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베네수엘라의 콘피난사가 야심차게 45층짜리 금융센터를 만들기로 계획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Centro Financiero Confinanzas(콘피난사 금융센터), 현지인들은 Torre David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 이 회사가 1994년 파산하면서 이 거대한 빌딩의 건축은 중단되고 맙니다.
하지만 이미 80%가까이 완성된 이 건물은 해체비용도 너무 많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방치됩니다.
그렇게 저주받은 흉가가 되어버리는줄 알았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집을 구하지 못한 빈민들이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뼈대에 시멘트만 앙상한 이 건물을 집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했지만
튼튼한 건물은 내부 인테리어만 썰렁하지 공간도 넉넉하고 방열도 잘 되어있어서 위험한 바깥에서 노숙하는 것보다 훨씬 나았던 것이죠.
그렇게 빈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이 건물은 3000명 가까이 모여들어 하나의 마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22층까지 물을 끌어다 쓰고 안에 식료품점과 이발소까지 생겼어요.
주변 사람들은 건물에 빈민들이 모이는것을 싫어했지만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함부로 쫓아내지도 못했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쫓아내면 갈 곳 없는 3000명의 사람들은 근처에서 범죄를 일으키니까요.
그러다 결국 2014년 정부는 치안 유지를 위해 이곳의 주민들을 쫓아내기로 합니다.
2015년 이 건물에 사는 빈민들을 정부 소유의 아파트로 이전시키면서 1가구 1주택을 줘버렸습니다(!)
직후 베네수엘라가 경제위기를 겪었으니 조금만 늦었으면 현재도 쫓아내지 못했을 거에요(..)
사진들은 과거에 사람들이 살던 때에 찍힌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