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이름:카탈로그, 여, 3세)와 함께 생활한 지 11개월차 여자사람입니다.
동게에 다른 분들도 글을 쓰셨지만, 저희도 시작되었습니다. 털갈이.
추운 겨울, 유일한 장점이었던 것이 고양이 털이 덜빠진다는 것이었는데,
최저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안곳곳에 떨어진 털조각들이 늘어나더니,
얼마전 의자에서 내려오시는 미세스 카탈로그의 등 위로 흩날리는 털들을 보고, 폭풍 브러싱이 필요한 시점이 왔음을 인정해야했습니다.
폭풍 브러싱의 도구입니다. 왼쪽부터 오늘의 주역인 퍼미네이터, 평상시 사용하는 브러시, 애묘인들의 든든한 조력자인 돌돌이입니다.
퍼미네이터로 죽은털들을 최대한 긁어내고, 브러시로 정리한 후, 표면에 떠있는 털들을 돌돌이로 제거합니다.
퍼미네이터, 한국에서 직구로 구매하신 분들도 많으신 것 같더라구요.
일본 아마존에서 5000엔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했습니다.
인터넷에서의 설명도 그렇고, 실제 제품을 봐도 빗 부분에 칼날같은 건 없어서 솎아내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엄청난 양의 털들이 끌려나옵니다.
뽑히는 것도 아닌게, 전혀 아파하진 않아요.
브러싱 도중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사진을 찍고 있을 여유따윈 없으므로, 브러싱 후의 사진만 올립니다.
퍼미네이터를 사용할 때는 주로 욕실에서 브러싱을 합니다.
정말 엄청나게 털이 날리기 때문에, 다른 방에서 브러싱을 하면 뒷감당이 안돼요.
제 바지에 뭍은 털만해도 탁구공 하나 정도는 만들수 있겠습니다.
바지는 버렸습니다. 저거 다 못 뗌.
빗겨나온 털들입니다.
대야 반정도는 털 날리지말라고 물을 담아두긴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엄청나죠...
폭풍브러싱의 복장.
머리에는 샤워캡(이 다 떨어져서 헤드타월), 호흡기 보호를 위한 마스크, 털이 잘붙지않는 방수점퍼, 버리기 직전의 바지.
사실, 날이 좀 따뜻하면, 홀딱 벗고 작업합니다.
미세스 카탈로그 털정리 다 해드리고 나면 욕실과 온 몸이 털투성이라, 어차피 끝나면 샤워해야하거든요.
물론, 홀딱 벗고도 마스크는 꼭 낍니다.
눈도 간지러워서 고글도 구입할 예정입니다.
그럼 더 웃기겠죠. 홀딱벗고 고글과 마스크라니...
이렇게 모여진 미세스 카탈로그의 털은... 예쁜 인형으로 변신!!!
따위 하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갑니다.
며칠전에 저렇게 브러싱을 했는데, 여전히 풍성하신 미세스 카탈로그.
털이 삐친건 브러싱 때문이 아닙니다. 그루밍 직후라 그렇습니다.
한 겨울 눈쌓인 바깥 풍경을 바라보시던 미세스 카탈로그님
눈이 궁금하신가 해서 뭉쳐서 가져다드렸더니, 한껏 경계하시는 미세스 카탈로그.
"오홍??"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왜? 나때문에 불편해?"
"이것 봐라??"
창가에서, 온열 매트를 베개삼아 낮잠을 즐기고 계신 미세스 카탈로그
"어, 닝겐 왔냐"
"난 한숨 더 잘테니 밥해놔"
엄... 마무리를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으니 미세스 카탈로그 사진으로 만든 초상화 남기고 갑니다...
다들 털갈이 시즌 건투하시고, 살아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