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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분이 시골마을 텃세에 대해 글 올려주셔서
제가 제주도 내려와 겪은 텃세에 대해 한번 말해볼까 합니다.
(술먹고 적었는데 다 적고 보니 제가읽어도 너무 길고 뭔소린지 모르겠습니다..ㅠ)
저는 5년전에 제주도 애월쪽에 내려와서
1년의 준비기간을 갖은 후 조그마한 건물에 년세로 식당을 시작했고,
2년정도 장사를 하다가 건물주를 못견뎌 옆동네에 작은 집을 지어 이전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겪은것 처음 가게자리를 잡는거였습니다.
뭐 시골살이, 특히 마당이 있고, 텃밭이 있는 그런집이 아니라면야 생각보다 동네사람들과 부딛힐일은 없습니다.
저 사는 애월만 하더라도 시골집도 많지만 빌라도 많아서 딱히 부딛힐일은 없거든요.
문제는 가게자리를 찾으면서부터입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참 부동산법 우습게 알더군요.
총 세번이나 계약이 파기되었었고, 그중에 계약금의 2배를 돌려주었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계약 후 건물주의 사정으로 계약이 파기되면 계약금의 2배를 물어주어야합니다.)
1.5배 물어준사람도 있었는데 그것가지고 얼마나 생색을 내던지.....
심지어 가계약서에는 주민등록번호도 가짜.....
우여곡절 끝에 조그마한 건물을 임대했는데 전에는 집으로 살던 건물이라 장사를 할거면 2배의 년세
(제주도에는 월세가 아닌 1년단위의 년세로 지불하는경우가 많습니다.)
를 내라고 하길래 울며겨자먹기로 받아들였는데,
이거따지고, 저거따지며 계약서에 도장찍는데만 3개월이 걸렸네요...
인터넷에 나오는 이쁘게 꾸민 시골집은 커녕 우중충한 외관을 전혀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니
을씨년 스러워서 간판에 불을 안키면 가게인지도 모를법할 정도였습니다...
어찌저찌 계약을 하고 공사 들어갈때쯤, 이장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도시라면야 왜? 라는 생각이겠지만 시골은 시골이니까 음료수 한박스 사들고 갔더니만
첫마디가
"너 사기꾼이지?"
에휴....
젊은청년이 시골와서 장사한다면 도와주고싶은마음 절로 들겠다만
참 사람 범죄자취급에 행실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알아서 해라 라는식이니....
가게 인테리어공사를 하면 건물주는 시도때도 없이 와서 말도안되는걸로 트집을 잡으며
무릎꿇고 형님형님 하며 받들여모시기를 원하더군요 (그떄당시 제 나이가 20대 후반이였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모지란놈이라고하며 쌍욕을 퍼붓는데
뒤엎어버리기엔 너무 이미 일 다 벌려놓고 회사까지 때려치고 제주도에 내려왔는데...
참을인을 세기며 공사를 마치고 장사를 시작했더니
그놈의 건물주는 일주일에 두어번을 들락거리며 사람 성질을 긁고
(아니 안맞은면 안오면 되는거지 궂이 찾아와서 긁는건 뭐여?)
결국엔 고성은 기본에 주먹질 직전까지 갔습니다.
(CCTV 있는거 알면서도 왜그럴까....)
마을 이장은 가게 입구 막는 큰 공사를 통보도 없이 징검다리 연휴마다 진행시키고,
공사하는 사람에게 따지면 왜 공사하는 사람들에게 공손하게 대하지 않느냐, 너보다 어른인데! 라는 논리로 나오고..
장사못해서 피해보는건 누가 보상해줄거냐 라는 질문에는 나라에서 하는건데! 라며 나몰라라 식이고..
동네 사람들도 저를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은근 불편하게 만들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동네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다가 대학교 학생증이 그 은행거라 학력이 동네에 소문이 났습니다.
그 다음부터 호칭이 선생님으로 바뀐건 함정......
누군 본인 자식 과외까지 해달라 하더이다.
근데 은행도 웃기지 그걸 왜 소문내지??
제 장사도 처음이라 힘들어죽겠는데 건물주의 횡포에 탈모에 우울증까지 와서
딱 1년된 시점에서 이걸 더 해먹어야해? 라고 고민하고있는데
2년차 접어드니 건물주가 장사 더 할거야? 라고 하더군요.
5년계약인데..
안그래도 성질나 죽겠는 상황이였는데
하필 또 어머니가 외가쪽 식구들이랑 놀러오셨다가 그인간이 아들 욕하는 꼴을 보고야 마셨습니다.
더이상 이 가게에서 장사를 하는건 안그래도 타지생활 하는 아들 걱정하시는 어머니 가슴에 대못 하나 더 박는 꼴이겠다 싶어
2년 딱 채우고 보란듯이 옆동네에 건물을 올려 이전을 하게 되었지요.
나오면서 그 건물주, 이장이했던 언행들을 녹취해놓은게 이미 많이 쌓여있는 상황이라 조취를 취할까 하다가
새로 짓는 건물이 예상보다 공사가 길어지며 일단 보류하게 되었습니다.
얼굴을 안보니 마음이 평온해지더군요.
애초에 근처 사는것도 아닌 건물주 얼굴을 왜그리 많아 봐야하는지 ㅡㅡ
새 건물을 짓는것도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뭐 시골이라 그렇다기보단 누구나 다 힘들다고 하더군요
민원때문에요....
이집저집에서 별에 별걸로 민원이 들어왔는데
소음, 먼지 이런게 아니라 듣다보면 결국 본인에게 유리한 무언갈 해주길 원하더군요...
공사장에서 일하시던 모든분들이 입을모아 하는이야기가
본인들은 공사장에서 을이지만, 건축주는 동네에서 을이라고....
누구는 나무사다드리고, 누구는 지붕 보수해드리고...
도구는 왜그리들 훔쳐가시는지 원....
다행히 지금 동네는 제가 건물주라 그런지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가끔 마을 행사를 하면 수금하는 정도? 일까요
아 찬조금도 웃긴게 이전가게는 애월읍 체육대회 한다고 찬조금을 100만원 달라더군요
심지어 가게 공사중인 상황에서요
3줄 요약하면
1. 전에 만난 건물주는 대화가 전혀 안통했다.
2. 이주민을 고운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는 드물다.
3. 내가 잘난놈이란걸 알게되면 어르신들의 대우는 조금이나마 달라진다.
입니다.
너무 안좋은 이야기만 한거같은데
사실 좋은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단골손님들도 다들 성격이 천사같으시고, 동네 할머님들이 특히 그렇게 잘해주십니다.
호박도 가져다주시고, 양배추나 무우같은것도 쓰라고 가져다주시고요.
얼굴 마주치면 매번 장사 잘하라고 응원해주십니다.
제가 겪은일이 너무 다이나믹해서 그렇지요..ㅎㅎ
좀 더 자세히 쓰고싶지만 요쯤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쓰면서 또 떠올라서 화딱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