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쎄염!
뿅뿅구에 사는 오징어입니다. 난민/이민자 관련된 뉴스보다가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글써염.
편의를 위해 음슴체를 스겟슴. 어릴 적 기억이라 오류도 많지만 기억나는대로 쓰겟음
- IMF 전 호황기 때... 조기유학/기러기 유행 1세대 시절, 부모님은 이상한 유학원 말에 말에 속아 날 영국으로 홀로 유학(?) 보냄 (7세).
당시 서울 한 달 영어 학원비가 8만원이었는데 영국 홈스테이 포함 한 달 유학비가 15만원이라고 했음. 부모님은 당연히 콜을 외치셨음.
우리 착한 오유인들이라면 아무리 1992~3년이지만 왤케 싸? 라고 생각할거임. 그리고 그 생각이 맞았음. 일년 후 그 유학원은 폐업하고 잠수탐.
- 영국 도착함. Bristol에서 생활이 시작됨. 홈스테이 주인 아저씨가 데리러옴.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란 백인 아저씨였음. 집에 갔는데 현관이 없음. 겨울임. 누가 문짝을 떼어 도망갔어. 곧 고칠거야~~라고 함. 3개월 동안 현관 없이 삶. 집 오븐에 라따뚜이 세 마리 살고 있음. 현관이 없으니 집에 동네 사랑방임. 아저씨들 애들 할 것 없이 담배 대마초 엄청 피워댐
- 알고보니 동네는 당시 영국 내 악명이 자자한 우범지대.. 슬럼가였음... 불법이민자, 깡패, 마약상인 짱짱 많고 경찰도 얼씬하지 않는 곳 ㅠㅠ
가끔 학교 선생님이 날 집에 데려다줄 때 있었는데, 집 앞에서 브레이크도 제대로 안 밟고 서행 상태로 내리라고 재촉함. 내가 천천히 달리는 차에서 점프하듯이 뛰어내리면 바로 엑셀 풀로 밟아 번개같이 사라짐.
- 삼일째 되는 날, 잠들 시간에 집 바로 밖에 남자들끼리 엄청나게 싸우고 곧 누군가 칼에 찔려 쓰러짐. 포...폴리스?? 이러니까 주인 아저씨가 허허허 우리집에 밀고쟁이는 살 수 없단다. (I ain't having no snitch in my house.) 라고 함...물론 당시에 알아듣진 못했지만 저 동네 모토임;; 경찰에 신고하는 순간 밀고쟁이로 찍혀 인생이 힘들어짐. 경찰이 한 40분 후에 느릿느릿 출동함... 알고보니 경찰도 무서워하는 지역이라 사태가 마무리되면 출동한다고 함.
- 학교에 등교함. 뭔가 이상함. 영국은 백인 나라가 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반 30명 중 백인 한 명, 동양인 나 포함 2명 있음. 흑인, 인도인 지분 99%. 특히 자메이칸 애들은 12살만 되면 근육 & 수염이 발달하는데 어른인줄... 백인과 동양인은 맨날 두들겨맞는게 일상임 ㅠㅠ 흑흑
- 학교 등교할 때 길에서 일하는 헐벗은 언니들이 항상 인사함. 마약쟁이들이 쓰러져 있는데 발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잘 피해서 등교해야 함.
- 내가 다녔던 학교는 졸업를 16%가 채 안돼 나중에 폐교 당함. 학생들끼리 진짜 살벌하게 싸움. 칼, 쇠사슬 동원됨. MSG 1도 없음. 술 마약 엄청나게 함. 일부 남자애들은 13살쯤 되면 마약 팔기 시작하며 운동화가 화려해짐.
- 영드 스킨스 우리 동네에서 찍음. 우리 학교애들 다수 출연. 주인공 중 한명이었던 Sid가 어느 날 우리가 자주 가는 펍에 왔는데, 동네사람들에게 두들겨 맞음 (이유 : posh주제에 lower class인척 하고 다닌다고...)
- 여러 의미로 인종 통합이 정말 잘 됐었음... 물론 동양인과 백인애들은 동네 북이었지만 딱히 인종 간 갈등은 없던 걸로 기억함... 아니 물론 있긴 했는데 뭔가 이상함...흑인 & 백인 & 인도인 아저씨들이 모여서 폴란드 이민자 쫓아내자고 함께 시위하고 다님. (Get out of our fucking country! 함께 외침). 근데 미국처럼 인종차별 그런 느낌은 없음.. 서로 서로 잘 지냄
- 무슬림 아재들 완전 착함. 모스크 근처 지나다닐 때마다 인도음식 맛있는거 줌. 인도를 좋아하게 됨.
- 나의 영어와 발음은 흑흑 노동계급 + 이민자 발음 + 비속어 짬뽕됨. 영국에서는 거지 취급당하고 영국 밖에서는 아무도 못알아들음 ㅠㅠ
힝 쓰니 재미가없네여 ㅠㅠ 읽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