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대전기 잉여 무기와 신형 무기들이 마구 섞여 등장했습니다.
M8 그레이하운드
운용국가: 대한민국
엄밀히 말해서 그레이하운드는 전차라고 불릴 수 없습니다. 일단 궤도식이 아닌 장륜식이고 장갑도 소총탄 정도만 방어될 정도로 빈약합니다. 다만 전쟁 초기 국군의 유일한 기갑병력이었다는 의미로 목록에 넣었습니다.
M36 잭슨
운용국가: 미국, 대한민국
M36 잭슨 역시 원래는 전차가 아닙니다. 전차처럼 생기긴 했지만 오픈탑이고 대보병 무장도 빈약한 대전차 자주포입니다. 그러나 일단 저렇게 생겨먹은 것은 죄다 써먹어야 했던 전장에서 전차처럼 쓰이게 됩니다. 전차마냥 쓰기 위해 보조종수가 기관총을 쏠 수 있도록 개조됐고 전쟁 중 국군에 공여됩니다.
M24 채피
운용국가: 프랑스, 필리핀
제2차 세계대전 최고의 경전차입니다. 미국이 만든 전차이지만 이미 미국은 후속 경전차인 M41 워커불독을 배치 직전에 두고 있었습니다. 특히 프랑스군의 채피는 주포가 망가질 정도로 많이 굴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채피의 주포로는 북한군의 T-34 전차를 격파하기 힘들었습니다.
M4A3E8 '이지에잇' 셔먼
운용국가: 미국, 대한민국, 영연방국
제2차대전 당시 미국을 비롯, 소련을 포함한 모든 연합국이 공여받아 나치와 일제를 줘팸하던 걸작 중형전차입니다. 한국전쟁에서 운용된 셔먼은 최종진화형인 E8형으로 76미리 속사포를 달고 북한군의 T-34와 경쟁을 할 정도의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오히려 산악지형에서는 부앙각이 좋고 기동성이 뛰어나 더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했습니다.
M26 퍼싱
운용국가: 미국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최강의 전차입니다. 대전기에는 소량 생산돼 마지막 발악을 하던 나치 기갑부대를 박살낸 전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중전차로 개발됐고 지나치게 느린 기동력으로 한국전쟁 당시에는 주로 지원 사격등을 맡고 기동전은 셔먼과 같은 다른 전차가 맡았다고 합니다.
M46 패튼
운용국가: 미국
퍼싱의 느린 기동성, 셔먼의 뒤쳐지는 공격력에 미국은 최후의 중형전차, M46 패튼을 전장에 투입합니다. M46은 명실상부 UN군의 주력 전차가 돼 지상 전투에서 적잖은 활약을 펼칩니다.
M47 패튼
운용국가: 미국
당시 개발 막바지에 있던 미국 최초의 MBT, M47 패튼의 첫 실전 무대로 한국전쟁을 택합니다. 52년 12월, 총 5대만이 한반도를 밟았으며 이듬해 4월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이 M47 패튼은 6~70년대 한국에 수입돼 국군의 주력 전차로 제식채용됩니다. 이 전차의 후속인 M48 패튼은 아직까지도 일부 육군과 해병대에서 사용중입니다.
M41 워커불독(T41)
운용국가: 미국
당시 개발중이던 전차가 극소량 한국땅을 밟았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제식명인 M이 붙지도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 때 쌓은 실전 경험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널리 쓰이게 됩니다.
M10 아킬레스
운용국가: 영연방(캐나다)
미국의 대전차 자주포 M10 울버린에 영국의 명품 주포 17파운더를 올린 버전입니다. APDS(분리철갑탄)를 사용할 수 있어서 구경에 비해서 관통력이 뛰어납니다.
크롬웰 순항전차
운용국가: 영연방(영국),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빠른 전차인 크롬웰입니다. 특이하게도 북한군도 크롬웰을 사용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소련에 공여한 크롬웰이 북한으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또한 영연방은 국군에게 크롬웰을 공여한 적이 없으나 북한군이 놓고 도망간 크롬웰을 노획했을 가능성을 높게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곧 영국군이 다시 회수해갔다고 합니다.
처칠 크로커다일 보병전차
운용국가: 영연방(영국)
이 전차는 그냥 전차가 아니라 무려 화염방사 전차입니다. 차체에 달린 기관총을 제거하고 화염방사기를 달아 보병을 태워죽이는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나치를 불태워 죽이던, 영국의 변태성을 보여주는 전차입니다. 사진은 부산항에서 찍혔다고 하며 보병전차 특유의 등판력으로 느린 속력에도 나름 쏠쏠하게 쓰였다고 합니다. 2차대전기에 등장한 1차대전식 설계사상의 전차의 마지막은 더 화려했습니다.
센추리온 Mk. III
운용국가: 영연방(영국)
한국전쟁 당시 M47 패튼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성능이 가장 뛰어난 전차였습니다. 최고속도는 느렸지만 기동력 자체는 패튼이나 퍼싱보다 뛰어났고 주포안정기를 달아 이전까지 그 어떤 전차도 해내지 못한 기동 사격이 저속에서나마 가능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사용하던 전차는 맞추지도 못하는 거리에서 센추리온은 T-34의 포탑전면을 관통시킬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놀랍게도 센추리온 전차는 북한군이 운용하던 자국제 크롬웰 전차를 격파한 기록이 있습니다.
T-34/76
운용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
2차대전 초기에 생산됐던 T-34의 76미리 주포 버전의 후기형입니다. 1945년까지 대부분의 T-34/76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BBC의 한 다큐멘터리에서 북한이 이 전차를 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T-34/85
운용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
전세계를 파시즘으로부터 구원해 한반도에 광복을 불러왔던 전차이자, 한민족의 동족상잔을 불러온 전차입니다. 북한군은 1950년 6월 25일 4시, T-34/85를 주력으로 하는 전차부대를 앞세워 남침을 강행합니다. 당시 T-34의 완성도를 얕봤던 미국의 오판으로 국군에겐 전차는 커녕 변변한 대전차포조차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무반동총이나 57미리 대전차포가 있기는 했으나 45mm 경사장갑에 일부 전차는 75mm까지 장갑을 강화한 T-34/85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국군은 전차 또는 그에 준하는 무기를 미국에 요청했으나 미군은 초기에 통상 보병 무기로도 북한 기갑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연전연패였고 결국 항공대를 동반한 UN군의 기갑병력 투입으로 반격을 시작하게 되죠.
SU-76M
운용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소련이 임시로 사용하던 자주포/대전차자주포입니다. 2차대전 당시에는 나치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에 영 쓸데가 녹록치 않았지만 대전차 전력이 전무했던 한국을 상대로는 어느정도 성과를 올립니다. 다만 북한군은 얇은 장갑과 오픈탑이라는 특성에도 전차처럼 자주포를 운용해 T-34와는 달리 수류탄 등에 쉽게 무력화됐습니다.
(위에서부터)SU-85, SU-100
운용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용된 기록은 있으나 누가 운용했는지는 불분명
IS-2
운용국가: 중국
제2차 세계대전 최강의 중전차인 IS-2는 주포가 본디 야포였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자주포처럼 운용합니다. 사실 이 시기에 전차전이 통상적이지 않고 포격전으로 이어진 데에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M5 스튜어트
운용국가: 중국
중국이 왜 미국 전차를 운용하는지 이상하겠지만 국공내전 당시 노획한 전차입니다.
(위에서부터) 95式 ハゴ(95식 경전차 하고), 97式 チハ(97식 중(中)전차 치하)
운용국가: 중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다들 아시다시피 일본제국의 전차는 하나같이 쓰레기였습니다. 그러나 기갑전력 하나 없던 대전기 중국을 상대로는 상당한 전력을 올리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전차들은 중일전쟁 당시 중국이 노획한 전차들입니다. 사실 한국도 제주도 등지에 일본이 이런 쓰레기 같기는 해도 자국 전차들을 짱박아두고 돌아갑니다. 그러나 동남아, 중국 등 국가들과는 달리 미군이 이 전차들을 모조리 태워버립니다. 이 때 전차를 폐기하지 않았다면 한국 최초의 기갑전력은 일본제였겠죠? 뭐 아무튼 중국의 일본제 노획전차는 한국전쟁 당시 전장에서 정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외에도 M4 셔먼을 공산군이 운용을 했다는 말이 있으나 사실확인을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