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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18114
    작성자 : 日問又日問
    추천 : 11
    조회수 : 2134
    IP : 121.130.***.117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4/09/20 02:13:17
    http://todayhumor.com/?history_18114 모바일
    태종, (사냥하다) 말에서 자빠지다.
    태종 4년 2월 8일 네번째 기사

    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짐으로 인하여 말에서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이 알게하지 말라" 하였다.

    사관들의 완고함을 말해주는 나름 유명한 내용일 것임. 

    역사 팟캐스트를 듣는데, 태종이 미치도록 사냥을 좋아했다는 말을 듣고 실록기록을 한 번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니 위의 기사 말고도 5년 2월 7일과 14년 10월 5일에도 말에서 떨어졌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5년 2월 7일
    광주에서 매사냥을 하고 이튿날 돌아왔다. .......
    (임금이) 친히 활을 쏘다가 말이 놀라 떨어졌으나 다치지는 아니하였다.

    14년 10월 5일 
    상왕이 (정종) 말에서 떨어졌으나 다치지는 않았다.
    임금이 상왕을 받들고 해룡산 서동에 머물렸는데, 짐승이 오니 상왕이 이를 쏘고자 하다가 말이 뛰는 바람에 떨어졌다.

    이번에는 형의 낙마사고 기사... 형제 모두 사냥을 좋아했나 봅니다.


    -----------------------------------------------------------------
    사냥과 관련된 태종때의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태종1년 3월에는 문하부 낭사라는 곳에서 사냥을 자제해 달라는 건의가 두 번 올라옵니다.
    첫번째는 옥체를 보존하옵소서....
    두번째는 경연에 좀 참석하세요.... 전하 님하...   네요.

    #태종2년 2월 10일
    임금이 조용히 이숙번과 박신에게 말하기를,
    "경들이 좋을 때에 놀려면 바로 이때다." 
    하고 또 해주에 가서 유렵(사냥)하는 것이 좋다고 논하니 .....

    해석이 약간 미묘하지만
    "너희들 해주에 간다며... 카 지금 해주쪽은 사냥시즌인데 좋겠다 너희들...
    가서 월척(?) 많이 잡아와라..."
    정도의 느낌으로 들리는군요.

    #태종2년 6월 1일
    소요산에 이성계를 만나러 가려고 하니, 농사철이라 못가게 막음.
    태종 : 아! 왜???? 사냥 안해. 왜 안돼? 농사피해 안줘!
    신하 : 그래도 농사철이라 피해 줌, 줄꺼임, 줄 예정임.....
    태종 " 아 씨바... 그럼, 봄.여름에는 아빠도 못 만나냐?

    #태종2년 9월17일
    사간원에서 상소 : 님하, 경연에 좀 납시고, 사냥 좀 자제하삼...
    이에 임금은 깊이 받아들였다.  ( 레알???)

    #태종2년 9월19일
    종기치료를 위한 온천 행차를 반대하는 사간원의 상소

    님하... 26일 평주에 온천가신다면서요. 나중에 사람들이 "젊은 것이(이때 36세) 꾀병써서 병가 쓰고 낚시(사냥) 갔다고 욕해요..
    왜 수확철인 이때 백성들 피해주면서 온천 핑계로 사냥하려고 해요... 님 제발...

    태종 : 지금까지는 종기가 없었는데 왠지, 올해에만 10번 종기가 나더라
             '깊은 궁에 있으면서 외출하지 아니하여, 기운이 막혀 그런 것이니, 탕욕을 해야한다.' (크... 핑계 좋다.)
              글고 20,30대도 병 생기거든... 글고 의사도 온천이 종기에 좋다고 했거든...

             치사하다.. 니들이 온천 가지말라면 안 갈게.
             앗, 그러고보니 군사훈련 시즌이네, 10일동안 해주에서 야외훈련이다 군장싸라.

    신하 : 거긴 개간한 곳이 많아서 사냥이 안되요.
    태종 : 어허, 군사훈련이라니까.
    영무 : 여러 아랫사람들이 유전(사냥)을 안했으면 하는 것은, 진실로 전하께서 마음대로 말을 달리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청컨데 궁시(弓矢)를 차지 마시고 응구(매사냥) 만을 잡으소서...
             (매사냥으로 콜합시다.)

    #태종3년 9월25일 - 몰래 매사냥을 나감
    #태종3년 9월26일 - 대간에서 사냥을 그만두기를 청하다. (상소 올림)
    #태종3년 9월28일 - 고묘(종묘에 인사드림) 간다고 가서 몰래 사냥하다가 대간이 막자 돌아왔음
    .  
    .
    .

    #태종10년 8월29일
    광주목사에게 명하여 백성들을 독촉하여 벼를 베게 하였으니, 대개 그 땅에서 사냥하고자 함이었다. 광주목사가 상언하였다.
    "금년에 수재, 한재로 인하여 때를 어기어, 곡식이 익지 않아서 일찍 수확하기 어렵습니다."
    임금이 이를 보고 권농을 잘못하였다고 힐책하였다. 이에...
    (왕이라도 곡식이 익어가는 땅을 함부러 밟을 수 없으니 수확철이 되어서 필드가 빨리 열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것 같습니다.)

    이숙번 : 좀 있으면 송도에 갈거면서 왜 (경기도)광주까지 가려고 해요? 님하 군바리 생각 좀...
    태종 : 내가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이번엔 테스트여 테스트... 딴 건 니 말 듣겠는데, 사냥만은 양보 못해.. 셧업.

    ㅡㅡ;;;
    설명 안하겠습니다.

    #태종10년 9월 1일
    광주가 요즘 포인트라고해서 가봤더니, 입질이 없기에...
    태종 : 내가 다시 광주에 와서 사냥하나 봐라...

    #태종10년 9월26일
    새벽에 잠시 (몰래?) 사냥하고 들어옴. 의정부에게 백관을 이끌고 교외까지 나가서 영접하였다.
    임금이 들어와서 "씨바 오래 나갔던 것도 아닌데, 그것 때문에 몽땅, 우르르 교외까지 나오냐?"
    그리고서 화풀이를 함...
    그중 심도원이라는 신하에게는 칼을 씌워 유치장에 가뒀다가 조금 있다가 풀어줌...ㅋㅋ

    #태종11년 2월25일 - 보디가드 두 명이 매사냥을 하려는데 지각하였다고 유치장에 가둠.

    #태종11년 9월12일 
    경기 관찰사에게 명하여 고봉, 행주 등지에 일찍 화곡을 거두게 하였으니, 장차 사냥을 구경하고자 함이었다.
    작년 광주가 포인트가 아니었는지 올해는 포인트를 옮겼음.

    #태종11년 10월20일
    동교에서 곡식 거두는 것을 살피고 인하여, (아싸! 필드 열렸다.)
    매사냥을 하였다.

    #태종13년 2월 8일
    평주 온천에 머물렀다. 임금이 말하였다.
    "날씨가 아직도 추워서 탕목에 적당하지 못하니, 잠깐 해주에 가서 사냥이나 하겠다."

    #태종13년 3월 2일 - 사간원에서 강무(군사훈련) 등에 대해 상소하다.
    ... 또 강무는 국가에 상제(규칙, 법규?)가 있어 비록 폐할 수 없다 하오나, 먼 곳에서 사냥하여 오랫동안 신기(왕의 자리)를 비어 두심은
    국군(國君)의 원대한 생각이 아닙니다. 봄,가을 강무하는 곳은 반드시 교관(도성 주변)안에서 하여 기외에 미치지 마시고 (도성 밖으로 나가지 말고)
    수수(?) 때에는 세자에게 명하여 감국하게 하고 학문에 전심하게 하소서"
    임금이 두로 보고 기뻐서 말하였다. (??  원문은 上覽而悅之曰 . 임금이 보고서 이에 기뻐서 말하기를 정도의 해석일 듯 한데....)
    "내 실로 허물이 있었다. 간원의 말이 진실로 옳으니, 내 마땅히 이를 따르겠다."

    그리고 상왕(정종)과 같이 매사냥을 구경한다든지 , 상왕이 어디로 사냥을 떠났다던지 하는 내용이 많네요.

    넘어가서 세종시대에도 상왕(태종)의 사냥행각은 어떨런지...

    -----------------------------------------------------------------------
    #세종 즉위년 10월 9일 - 상왕을 따라 계산에서 사냥하다. 왕의 건강을 위해 상왕이 사냥을 권하다.

    상왕이 일찍이 하연으로 하여금 정부와 육조에 유시하기를,
    "주상은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나, 몸이 비중(肥重)하시니, 마땅히 때때로 나와 노니셔서 몸을 존절히 하셔야 하겠으며, 또 문과 무에 어느 하나를 편벽되이 폐 할수는 없는 즉, 나는 장차 주상과 더불어 무사(武事)를 강습하려 한다."
    고 하였다.

    -> 난 이제 왕 아니라서 대신들이 뭐라고 안하거든. 아들아 취미생활로 아빠하고 사냥은 어떨까?

    #세종 1년 2월 22일 
     태종曰 "주상(세종)의 몸이 너무 무거우니 (비만 세종... ㅜㅜ), 내일은 주상과 노상왕(아마도 정종)을 모시고 동쪽 교외 광진에 가고자 한다.
    또 앞으로 양근, 광주에서 사냥을 할 터이니, 곧 병조로 하여금 경기도 각관의 재인, 화척(광대, 백정)을 초벌리에 모이도록 약속하라.

     아빠가 큰아빠하고 같이 야외에 캠핑 가자고 하는데,
     그것이 엄청 싫은 공부 오덕 비만아의 절규가 여기까지 느껴진다.

    #세종 1년 4월 15일 
    (아마도) 아들 허락도 없이, 아빠가 매사냥 스케쥴을 잡아버렸다. 불쌍한 세종... ㅜㅜ

    그리고 두 임금 (아마 태종을 상왕이 아닌 현재권력으로 본 표현은 아닌지)이 사냥을 구경했다는 기사가 계속 나옴.
    아마도 맨날 고기만 먹고 책만 보는 주상을 끌고 나온 것이 아니었을지..

    #세종 4년 4월13일 - 검색상 마지막 기사. ( 이 해 5월 10일 이방원 죽음)
     두 임금이 직점, 마산 등지에서 사냥하고 포천의 유전에 돌아와 유숙하였는데, 몰이꾼, 방패 5백명을 놓아보냈다.

    #세종 4년 4월22일 
    세종이 신궁(태종이 있는 곳)에 문안함. 둘이 매사냥을 구경하고 낙천정에서 점심을 먹고 각자의 궁으로 갔는데 이때 아프기 시작함.

    #세종 4년 4월25일
    아버지가 아프시기에 고기매니아 세종이 고기반찬을 먹지 않는다는 기사가 나옴.

    5월2일 위독해졌고 잠시 좋아지는가 싶더니 결국 5월10일 생을 마감함..



    사냥 얘기가 하다가 나중에 잠시 이상한 방향으로 빠졌지만, 하여 권력의 화신이자 사냥 매니아인 이방원은 이렇게
    이 세상과 Bye하게 됨.

    나도 오늘 필 꽃혀서 실록을 찾아서 쓰다가 많이 피곤해져서 이만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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