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이쪽계통에 또래보다 이른나이에 들어와
남들보다 빨리 팀장을 달았다.
그게 내인생 최고 업적이었고,
운 좋게 미국에 스카웃되어 6개월 단기로
다녀오게 된 후로 미국 가기 전보다 더 높은 페이의
더 큰 회사의 총괄팀장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어줍짢게 고작 6개월 단기였으면서
해외파랍시고 창피한지 모르고 너무 거만을 떨어댔다.
어딜가나 대단하게 여겨주고 실력도 인정 받으니
다 내 발아래 있는거 같았다.
내 밑의 팀원들은 한낱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고
나이가 많아도 무시하고 업신여겼었다.
실력만 믿고 근태관리를 엉망으로 하고,
내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하고 말했더니
팀원 전체가 퇴직서를 내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 책임을 물어 팀장자리에서 물러나
한달내내 분한마음으로 일하다가 폭발,
대표님과 한판하고 다 깽판치고 나왔다.
그 와중에 기물과 벽이 파손되었다.
월급과 퇴직금에서 손해액만큼 빼고 받았다.
그때도 난 정신을 못차리고
팀원들과 대표만 욕했다.이직을 위한 면접자리에서도..
어찌 같은 페이지만 근무시간은 짧고 더 알아주는
회사의 팀장이 되었다.
내 성질을 죽이고 최대한 팀원들에게 맞추어주다보니
그런대로 잘 지내게 되었다.
실력은 금방 인정받았고 사내의 평판도 좋았다.
그러다 보니 또 스리슬적 거만함이 고개 들었고,
근태가 엉망이 되고 내 아집대로 팀을 이끌다보니
또다시 팀원들과 불협화음이 생겼다.
조금 변했다고 생각했으나,
팀원들과의 면담에서 난 여전히 팀원들을
발아래로 깔아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이번회사에서는 내가 퇴직서를 작성했다.
대표님은 나를 잡으려는 요량으로
팀원 전원 개편을 하기로 했고 퇴사는 번복하였다.
한편 팀 개편을 위한 권고해직을 통보받은
팀원들은 반발이 컸고, 그들 나름 해직당하지 않기위한
발악을 했다.
나는 나름 내 팀을 재편성하기 위해
예전에 알던 선후배를 섭외하여 기존의 팀원들이
해직되면 바로 투입시키려 세팅해놓았는데,
1달이 지나도 회사에서 그들을 권고해직할 사유를
만들어내지 못했고,나는 팀원들과 감정의 앙금이 커졌다.
셋팅해둔 인력들도 지쳐 떨어져나갔다.
회사에 불만을 가졌다.
"나 이정도되는 급인데 너희 회사놈들은 내가
나가도 된다이거지?"
라는 ㅈ같은 거만함으로 앞뒤 재지않고
또 깽판을 치고 뛰쳐나왔다.
금방 이직이 될줄알았다.
생각보다 더 빨리 이직은 되었다.
페이도 더 많고 전보다 아래급이지만
동급중 꽤 괜찮은 회사의 팀장자리였다.
하지만..근무시간이 길고 업무밀도가 앞전 회사보다
높아 쉽게 지쳤다..
계속 앞의 회사가 그리워 연락을 했더니
깔끔하게 손절당했다.
갑자기 근무가 싫어졌다.
이직한지 단 3일만에 무단 결근..
나정도되는 사람이 너희같은 회사에 3일씩이나
근무해줬으니 오히러 고마워해라.
라는 거만함이 또 있었다.
마침 그때 예전에 근무했던 미국의 회사에서
또 단기초청 비자가 가능하다며 준비하라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예전에 같이 일했던
믿을만한 선배님과 같이였다.
준비하던차에 비자 발급 이슈로
딜레이 되었고..미국의 회사와 페이,티켓,숙소 문제로
협상 중 처음의 입장을 번복하는것에 항의했더니
아에 무산되어버렸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이번엔 대기업에 지원했던 서류가 합격되어
면접 제안이 왔으니깐.
미국회사에겐 싸가지 없는 태도로 손절을 외치고,
대기업에 면접 보러 갔다.
물론 본사는 아니고 지사지만 그래도 대기업 아닌가.
면접은 지사장과 1대1이었고 면접이라기 보단
회사 업무 미팅 같았다.
지사장님은 나를 흡족해하셨고 열흘의 대기 끝에
발령이 났고 입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미 내 거만함은 하늘을 찌르게 되었고,
차장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지만
이미 부장이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단 2주만에 또 때려치웠다.
실장이라는 사람이 내 커리어와 업무노하우,
근무스타일을 깡그리 무시하고 어줍잖게 기싸움을
하려들어서 티격태격하다 결국 또 터지고
실장과 크게 다툰뒤 무단결근-자진퇴사 코스를 탔다.
엄마에게 초등학교 6학년 이후 25년만에 뒤지게 맞았다.
나름 중소,중견,미국파견,대기업 코스라
금방 취직될거 같았다.
실제로 전전 직장 관두고 2달동안 스카웃제의,
면접 제의가 5군데나 왔었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겠거니 했다.
대기업은 지사든 계열사든 가기 싫었고
지난번은 순전히 운이었기에 못갈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몇주전 봤던 대기업 면접에서 탈락했다)
편하게 일하고 업무밀도 낮고 근무시간도 9to6이 되는
곳이고 내가 팀장이어야 한다는 조건의 회사를
찾다보니 중견은 커녕 중소에도 몇자리 없었고,
그것조차도 경쟁률이 치열했다.
나처럼 편하게 먹고살려는 베짱이들이 많았다.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돌렸지만 어디한곳
연락이 오지 않는다..
왜 그러는지 직접 전화해보니 "이력이 좋으신데
이런회사에 왜 지원하냐 부담된다" 라거나
"실업급여 받으려고 취업증명서 때문에 지원하는거 아니냐"
라며 서류에서 탈락시켰단다..
그렇게 3개월째 놀게 되었다..
모아놓은 돈(애초에 돈을 펑펑써서 모은 돈도 별로 없었지만)은 여름에 해외여행 다녀오느라 거의 다쓰고..
당장의 전세대출금도 내기 어려워서
요즘엔 알바라도 찾아보고 있다...
3개월간 혼자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우물밖의 사람들을 만나보니
나는 정말 운이 좋았던 우물속 개구리였다는걸
깨닳았다..나보다 실력 좋은 사람들은 수두룩백백이고
나는 이제 고작 보행기에서 내려와 아장아장 걸을 뿐인데
혼자 우사인볼트처럼 달리고 있다고 착각을 해왔던거였다.
그간 날 거쳐간,내가 거쳐갔던 팀들..팀원들..
그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한 내 거만함.
고작 뒷동산 한번 등반했다고 에베르트산 꼭대기에
있다 착각한 어리석음...
이제야 깨닳은 이 한심함...
나는 왜그리도 거만했고,어리석었으며, 한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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