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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20대 시절이 기억이 안날만큼..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남들 잘때 일하고, 남들 쉬는날도 일하면서. 그렇게 살았다.
나는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가 있다.
어렸을적 남아있는 기억속 아버지는 늘 집에 없으셨고,
일요일에도 없으셨다. 그렇게 집안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고 열심히 일하셨다.
그렇게 집안의 틀을 잡아가시며 직접 사업체를 만들어
운영을 하시며, 더 열심히 사셨다.
365일중에 365일을 출근을 하시며, 거의 매일 야근을
하시며, 주말 공휴일 없이 일만 하셨다.
하물며 명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실정도로
일을 최우선으로 하셨고,
가족과의 시간은 거의 없었다.
아버지는 성격이 불같고,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하신분이다.
매우 무뚝뚝하고 색깔이 아주진한 가부장적인
가장이시기도 하다.
아버지의 말은 법이고, 무조건 적이다.
나는 27세에 아버지가 반강제적으로
회사로 들어오게 하셨고,
나에게 사업을 이어나가길 바라셨다.
나는 싫었다.. 일이 싫은게 아니다.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나의 삶이 아버지의 생각과 초점으로 모든게 맞춰져서
돌아가게 된다면 내가 감당하기 너무 힘들것 같았고,
관계까지 틀어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나의 성격은 닮았지만 한편으론 완전 다르다.
주변사람들 조차 물과 기름같다고 할 정도이니,
서로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
함께 일하는 시간속에 결혼을 하고, 아기도 생겼다.
와이프는 임신초기부터 아기가 태어나 4살이 되던 해까지도
혼자서 독수공방하며, 내가 없는 시간속에서 아이를 키웠다.
와이프가 아이를 키우면서 찍은 동영상이 수백 수천개인데
그 속에서 와이프가 아이에게 자주 묻는 말이 있다.
"아빠 언제와? 아빠 보고싶지?"
웃으면서 봤던 동영상인데,
지금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슬퍼진다.
나의 핸드폰 알람시계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켜져있다.
일요일, 국가공휴일, 대체공휴일, 그런건 없이 살아왔고,
휴가도 맘편히 다녀온적이 없다. 현재도 진행중이다.
내가 쉬지 않고 최대로 일을 해본건
아마 거의 2달정도였던거 같다.
2달간 일요일 없이 밤 9시 10시까지는 계속했다.
내가 힘들고 쉬지 않는건 정말 괜찮은데
나도 가족이 있다.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빠다.
함께 있어준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 사람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처음 아버지와 일할때부터 현재까지도
나는 아버지의 모든 결정에 따른다.
나의 생각을 넣는 순간 트러블이 되고,
부자지간의 대립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었을때 주변 가족들이 힘들어진다.
어머니, 와이프, 회사 직원 등등..
나는 아버지의 감정 쓰레기통 같다.
직원에게 받은 스트레스
업무적으로 받은 스트레스
기타 타인으로 받은 스트레스 등등
아버지가 기분이 안좋고 불쾌할때
모든 화살과 불똥이 나에게 돌아온다.
다른 회사의 자식들과의 비교
누구는 어쩌고 누구는 저쩌고...
"자식이 하나만 더 있었어도"
내 자존심이 무너지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서러움에 눈물이 쏟아진다.
아버지는 늘 내가 하는 생각과 내가 하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하시고, 본인이 옳다고 하신다.
당연히 인생 선배이시고, 자수성가를 하셨으니
본인방식이 정수라 생각하실수 있지만,
지금까지 10년을 넘게 함께 지내면서,
단 한번도 내 의견을 받아주신적이 없다.
서로 의견을 공유해서 더 나은 방법과 선택으로
더 효율적인 상황을 만드는게 어려운가
A라는 의견과 B라는 의견이 서로 소통하여
C라는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와는 아버지의 생각만이 존재할뿐이다.
어느 시점이 되니 나는 내 생각을 접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결정을 아버지께 확인을 받는다.
그래야 부딪히는 일이 없다.
"사람은 믿어주는만큼 자라고
아껴주는 만큼 여물고, 안정받는 만큼 성장하는법이다"
드라마의 대사인데,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대사다
다시 봐도 참 맞는 말 같다.
함께 14년을 일하면서, 아버지 틀을 벗어나
나의 인생을 찾으려, 아버지 앞에서
서럽게 울며, 내 속의 곪아 썩어가는 감정들을
토해내며 발버둥 친적도 몇번있다.
그때마다 어머니가 타겟이 되고, 아내가 타겟이 된다.
온갖 싫은 소리를 주변 가족들에게 하시는거다.
그러면 어머니는 나에게 부탁을 하신다
"조금만 참아라."
"몇년만 참으면 아빠도 변하실거다"
그렇게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나의 생각이 존재하지 않는 삶으로.
하수아비의 삶으로.
나의 생각과 감정따윈 필요없는 시간으로.
둘째 6살 아들과 몇일전 손잡고 걷고 있었다.
대화없이 손잡고 걸어가고 있는데
아들이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빠는 꿈이 뭐야?" 라고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놀랍기도 하고
뭐라고 해야할지 너무 당황했다.
나는 잊고 살았다.. 아니 꿈없이 그냥 시키는데로
허수아비처럼 살았다.
"응 아빠는 너랑 누나가 아프지 않고
잘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게 꿈이야"
라고 대답했다.
대답은 했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더 단단하고 더 듬직한 아빠이고 싶은데
나는 텅빈 빈껍데기같다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채운다.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도 부모와 자식관계가 틀어지진않을까?
41세에 아버지의 틀을 벗어나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니
두려움이 앞선다.. 뭘 해야 하지..
내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될까.
어떤게 최선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다시 웃으면서 살 수 있을까.
하루하루 지내며, 느껴지는 이 감정들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고민해도
나는 계속 제자리다..
그만둬도 문제고 계속해도 문제다.
진퇴양난이다.
사도라는 영화가 있다.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역사의 진실이 무엇이든 중요하지않고
그 영화 자체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회사로 가는 길이 천근만근이고..
내 마음도 천근만근이다.
언젠가 출구가 나오겠지. 빛이 보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다시 곪아가는 내 마음을 추스려
오늘도 기약없는 어두운 터널속을 나홀로 걸어간다.
나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니까
살아간다..
- 2024년 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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