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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178814
    작성자 : 2월23일
    추천 : 7
    조회수 : 871
    IP : 220.120.***.229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0/01/20 14:20:3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78814 모바일
    사당역서.. 참;
    제가 지방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방학을해서 내려왔는데 어무이가 형 고시원에 반찬좀 가져다 주라면서

    반찬통을 주셨어요. 그래서 출발 사당역에서 신림역을 가기위해 갈아타려고했는데

    실수로 반대방향으로 가는 2호선으로 들어가서 다시 나오려고 카드 찍으려는데

    옆 에스컬레이터에서 막 우당탕쿵쾅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그래서 보니 어떤 할머니가 굴러 떨어지셔서 넘어져 계시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황급히 에스컬레이터 끄고 역무원좀 불러달라길레

    막 뛰어서 역무원을 불러왔습니다. 불러왔더니 사람들이 할머니 주위를 둘러싸고

    한 여자분이 119에 신고하고계시더라구요.

    할머니가 앞으로 굴러떨어지셧다길레 머리쪽을 다치신것 같은데 웬지

    섣불리 움직이거나 그러면 안될것같아서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좀당황해서 뭘해야될지 잘 모르겟더군요.)

    여자 두분이 그상황에서 참 잘 해주시더군요.

    그래서 여기선 제가 할일이 없겠다 싶어 지하철 위로 올라가서 119를 기다리고있었습니다.

    그런데 119가 너무 안오더라구요. 그사이에 사람들이 할머니를 에스컬레이터 위로 옮겨놓으셧어요.

    그래서 119에 전화를했더니 봉천동인데 차가 막혀서 지연이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여자분이 할머니 의식이 없으시다고 소리를 지르시길레 119에 의식이 없으신것 같다고 말씀드렷더니

    끊지말라고 의사선생님과 연결시켜드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의사선생님과 연결이 되자마자 사람들 틈을 들어가서 지금 의사선생님과 연결됐다고

    여자분께 핸드폰을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저보다는 이분이 더 나을것 같더군요.

    안색이 어떻냐느니,손톱색깔은 어떠느니,상처는 어떠느니 이런식으로 의사선생님과 대화하시길레

    저는 다시 지하철 위로 올라가서 119를 기다렸습니다. 올라갔더니 아까 그역무원분께서도

    119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그렇게 위아래를 오르락내리락하다가

    119가 왔고 오자마자 여기라고 계단을 뛰어내려가면서 119왔다고 잠시만 비켜달라고 외쳣습니다.

    119아저씨가 남자두분 도와달래서 처음으로 들것에 사람을 옮겨서 실었어요.


    그리고 응급차 떠나는걸 보고 지하철로 내려왔는데 그많던 분들이 다 가셧더라구요.

    어떤 아줌마는 할머니 옆에 쓰러져계시는데 옆 보호자 분꼐 어떤관계냐고 계속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그 할아버지가 이사람 친오빠라고 말을 했는데,

    그아주머니꼐서 "친오빠는 무슨, 딱봐도 애인이구만.." 이러면서 멀찍이 떨어져 구경하면서 수다를
    떨고계시더군요. 작게 혼잣말로 말하셨지만 제가 바로옆에있어서 다들리더이다..

    순간 "아줌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무슨.." 하고 말하려다 그냥 참았어요..

    그래도 제 갈길 멈추면서 걱정해주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흐뭇하더군요.

    인터넷에서 군중심리 뭐니 하면서 그래서 불안하고그랬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달려와서 도와주시려고하는걸 보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아직 세상은 살만한가 봅니다.




    ps. 상황이 다끝나고 이러면 안되지만 내심
    제 핸드폰을 받은 여자분이 웬지 감사하다고 밥이라도 산다는 말을 기대하고
    또 제가 먼저 그렇게 말하려고했지만.. 이분 제 핸드폰 땅에 놓고 신경도 안쓰더군요..
    눈물을 머금고 그냥 제손으로 집어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으헣헣 ㅠ


    또 응급차에 실어보내고나니 어떤 몽골옷입으신 여자분 한분이 앰프를 놓고 오카리나 연주를 하시는데
    눈을 감고 자기 연주에 푹빠져서 하시는모습이 너무 멋있고 열정적으로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아무도 감상비에 돈을 안넣으시길레 제가 큰맘먹고 첫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주머니에 있는 잔돈을 넣어서요(넣은후에야 차비란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 4곡 정도 더듣고 계속 박수쳐주고 그러는데 이분 한번도 안쳐다봐주더군요..으헣헣 ㅠ

    그래서..아.. 갑자기 흔하지 않은 일을 겪어서 용기가 생기고 운이 있나 생각했었는데.
    역시 난 오유인의 재질을 타고난 걸까.. 라고 자책을했죠.


    그리고 반찬통 주고 신림역에서 나오는데 언빌리버블!!아까 할머니 해주시던 여자분중 한분을
    만났습니다!
    신림역 지하철 타려고 내려가는데 수많은 인파속에서 정말 보이더군요.

    그래서 그 여자분꼐 아까 그분이시죠? 정말 괜찮으신분 갔다고 제가 나중에 밥한끼
    사드려도 될까요? 라고
    그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생각과 모의실험,대채방법을 생각하고 말을걸려던순간

    수많은 인파에 밀려 저는 슬픈 이별을 했습니다.. 으헣헣 ㅠ


    이것이 모두 오유의 힘이라면 저는 오유를 끊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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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0 14:23:27  211.253.***.18  Nov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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