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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823594
    작성자 : 신이내린미모
    추천 : 11
    조회수 : 2735
    IP : 119.207.***.225
    댓글 : 37개
    등록시간 : 2019/07/12 13:53:57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23594 모바일
    (유머x) 난독증 아이 (스압)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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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폰으로 이 글을 쓰는 와중 전화가 와서 
    글이 중간에 등록됐는데 
    육아게시판으로 옮겨졌더라고요

    육아게시판은 어린 영유아의 부모님들이 대부분이고
    저는 부모님들의 의견보다는
    혹시 난독증으로 자라오신 분들이나 교육현장에서 여러 아이들을 보아오신 분들의 경험담, 목격담, 조언이 절실해서요

    아는 사이트가 오유뿐이라
    잠시 네이트판도 생각하긴 했는데ㅜㅜ
    이 완성글은 옮겨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일단 유머게시판과 어울리지 않는 글 죄송합니다 
    보다 많은 분들의 경험이나 조언이 간절하여 결례를 무릅쓰니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초2 아들의 엄마입니다 
    제 아들은 심한 난독증이 있습니다  

    7세 겨울 아무리 한글을 가르쳐도 아이는 가나다라도 못읽었고 
    때가 아닌가보다 좀더 기다리자  
    학교가면 떼겠지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1학년 1학기가 지나도 아이는 한글을 못읽었고 
    2학기 학교상담에서 예상했던대로 우리 아이는 반에서 가장 뒤처지는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가 너무 안타깝다  
    성실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데 과제수행이 너무 느려서 정해진 분량을 시간내에 못한다 
    안쓰러워서 그만하라 하면 아니에요 할수있어요 라고 꾸역꾸역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늘 도와주고 싶고 많이 속상하다  

    그 정도인줄은 몰랐기에 크게 충격을 받은 저는   
    아이를 데리고 소아정신과를 돌았습니다  

    며칠간의 종합검사끝에 얻은 결론은 
    중증 난독을 겸한 학습장애  

    난독증은 지능은 정상인데 
    글자의 음운인식에 결함이 있어 
    읽고 쓰는 걸 못하는 일종의 장애입니다   

    이런 병이 있어서 한글을 못했던거구나 
    아무 잘못도 없이 그동안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가슴이 찢기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딱히 뭘 시킨적이 없었습니다 
    7세부터 태권도 하나 다닌것 외에는 
    매일 밤 30분씩 책을 읽어주는것만 했습니다  

    그외에는 아이가 하고싶은것 하고 놀게 했고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제 어린시절이 평탄했습니다 
    학원을 다니거나 선행학습 한 적이 없는데도 학교공부에 난항을 겪은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초등학교는 공부하는곳이 아니라 
    아이의 첫 사회생활 교육기관 정도로 생각해서 
    선행학습을 시켜야한다는 판단을 하지 못했습니다 

    남편도 저와 비슷한 유년기를 보낸 편이라 
    부부가 경각심이 전혀 없었고  
    지능은 유전이라는 믿음하에 뭘 시킨적이 없으니 
    공부를 잘할거란 기대는 없었지만 
    우리 아이가 반에서 가장 뒤처질거란 생각은 솔직히 한 적이 없었습니다 
    난독판단과 함께 드러난 아이의 지능은 91입니다 
    저는 내 아이가 소위 말하는 아이큐 두 자리라는거에 충격받고 있는데 상담하시는 분은 지능이 지극히 평균 범주이니 지적장애가 아니라 중증 난독이라고 하시더군요;;  

    이후, 난독전문센터에 주2회 치료를 다니기 시작했고 
    집에서는 수학문제집을 사서 
    월~금 하루 30분씩 연산 및 예습을 시켰습니다  

    읽어야하고 풀이과정을 한글로 써야하는 서술형 문제는 제끼더라도  
    단순한 계산, 응용 문제등은 느리긴 하지만 곧잘 따라왔습니다  

    센터 다니면서 읽기도 조금씩 시작하고  
    2학년 중반인 지금은 많이 느리지만 읽는건 제법합니다 
    쓰기가 전혀 안되어서 그렇지ㅠㅠ  

    저는 좋아지는 아이가 기특하고 충분히 만족합니다 
    난독이라는 결함을 평생 안고가야 하는만큼 
    공부의 길은 욕심낸 적도 없고 바라지도 않아요  

    아이에게도 늘 어떤거든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잘먹고 건강하게 바른 어른으로 자라는 게 어린이가 할 일이야라고 늘 이야기했고요 

    하지만, 아이는 늘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갈망이 있었고 
    (솔직히 운동도 미술도 음악도 다 못하는 편입니다ㅠ) 
    자존감이 바닥일까 걱정되어 그나마 중간은 하는 수학을 잘한다고 치켜세워줬더니  

    2학년이 되니 학교에서 자주 단원평가 등등 시험을 보는데 
    수학을 틀릴때마다 화내며 시험지를 찢어서 가져왔습니다  

    차분히 붙잡고 좋지 않은 행동이다 왜 그러냐 물었더니 
    백점이 아니라서 화가 났답니다 
    모르는 문제가 아닌데 착각했답니다  

    다음엔 착각 안하면 되지 이렇게 틀렸으니 충격적이라 
    다음엔 착각안할거야 위로했더니 
    다음엔 모르는 문제,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나왔다고 화냈습니다    

    백점에 집착하지 말기로 약속하고 타이르고 
    센터에서 낱말 받아쓰기 할때도 틀리면 그 자리에서 엉엉울고 

    제가 혼도 내고 달래고 약속도 해서 이젠 울진 않는데 
    센터 선생님 말씀으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눈물 차오르는거 
    꾹 참는게 안쓰럽다고 하시더군요  

    얘가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어서 정신과 가서 상담도 했는데 
    아이가 불안과 긴장도가 높다고 약을 처방해 주시더군요  
    그 약을 먹이는데 개미눈꼽만큼 좋아질 뿐 그닥 달라지는건 없었습니다 

    남자아이다 보니 친구들은 늘 뛰어다니고 하는데 
    달리기가 느리다 보니 늘 뒤처지는 거에도 속상해하고   

    하다하다 학교 방과후 축구에서 하는 인바디 체크 용지를 들고 울며 들어왔습니다 
    여러가지 분야가 있는데 근육량 적음에 도장 찍혔다고요;;; 
    다른건 다 정상에 찍혔잖아 해도 그 하나에 집착하며 속상하다고 웁니다   

    또 붙잡고 마음을 얘기해보라 했더니 
    나는 센터에서 한글공부도 열심히 하고 매일매일 태권도에서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왜 자꾸 틀리고 근육량도 적냐며 울고불고 난립니다  

    그러더니 결국 
    어제 제가 학교 엄마들 모임에 갔다온 날

    늘 그렇듯이 이제 3학년부터 시작되는 영어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가져오는 단원평가 시험지 이야기 듣다보니  
    최근에 저는 시험지 받은 기억이 없더군요 

    집에와서 아들한테 모임한 이야기 해주다가 
    그러고보니 요즘 너희반은 시험지 안주나보네 했더니 
    얼굴이 몹시 안좋아지다가 어렵게 그거 내 사물함에 있어 하는 겁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또 다 틀리고 해서 찢었구나 싶어서 
    틀렸다고 속상해서 안가져왔구나 엄마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했더니 한참을 고개 숙이고 가만 있더니  

    아니야 안냈어 다 못풀었어 시간이 부족해  맨날 부족해 
    그리고 수학은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많았어 
    나중에 풀어서 내야지 했는데 자꾸 잊어버렸고 
    그러다보니 시험지가 쌓여만 갔어  

    친구들이 걱정하는거 많이 봤어 
    틀린 시험지 보면 엄마한테 혼나겠다 하면서 다들 걱정해 
    그래서 나는 우리엄마는 참 좋은 엄마구나라고 생각했어 
    엄만 그러지 않으니까; 진짜로 엄마 보여주기 싫어서 그런거 아니야   

    진짜 또 한번 무너지는 순간이 오더군요  

    그래서 이건 선생님을 속이는 행동이다 
    다 못풀었어도 내야지 특히 국어는 네가 특별한 아이라서 느리게 가야하는거 알잖아 다 못푸는게 당연한거야 

    그래도 선생님이 아시면 크게 실망하시고 화를 내실 것 같다 
    엄마는 니 맘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  

    이렇게 말하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 엄마는 정말 니 마음이 궁금해 
    아가, 사람은 모든걸 잘할 순 없는거야 어떻게 모든걸 잘할수 있겠어? 
    모든거에 욕심내지 말고 한 가지만 말해봐 넌 뭐가 가장 잘하고 싶은데? ' 

    하니까 

     ' 난 공부를 잘하고 싶어 공부 잘하고 싶단 말야 '

     ' 지금 네가 공부 못하는것 같아? 글씨 잘 모른다고 친구들이 무시해? '  

     ' 무시하는 말하진 않지만 그렇단 생각이 들때도 있어 그리고 ㅇㅇㅇ는 다 별을 받았어 나도 그러고 싶어 (요즘 성적표는 매우 잘함이 별임 ㅇㅇㅇ가 올수를 받았단 뜻) ' 

     ' 하지만 넌 아직 9살이야 공부를 잘한다 못한다 말하기엔 아직 어려 '

     ' 아가,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란게 있어 공부도 마찬가지야 
    좀더 공부를 편하게 할수있게 태어나는 사람이 있고 지금 니 나이엔 그게 빛을 발할 때야 ' 

     ' 지금 공부 잘하는건 솔직히 엄마가 많이 시키는게 커 
    친구들이 얼마나 많이 학원다니고 늦게까지 공부하는지 알지? 
    그렇게 안한 니가 지금 별을 다 받을 수 없는건 당연한거야 '

     ' 엄마는 지금 니 나이엔 의미없다고 생각했기에 시키지 않은거야
    너희들은 지금 공부하는 이유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잖아 
    엄마가 시키는대로 하는 애들이 더 많아 ' 

     ' 근데 중학교쯤 가면 너 스스로 필요한게 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수있어 그리고 너는 특별한 아이라서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다른 애들보다 더 많이 아주 많이 해야해 ' 

     ' 엄마는 긴 인생에서 공부가 그렇게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다른 애들보다 더 힘들게 해야하는게 가슴아파서 네가 공부잘하는걸 바라지도 않아 근데 니가 그렇게까지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엄마도 다른 엄마들처럼 좋은 학원 교재 알아봐서 도와줄게 근데 니 나이엔 진짜 힘든 길이 될거야 그건 알아둬 ' 

    이랬더니 한참을 가만있다가 

     ' 공부를 잘하고 싶긴 하지만 놀지도 못하고 하는건 더 싫은데;; '  

    이러기에 웃었습니다 

     ' 아가, 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돼 솔직히 다른 친구들 신경 안쓰일순 없겠지만 안쓰도록 노력해봐 '  '

     네가 늘 빵점을 맞아도 세상 모두가 바보멍텅구리라고 부를지라도 너는 늘 엄마아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야 엄마는 언제나 너를 믿어 너는 잘할 수 있는 아이야 그것만 잊지마 ' 

    이랬더니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며 진짜 영혼을 토해내듯 우는겁니다 
    당황해서 왜 우냐고 했더니 감동받아서 그렇다네요 

     ' 나중에.. 정말.. 정말 노력만 하면 잘할 수 있는거지? '  

    ' 응 엄마가 아까 공부도 잘할수 있는 재능을 타고난다고 했지? 
    솔직히 엄마는 그 재능 타고났거든 그래서 공부한적도 없는데 중학교까지 공부 진짜 잘했어 

    근데 고등학교때는 열심히 하는 애들 못당하더라고 그래서 엄마는 좋은대학도 못갔어   엄마 어릴적 친구중에 공부 진짜 못했던 애가 있거든? 엄마 어렸을땐 솔직히 걔 무시했었어 

    근데 커서 선생님이 된대서 엄마는 걔가 못 될거라고 생각했었어 선생님 시험 공부 잘하는 사람한테도 어렵거든! 근데 십년을 공부하더니 결국 선생님 됐어! 엄마는 그 친구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 '

     ' 진짜? 공부 못했는데 노력 많이 했더니 선생님 된거야? 엄마는 좋은 대학도 못갔는데? '

     ' (빠직) 그래 임마. 그치만, 좋은 대학 못갔어도 엄마가 그 친구보다 안 행복한건 아니야 엄만 지금 엄청 행복하게 살거든 '  

    이랬더니 감동받았다고 또 펑펑 울다가 어찌저찌 잠들었습니다  

    밤늦게 퇴근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저에게 무슨 마음인지 알고 취지도 좋은거 아는데  공부는 잘해야한다고 해야지 못해도 된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위에도 썼지만 남편도 기본 지능이 높아 원래 공부를 잘했고 시어머님이 열성적으로 시켜서 결국 좋은 대학도 가고 지금은 대기업 다니긴 합니다 
    그럼서 너는 아이를 너무 나약하게 키우려 한다 네가 공부를 죽을만큼 안해봐서 모르는거지 다들 그렇게 눈물쏟으며 멘탈 부숴지며 어릴때부터 공부하는거다 나도 그랬고 공부한 사람들은 다들 그렇다 세상이 그리 쉬운줄 아냐 

    공부가 죽어도 싫다는 애면 모를까 잘하고 싶다는 애한테 왜 자꾸 안해도 된다고 하느냐 지금은 너무 어려서 안해도 되는건 맞으나 4학년부터 공부하는 방법부터 해서 열심히 시켜야는게 맞다 

    난독이라고 혜택있는것도 아닌데 더 힘들다고 해서 방법있냐? 딱히 다른 재능도 없는 애한테 자꾸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라  

    이 때문에 몇시간 언쟁을 하고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솔직히 제가 사는 동네가 교육열이 높은 곳이라 이맘때 아이들은 영어도 파닉스 다 뗐는데 여즉 한글도 버벅이는 아이라 알파벳 구경도 못한 애를 생각하니 잠이 안오더군요 (난독증은 영어 등 외국어도 같이 난독증상이 옵니다) 

    내년 영어과목 들어가면 또 울고불고 난리칠텐데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여긴 도움반도 없는 학교고 애들 수준이 높은 편이라 외곽으로 이사가자는 제 말에 어딜가든 똑같다고 피하려고 하지 말라는 남편  

    결국 대안학교 알아보다 답답하고 아들이 너무 안쓰럽고 눈물만 나서 긴긴 글을 쓰게 되네요  

    제가 틀린 걸까요? 남편 말대로 아이를 나약해지게 싸고돌기만 하는 걸까요? 아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학원투어시키며 끌고가는 엄마가 되어야 하는건지 정말 모르겠어서 조언 구합니다 

    참고로 지금도 난독센터다니고 태권도 다니느라 집에오는 시간 보통 5시, 밥먹고 수학문제집 30분 풀면 6시인데 저는 9살에 이 이상은 아닌것 같거든요 아이가 느려서 수학문제집 30분 해봐야 두쪽 풀기도 힘듭니다ㅠㅠ 

    다른 엄마들한테 슬쩍 물어보니 보통 학원투어가 6시에 끝나고 집와서 학습지 등등하면 9시, 늦으면 10시까지도 한다던데 전 진짜 이게 맞는건가 싶거든요 

    하나뿐인 내 아이 정말 잘 키우고 싶었는데 너무 힘들고 괴로워요 정말 누가 답을 내려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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