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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2년째 되가는 부부인데요
이대로 가다간 이혼할것 같은 부부입니다.
아니 어쩌면
남편은 별 생각없는데 저혼자 이혼생각하는거일수도 있구요..
처음에는 좋았습니다
코로나때라 어딜 놀러가고 밤늦게 데이트하고, 못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남편은 회사다니고 저는 회사 그만두고 집에서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구요
아침에 회사 나가면 전 청소하고, 빨래하고, 운동한다음
저녁되면 저녁밥을 차립니다
이런 생활 패턴은 1년이상 지속됬어요
그러다 점점 남편이 저에 대한 불만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치약 뚜껑 꽉 닫아놔라,
싱크대에 음식물 하나 보이지 않게 해라
왜 자꾸 드라이기 찬바람으로 설정해놓냐.. 등등
남편은 정말 예민하고 깔끔한 성격인데다 손해보는 성격이 절대 아니라서
이런부분을 잘 캐치해냅니다ㅜ
남자치고는 너무 예민해서 입맛도 까다롭고 성격도 예민해서 사람들이 쉽게 다가오는 성격이 아닙니다
대신, 이런 성격덕분에 똑부러지게 사업을 잘 운영합니다
반면 저는 나쁘게 말하면 유우부단, 좋게 말하면 둥글둥글 해서
기분나쁜일 있어도 웃으면서 넘어가고 처음본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는 절대 세심한 성격이 아니고 제가 훨씬 둔해서
늘 저는 ' 다음에 잘할께' 라고 말하구요
최대한 맞춰줄려고 노력했는데
계속 화만 내고.... 꼬투리 잡고
이러다 보니 주종관계가 성립된듯한 느낌이 됐습니다
나는 늘 혼나는 학생이고 남편은 혼내는 선생처럼요.
이런 날이 지속되니 저는 점점 지쳐갔구요
화장실을 반딱반딱하게 청소해도
어차피 다른 부분에서 뭐라고 할께 뻔하니
뭔가 제 마음속에.... 자포자기 심정? 같은게 생겨서
그때부터 유우부단해진것 같습니다..
남편은 낚시광입니다.
매주마다 낚시하러 가는데
그동안 낚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적 절대 없습니다
오히려 저도 낚시 잘하고 싶은데
워낙 소질이 없어서
배 위에서 민폐끼치느니
차라리 집에 있으라고 합니다.
어느날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낚시를 하고 밤늦게 온날,
빨리 낚시 장비 정리를 하고, 청소하고
생선손질하는거 도와주는게 루틴인데요
그날은 갈치를 40여마리 잡아온 날이었구요
정말 많이 잡아왔더라구요
그래서 미친듯이 갈치 손질을 시작했습니다
머리 따고, 내장 빼고, 지느러니 자르고...
미친듯이 해서 새벽2시쯤에 끝내고
토막을 내서 보관을 해야 되는데
너무 졸리고 손목아프고 이래서
안그래도 둔한데 행동이 많이 느릿느릿 해졌어요
되게 답답했는지 소리를 꽥꽥 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저는 결국 울었구요
근데 느낀게 제 행동땜에 화가 난게 아니라
본인이 피곤하고 빡쳐있는 상태에서 저한테 화풀이 했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예전에도 몇번 그런적 있구요
침대에서 울고 있는데 옆에 와서 하는 소리가,
제가 더더 완벽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서
미안하다고 했네요
아 그래서 그때 알았어요 남편은 완벽주의자 구나
그때 뭔가 현타가 오더라구요
여기서 얼마나 더 완벽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래도 이건 같이 생활하는 규칙이니
맞춰주고 지켜야 되는거라 둘째치는데
진짜 힘든건 외로움입니다.
인스타를 하다보면 젊은애들 끼리 어디 놀러가고
좋은데 많이들 가던데
그거 보면 부럽고 외롭습니다...
여행간지 몇년째인지 생각도 안나고, 카페도 늘 저 혼자 가고
뭔가 부부끼리 한걸 생각하자니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아요
가을이라 요즘 날씨 좋던데
남들 다가는 강릉여행 부산여행
나는 한번 연인끼리 가볼수나 있을까 싶고...
어차피 저런 좋은데 가도 저랑 관계가 서먹하니
결과는 안좋을께 뻔해서..
저랑 같이 뭘 하는것보다 친구들이랑 낚시 가는거 훨씬 좋아하는거 알고 있습니다
마음 아프지만 그냥 어디 갈래? 이런말 안하게 되네요
길에 가다가 부부끼리 커플티 입고 시장보는거 보면 부러워요
저는 혼자 장보거든요
맨날 저녁 메뉴 전전긍긍하고...
그리고
잠자리도 잘 안합니다
손도 안잡고
키스도 안해요
어쩌다 하는 잠자리도 형식적으로 합니다 심지어 타이밍도 안맞아서,
남편이 꼴릴때 응해주기는 한데 그냥 남편만 좋은거 해주는 꼴입니다..
전희, 애무 일절 없어요
주말에 남편 낚시가고 어쩌다 저 혼자 밥차려 먹으면
그때 너무 외롭습니다..
외식하고 싶은데 할수도 없고
친구들도 다 결혼하고 가정이 있어 매번 불러낼수도 없고
이런 사정을 쉬쉬해서 저혼자 앓고 있습니다
저희집 근처에 유명한 칼국수 집에 있는데,
멀리 지방에서 와서 줄서서 먹는 칼국수를
저는 단 한번도 먹어보질 못했습니다
같이 먹고 싶다고 노래 불러봐도 먹어보질 못했어요
주말마다 자꾸 그게 생각이 나서 더 외롭고 배고프고 그럽니다..
뭔가 제 입장에서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충족되는게 단 하나도 없어서
낮에도 밤에도 너무너무 외롭네요
그냥 늘 매일매일 외롭네요
글이 길었네요
읽든 안읽든 너무 외로워서 글을 쓰게 됬습니다
이렇게 라도 써야 좀 덜해지지 않을까 해서...
차라리 혼자가 되면 좀 나아지려나요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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