에 놀라서 나를 안아주며 토닥여줬다. 



    쎈척하더니만... 
    난 모카 찾는것도 중요하지만 너가 더 중요해..
    저녁에 뭐 해줄까? 먹고싶은거 있으면 다 말해! 다 해줄게! 뭐 사다줄까?? 순대국밥?? 돈까스?? 먹고싶은거 카톡으로 보내놔요! 우선 자고!!




    나는 혼자 눈이 퉁퉁 부은채 동물보호센터를 찾아보고 분실신고를 하고나서야 잠이 들었다. 



    5시반.
    뉘엇뉘엇 해가질때쯤 모카가 나타날거 같아 혼자 나갔다. 
    간단히 한바퀴 돌고 오려고 했지만 역시나 1시간이 걸렸다. 



    집에 와서는 전단지를 만들고 카페와 커뮤니티에 글을 썼다. 
    피로가 몰려왔다. 
    잠을 자려고 했지만 안방에는 모카 사진들이 많아 잠이 오지 않았다.
    이제.. 찾기 힘들겠지... 장기전.. 내가 힘을 내야하는데.. 찾을수 있다는 생각만 하자.. 


    내가 만두를 좋아한다고 흘려 말했던걸 기억한 오빠는 떡만두국을 해주겠다며 소고기까지 장을 봐와서 뚝딱뚝딱 요리를 해줬다. 


    속도 없이 맛있었다. 
    모카를 잃어버리고 한번도 키지 않았던 TV를 키고 웃으며 밥을 먹었다. 
    한그릇을 다 비웠고 오빠가 명절에 부쳐서 가져왔던 전을 이제서야 먹었다. 
    모카를 잊어야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온 집안에 붙어있는 모카 사진과 여기저기 널부러진 모카 장난감들을 보며 또 눈물이 나려는걸 꾹 눌렀다. 




    11시. 
    우리는 지도를 보며 수색할 경로를 짰다. 



    이 동네 길고양이들과 이제는 익숙하게 인사를 하며 모카의 행방을 물어봤다. 대답도 안한다. 
    레이저로 놀아주다가 계속 수색을 하다가... 
    오늘은 더 멀리까지 나가봤다. 



    12시반. 
    마지막으로 사료 그릇을 점검하러 주차장을 갔다. 
    못보던 치즈 냥이가 떡하니 앉아 있어 레이저로 놀아주었다. 나는 한참을 그 야옹이를 보며 모카에 대해 물어봤다. 

    오빠는 사료그릇을 보려고 눈을 돌렸고 바로 옆에 모카가 식빵자세로 앉아있었다.




    모카다!!!




    큰소리에 놀란 모카는 도망쳤고 다행히 막혀있는 구석에 쪼그려 앉아 떨고 있었다. 





    35시간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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