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의 연금술사 : 3층 방으로 향하는 자
2007년 8월 11일!
숨막히는 스릴과 긴장감이 세상을 압도한다!
<클리프 행어>보다 더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액션!!
<야마카시>보다 더 리얼한 실화!!
리얼스토리, [자취방의 연금술사 극장판 - 3층 방으로 향하는 자]
지금, 새로운 안습의 신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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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스타트는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부터 씁슬한 한 청년의 하루를 보고하고자 한다.
아 줘낸 회상하려고만 해도 눈물날라 그러네...ㅠ
어제 오랜만에 동기들이 술을 마시자고해서 나는 땡전한푼 안들고 냅다 튀어갔다.
열쇠로 문을 꽁꽁 잠그고.
그렇게 학교에 도착해서 국문과 축제때 할 연극 연습을 마치고는 미칠듯한 스피드로 술집을 향해 달렸다.
나 : (몹시 화난 표정으로)술내놔!
술집아주머니 : (어이없어 하며)드, 드리겠습니다.
나 : (손사래를 치며)필요없어!
...라는 식의 대화는 물론 오가지 않았지만 M양이 시킨 파전에 동동주는 요즘 금식다이어트(다이어트라고 말하고 싶겠지)로 지쳐있던 나의 몸속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레쥬베네이션포션 마냥 알흠다운 조합이 아니라고 할 수 없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아 뭔 개소리야 이거;; 어쨌든 닭치고 술마시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주머니가 허전했다.
...열쇠가 있어야할 주머니인데 말이지...
나는 술먹다 말고 미친놈마냥 학교로 달려갔다. 불현듯 전날에 보았던 초속5cm가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의 저질스피드는 시속5m정도밖에 되지 않을텐데 말이다. 으헝헝-_-;
401호의 문을 열고 눈에 불을켜고 "열쇠내놔! 열쇠에에~!크아앍!"거리며 의자밑이나 무대등을 미친듯 뒤져보았지만 그 모든것이 허사였다.
결국 술집으로 귀환.
그 당시 술김이었던 나는
"훗, 열쇠따위 없어도 걍 살어리 살어리랏다~이히힉"
...이랬다.
그리고 2차로 간 술집에서 내 동기 K모군은 나의 어깨를 잡고 쓰러트리질 않나, 선배님들한테 반말을 하지를 않나, 자는 놈한테 전화해서 깨우지를 않나, 늦게 온 녀석한테는 씨X놈이라는 말을 아낌없이 선사하질 않나...
그 K군은 막장으로 유명하기에 나는 관대하게 녀석의 눈을 바라보며"싸우자 개X끼야."라고 말해주었다.
훗-_-
그놈때문에 지친몸을 이끌고 그 놈의 자취방에서 자고 일어나니(화는 나 있었지만 버스가 끊겨서 마땅히 잘 곳이 없었다.) 슬슬 현실이라는 놈의 눈사태가 나를 덮쳐왔다.
앗흥~오빠 살살 덮........미안하다 아직 술이 덜 깼다.-_-;;;;;
일단 닥치고 남의 돈으로 해장라면까지 얻어먹은 뒤에
집에와보니,
눈앞이 캄캄오리무중Lv3.블라인드마법눈멀기포션이라도 마신듯했다.
설상가상으로 K군의 자취방에서 먹은 2달 지난 보리차가 문제였을까,
화장실이 몹시 급해졌다-_-
몹~시-_-;;;;;
살아남기위해, 인간으로서의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벽을 타 보았지만 나의 터무니없는 근력으로는 벽을 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 어려운 일이었다-_-;;
환장할 노릇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급호출을 때려 도움을 요청했다.
나 : 야, 너네집에 사다리 있냐?
C군 : (Radio)Negative.
나 : 나 열쇠 잃어버렸어. 그러니까 어떻게든 날 도와보시지? 제발. 형. 살려줘. 내가 진짜 형이라고 부를게. 아놔 진짜 형.
C군 : 서글픈 새끼. 그럼 목장갑이라도 갖다주리?
나 : 오나전감사!
통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밧데리가 떨어졌고, 나는 그 기막힌 타이밍에 어이를 상실했다.
그렇게 배탈이 난 배를 부여잡고 기다리기를 1시간.
그놈이 자전거를 타고 어슬렁어슬렁 기어왔다.
나 : 개새...아니, 형님! 목장갑 빨리!
C군 : 잠깐만 자전거 좀 주차하고.
나 : (C군이 주차를 다 한것을 확인하며)주차 다 했지? 그럼 이거랑...이거...
C군 : 뭐냐? 주는 거냐?
나 : 만약 내가 죽으면...가져.
C군 : 아직 살아있잖아.
나 : (C군의 말을 씹으며)그리고 내가 죽으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했었노라고 전해줘.
C군 : 정신놨냐?
나 : 훗, 하필이면 생에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 네놈이라니 내 눈도 참 불쌍하다.
C군 : (목장갑을 나에게 건네며)닭치고 기어올라가셈.
의미없는 대화가 오고간 후 나는 대략 미션임파서블2의 그랜드캐니언 등반하듯 간지나게...가 아닌 조잡하게 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파이프잡고 부들부들, 벽 발로 딛고 부들부들, 파이프에 매달려서 부들부들...
아, 정말 도둑질도 체력이 필요로 하는 짓거리구나...라는 것을 통감하는 계기였다.
창문에 손이 닿자, 천국에 도달한 것 마냥 기쁨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다. 조금만...조금만 더...
"아니 워떤 미친놈이 대낮부터 벽을 타고 지X이여?!"
[옆집아저씨]님께서 반말로 대화를 신청합니다.
나 : 아...죄송합니다. 제가 열쇠를 잃어버려서...
옆집아저씨 : 그럼 관리실에 얘기를 했었어야제~
나 : 관리아저씨가 안계셔서...죄송합니다.
[대화를 종료합니다.]
대략 많이 뻘줌한 시츄에이션이었지만 일단은 창문에 힘껏 두손을 얹고 방안으로 몸을 날렸다.
방안으로 들어온 나의 눈가는 이미 눈물바다.
100%리얼궁상방구석이 이렇게나 반가운 존재였다니...새삼 집이라는 것에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0.2초동안(짧다-_-) 감동의 오열을 하며 잠겨있던 문을 열었다.
<찰칵>
막상 이렇게 쉽게 문이 열리니 너무나도 니힐해져서는 니힐리즘에 빠진 니힐리스트가 될 것만 같았다.
C군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자마자 나는 화장실로 튀어가서 참아왔던 리미트를 해제하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나에게 건배.
...건배는 물론 생수로. 오늘도 쌀이 떨어진 나는 물로 배를 채운다.
아래는 인증샷
막상 살아남고 나니 내 친구한테 올라올때 동영상이나 사진이나 뭐 그런것을 찍어달라고 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남아서 아쉬운 김에 등반후의 지친모습.
얼굴이 좀 안습으로 나왔으니 스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