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장 초반 코스피 1840선이 붕괴됐다. 설 연휴를 보낸 국내 주식시장이 연이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전날 하루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약 45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176조6460억원을 기록, 설 연휴 직전인 5일 1212조1760억원 대비 35조5300억원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이 5일 201조8370억원에서 11일 191조8350억원으로 10조20억원 감소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대형주마저 줄줄이 무너지면서 코스피 시총 10위 종목들의 시가총액 규모는 설 전 390조6005억원에서 379조6761억원으로 11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 중 시총 비중 18%가 넘는 삼성전자에서만 5조원이 날아갔다.
연초 이후 하락 변동성에 시달려 왔던 글로벌 증시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닥시장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타깃이 됐다. 전날 하루동안 기관(1349억원), 외국인(1150억원) 동시 순매도로 전체 시가총액의 0.13%에 달하는 매도세가 단 하루 만에 출회됐다. 시가총액 대비 매도 비중을 감안했을 때도 2010년 1월19일(0.17%) 이후 가장 높다.
코스피ㆍ코스닥 급락 여파에 실적·업종 가릴 것 없이 신저가 종목이 속출했다. 전날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112개에 달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47종목, 65종목으로 집계됐다. 약세장에서도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코스닥에서 신저가 종목이 더 많이 나왔다. 이 중 27개 종목이 신저가로 장을 마쳤다. 디아이, 한국특수형강, 대경기계, 예림당, 코나아이, 에이디칩스, 제닉 등이 신저가로 미끄러졌다.
산성앨엔에스는 11일 종가 2만48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12만4200원) 대비 80% 가까이 빠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북한 미사일 발사 이슈에 직격탄을 맞았다. 1월29일 대북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의 최대주주가 된 현대엘리베이터는 14.35% 떨어진 4만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때 중국 수혜주로 거론된 베이직하우스는 일 년 새 1만6850원(2015년 2월11일)에서 7720원까지 떨어져 반 토막이 났다. 핀테크(금융+기술)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커버리지(분석)를 개시했던 코나아이는 가격제한폭(29.88%)까지 고꾸라졌고 지난해 5월 LG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실리콘웍스는 52주 최저가로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저가를 찍은 종목은 15종목으로 세종텔레콤은 최고가 대비 68% 떨어졌다. 에임하이와 용현BM도 각각 66.08%, 60.25% 미끄러졌다. 케이디씨, 콤텍시스템, 한양하이타오, 콜마비앤에이치, 동아원, 제일제강, 지엠피, 인포피아, 하이트론, 다믈멀티미디어, 피엘에이 등이 최고가와 비교해 최소 48%에서 58%까지 급락했다.
유망하다고 꼽힌 제약·바이오주마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투자를 유보하라고 조언했다. 불안 심리에 못 이겨 성급하게 매도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구간상으로 보면 매도 구간으로 적절치 않다"며 "코스피는 1830, 코스닥은 630이 저점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는 시기이므로 이때를 확인하고 매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구간에 도달했다면 매도 등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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