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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오래잤다 싶었는데 상쾌하진 않은 아침이다. 두 세가지 꿈을 꿨는데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매번 이런 꿈만 꾼다
일어나자마자 항상 하는 일. 휴대폰을 켜 투자내역을 확인하기. 아, 또 떨어졌다. 팔 걸… 이라고 할 때 팔 걸… 이라고 할 때 진짜 팔 걸… 이러다 본전치기나 겨우 하겠다
졸업 후 8개월이 지났다.
하루 일과는 이렇다. 일어나서 몇시간은 의미없이 보낸다. 대체로 유튜브를 보는 일. 그러다 씻고 11시쯤 출근한다. 말이 출근이지 엄마 사무실에서 가만히 앉아 있다.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쓸모없는 인간이란 게 이런 것.
최근에는 책을 좀 읽었다. 좀 많이. 한 달에 몇 권씩 읽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책 표지를 봐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다른 사람들도 똑 같은 건지, 아니면 혼자 시간낭비를 한 건지. 그래도 머리에서 며칠씩 맴도는 구절들이 있다. 지금 생각나는 건, ‘인생의 목표를 행복으로 두지 말라’는 것. 그리고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강박 투성이었다. “방학하면 알차게 보내야지”, “졸업하면 열심히 살아야지”, “집가면 밀도있게 쉬고 책도 열심히 읽어야지” 등등.
실천하지 않았다. 과거의 다짐들은 현재라는 강을 건너면 젖은 설탕처럼 사라져버렸다. 순간은 달았지만, 강을 지나고나면 내게 남는 건 허탈함 뿐
평생 꿈만 컸다. 아니 욕심만 많았다. 감사할 줄 모르고, 안하무인했다. 지금도 그렇다.
상대방과 나 사이에 벽을 쌓았고, 교류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이 정답임을 고짐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남에게 강요하지는 않았다는 것
이 글을 다시 볼 몇 년 뒤에는 같은 실수만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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