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회 관람 후 유튜브 리뷰들을 살펴보고 , 납득이 가는 리뷰 위주로 해석을 정리하고 좀 추가해봤습니다.
장면의 순서나 대사가 정확하진 않습니당....
1. 수석의 의미
'수석'은 '계획' 입니다. 꿈이구요 목표입니다.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두 인물중 하나인 '기우'를 설명하는 상징입니다.
기우는 민혁에게 '계획'을 받습니다. 신분을 위조하고 과외를 얻는 것이죠.
그러며 목표또한 생기게 됩니다. 민혁 처럼 되는 것이죠.
연세대 학생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 다혜와 진지하게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민혁의 목표를 그대로 자신이 꿈꾸게 되죠.
과외를 하며 나머지 가족들도 '계획적'으로 박사장 집에 들이게 됩니다.
이 목표는 깨지게 되죠. 폭우가 쏟아지는 날 한없이 낮은 곳의 반지하로 돌아가며 기정과 하는 대화에서 드러납니다.
남매인 기정은 '민혁오빠는 애초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하며,
아버지인 기택은 가지지 못한 사람이 큰 꿈을 가지는것은 결국 실패를 가져올 뿐이라며 경고합니다.
하지만 기정은 '수석'을 버리지 않습니다. 침수된 집에서도 수석을 건져오며 수석이 자신에게 달라 붙는다고 말합니다.
다음날 파티에도 수석을 챙겨갑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계획이 조금 달라진것이 보이죠.
자신이 민혁과는 다르고, 따라서 현실을 직시하는 더 독한 계획을 세워야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여긴듯 합니다.
2층에서 파티장을 보며 한 독백도 이와 연결된다 보입니다.
지하실의 사람들을 적당히 묶어놓고 떠난 어제와 달리 직접 찍어버리기로 합니다.
하지만, 세운 계획은 실패하게 되죠.
사건 후 깨어난 기우는 자신의 꿈이 허망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닿고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수석을 그제서야 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곧 다시 목표가 생겨버리죠. 높은 지대에 있는 저 집 그 자체가 목표가 됩니다.
들고 다니며 쓰다듬던 수석 대신, 집을 망원경으로 관찰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의 메세지를 발견하구요.
다시금 계획을 세우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2. 선, 창문, 냄새와 기생충입니다.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두번째 인물, 아버지 기택입니다. 김기사죠.
기택은 대만카스테라 사업을 실패합니다. 계획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죠. 선을 넘으면 안된다는 것 또한 알긴 알겁니다.
하지만 아들이 꿈을 가져버립니다. 계획을 같이 세우게 되죠. 선 또한 넘게 됩니다.
애초에 기택은 선을 잘 지키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바깥과 연결되며 차단되는 상징인 창문에서 이를 드러낸다고 봤는데요, (이부분은 사실 과장된 해석 같기도 합니다만)
바깥에 소독약을 칠때 창문을 활짝 열어버리고 비가 오면 물이 창문으로 다 들어와버립니다.
집안으로 빗물 한방울 안들이던 박사장의 창문과는 다르게요.
아내를 가정부로 들이는 과정에서 기택이 연기 하던 장면 기억하시나요? 집에서 대본연습을 하던 중 기택이 감정이 격해지며 고양된 연기를 하는데요, 오버하지 말라고 주의를 받죠.
차를 운전할때도, 조금씩 선을 넘는 발언을 합니다. 고독한 사장님의 인생의 동반자가 된 기분이라던가, 아내를 사랑하느냐 묻는 질문 , 운전하다 뒤를 보는 습관 등 박사장의 신경을 슬슬 긁어놓죠.
그래도 탁자 밑에 숨어서 이선균의 말을 듣지 않습니까? 앞으로 선을 넘지않고 잘 지키면 계속 기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기택은 결국 이선균의 신경을 긁게 될것입니다.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 의지와는 달리 선을 넘어 퍼져버리는 냄새때문입니다.
영화 상에서 냄새가 난다는 지적을 받을 때 마다 기택은 매우 우울한 표정으로 자신의 냄새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은 배척 당할 것임을 느끼게 되겠죠.
냄새를 확인하는 씬 외에도 송강호가 그런 표정을 지었을 장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체육관에서 '무계획'에 대해 아들에게 말하던 장면인데요,
이 장면에서 송강호는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가립니다.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계획을 가지면 안된다고 말하던 표정은, 확신이 담긴 삶의 철학을 얘기하는 당찬 표정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배우게된 절망감을 드러내는 표정일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기우의 미래모습일 수 도 있겠네요.
3. 기생충
잠깐 박사장 집 지하에 기생하는 남자를 볼까요? 이 남자는 대만카스테라 사업에 실패해 숨어살고 있습니다. 음식을 훔쳐먹는다고 오해를 잠깐 받지만, 아내 봉급으로 사온 것만 먹네요. 전해지진 않지만 항상 리스펙! 을 표시하고 있구요. 센서를 대신하여 작은 일이나마 하고 있습니다.
아내도 비슷해요.아내는 부당하게 해고당하지만 울면서 남편 챙기려고 몰래 들어오는 것이 다구요. 자신의 자리를 채간 가정부에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제발 일주일에 한번씩 음식을 달라는 부탁이 다입니다. 높은 사람에게 한없이 충실하죠. 가장 얌전한 기생충일 것입니다.
그러다 일가족 사기단이란걸 알게되죠. 영화 속에선 알지 못했겠지만 카스테라 사업 폭망한 것도 기택네와 같네요. 지하방과 반지하가 만났을때 어떤 대화가 벌어지나요?
어떻게 이런곳에 사냐. 아드님이 아시면 얼마나 놀랄까. 음식을 니가 빼돌렸구나. 멍청하게 사채를 쓴거냐
vs
일가족 사기단이라고 사장님한테 말씀드릴거다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네요.
4. 하이라이트
기우는 지하실 남자의 머리를 찍어버리려 하구요, 반격당합니다. 뛰쳐나온 남자는 식칼을 기정에게 꽂아버리네요. 그러면서 리스펙!을 외칩니다. 박사장은 이 사건을 외면하고 아들 챙기기에 여념이 없죠. 차키만 외치며, 지하실 냄새에 구역질 합니다. 목표를 가질 수 없는 절망적인 삶. 결국 베어나는 냄새
때문에 결코 지킬 수 없는 선. 머리에 피흘리며 쓰러진 기우, 칼빵맞은 기정. 기택은 극도의 절망감에
죽창을 듭니다.
옆의 기생충이 아닌 위를 처음으로 노려보는 장면입니다. 영화의 에너지가 터지는 장면이구요.
설국열차가 생각나는 장면이죠. 시밤쾅! 답은 죽창이다!
딱히 답은 아니었습니다. 설국열차에서도 해석에 따라 희망은 있었다구요.
5. 비
폭우에 대해서 여러 해석이 있었는데요. 수직적 이미지의 극대화 , 심판 , 낙수효과에 대한 조롱 등등...
저는 경제 위기라고 생각했습니다. IMF 를 생각하니 꽤 잘 맞아 떨어지더라구요.
경제 위기가 아무리 닥쳐도, 부자들은 큰 손해를 입지 않습니다. 해외여행 (극 중 캠핑)이 취소되는 정도죠.
크고 든든한 유리창은 채광도 장난아니고, 비는 확실하게 막아줍니다.
폭우 속에서도 핍박받는 인디언 코스프레를 하며 텐트치고 자는게 무리가 아니네요.
그거 구경하면서 떡이나 치구요. 시계돌아간다~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라며 파티까지 준비합니다. 아이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겠다구요 ㅎㅎ IMF 때 경제 체질을 바꾼다며 늘려놓은 비정규직이 생각나지 않나요?
파티 준비한다고 쇼핑하던 장면도 인상적이었죠 ㅎㅎ
기생충의 원제는 데칼코마니였다네요.
반지하를 볼까요. 직격탄을 받죠?
평상시에도 별로 좋은 풍경은 아니었지만 조금의 햇볕이 들긴 들던 창문이, 이제는 빗물을 집안으로 퍼넣고 있네요.
집에서 그나마 가장 높은 곳에 있는게(그래서 와이파이가 터지던곳이) 변기였죠? 그 변기마저 터져 나오는 가운데 할 수 있는 일은 , 뚜껑을 덮고 그 위에 앉아 똥물을 막아보는 일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변기보다 높은 곳에 있는게 하나 있었네요. 담배요.
전화위복같은 소리하면 칼빵맞아 디져야죠?
파티 준비한다고 체육관에서 옷 열심히 골랐죠..
길어서 누가 읽을지나 모르겠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