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동생은 25세 군필 남자 대학생으로,
공대생이다. 서브컬쳐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적은 편이며,
영화도 그리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게임을 더 많이하는
평균적인 청년이라고 할 수 있다.
헌데 공대생 특성상 주변에 SF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 영화관을 간다 하면 그 친구들 따라
영화를 맞춰보게 되는 케이스가 잦아졌는데,
얼마 전까지 히붕이건 인싸건 챙겨보는 어벤져스3를
봐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늘 그렇듯 그냥 예습 없이 보면 될텐데, 웬일인지
필자의 동생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덕후인 필자에게
어느 편 순서로 챙겨봐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아, 마블 시네마틱 보시려는구나!
라고 말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필자는 침착하게 순서를 알려주었고,
동생은 2주만에 19편을 독파하고 후기를 남겨주었다.
히붕이가 아닌 일반인 A의 시각에서 바라본
마블 시리즈 별 감상을 간단히 써보도록 한다.
1. 아이언맨 시리즈
1>3>2
역시 갓이언맨.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라고 한다.
1은 자기가 본 19편 중에서 가장 재밌고 신선했다고.
2는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동생 기준에서도 좀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라고 깠다.
3편은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에서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빌런은 좀 실망이었다고.
2. 캡아 시리즈
3>1>2
특이하게도 윈터솔져는 재미없었다고 한다.
지루했다고(?) 한다. 취존....
윈솔이 바이블 급인 히붕 매블-충들에게는 조금
의아할 수도 있겠다.
다만 퍼벤져는 그 쌈마이한 느낌과 좆밥->초인이 되는
과정이 좋았고
시빌워는 팀업 무비랑 스까지고 드라마도 더해져서
굉장히 재밌어 했다.
우르르 나오는걸 좋아하는거 같다.
캡틴 자체는 별로 안좋아하더라.
좆밥이 자꾸 나댄다고 하더라.
다만 시빌워는 의외로 그 복잡한 사정을 이해하고
양쪽 입장 다 타당하다고 수긍하더라 ㅇㅇ 이건 의외.
라그나로크 볼 때 쯤 되니까 자꾸 파워 밸런스 물어보기
시작함. 기준은 캡틴. ex) 아스가르드인이랑 캡틴이랑
뜨면 누가 이겨?(아스가르드인이 이긴다고 대답해줬다.)
참고로 본인은 캡빠다. 하지만 동생의 지적은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했다.
3. 토-르 시리즈
3>2>1
이 쯤부터 동생의 취향과 영화 안목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다크월드가 1보다 낫다고?
일단 토르가 더 쌈박하게 싸워서 1편보다 높게 쳐줬다고 한다.
파워가 세게 나오면 만족하는거 같다.
라그나로크는 웃기면서도 토르가 세게 나와서 좋았다고.
제인 이쁜데 왜 3편에서 헤어졌냐고 물었다 페....ㅁ
4. 가오갤 시리즈
1>2
캐릭터들이 먼가 안친숙하고 별로 안세보여서 그닥이라고 한다
다만 엄청 웃기고 재밌고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먼가 병신 같은데 멋있다고.
거듭 말하지만, 졸라 먼치킨을 좋아하는거 같다.
5. 닥터 스트레인지
닥스가 세고 멋진건 알겠는데 영화 자체가 재미없었다고 한다.
지루하다고....
인워에서 저거 보단 세지? 묻길래 그렇다고 대답해줬다.
6. 홈파이더맨 & 앤트맨
매우매우매우 만족. 아이언맨 1과 함께 쓰리탑으로
재밌게 봤다고 한다.
미 미 듀오를 묶은 이유는 동생이 순서를 갑자기 쌩까고
벌레 시리즈를 두편 연속으로 봐서 그렇다.
영화에 대한 감상과 리액션도 그만큼 강렬했다.
이쯤 되서는 이 새끼 영화 보는 취향을 종 잡을수 없어졌다.
인싸는 어려워
7. 블랙팬서
쓰레기
8. 어벤져스 시리즈
1>3>2
어제 3까지 봄으로써 동생은 19편의 정주행을 마쳤다.
2편은 히붕이들과 마찬가지로 악당의 카리스마가 없다고
극디스를 시전했다. 도대체 울트론 새끼는 왜 나왔냐고 묻더라.
(나도 모른다고 얘기해줫다. 내가 좆스웨던도 아니고)
1편은 걍 꿀잼이라고 한다. 우르르 나오는데 먼가
밸런스도 좋고 분량도 좋고. 어셈블 장면은 전율이
일었다고 한다. 결말도 깔끔해서 넘 좋았다고.
다만 3는 조금 양분된 반응을 보였다.
졸라 다 멋있고 간지나게 나와서 좋았는데
갑자기 결말이 절반 뒤지는걸로 나와서 혼란스럽다고
자기 나름대로 4편의 이야기는 이렇게 될 거 같다고
형을 붙잡고 얘기하기 시작하는데,
병신 TV 스러운 가설을 내뱉기 시작하는 동생을
보며 히붕이 형님은 뿌-듯 했다.
아무튼 우리 형제는 이제 사이 좋게
앤트맨 와스프, 캡틴 마블, 그리고 어벤져스 4를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