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만화로좀 그려볼라 했으나
타블렛 안쓴지 5년이 넘었고..
그냥 글로 써볼까합니다.
펜션을 운영중에 있으며..
젊은나이에 시작했고, 그러면서
재밌었던 일,황당한일, 19금같은일 등등
가끔씩 생각날때 글을 작성해보려고합니다.^^;
제가 작성하는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며, 허구 0%
[황당사건]
때는 08년이였나 09년도였던 여름의 어느날..
당시 26살이란 젊은나이에 펜션을 시작했고.. 초반이였기에
정말 모든친절과 서비스마인드가 100프로 였던 그때...
숙박이용하는 손님들을 볼때마다 흐뭇하고 사랑스럽고,
간이건 쓸개건 다빼주는 그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ㅈㅈ)
그러던 어느날 커플객실을 예약하고 놀러오신 2쌍의 커플들.
커플방 1객실에 기준인원2명/최대인원을 4명 으로 해놨기에
두쌍의 커플이 한객실에 이용하였습니다.
대략 나이대는 20대중반? 저와 비슷해보이거나 조금은 더 있어보이는 연식의 그들..
얼마나 서로 좋은지
서로 본드발라논것처럼 계속 붙어다니고..
수영장에서도 하하 호호 하며 오순도순 즐겁게들 놀았던 그 커플들.
중간중간 뭐 필요한거 달라하면
아이구~! 갖다드릴께요! 하믄서 친절하게 해줬고..
그러면서 자기들 보기에 사장이란놈이 젊어보이고 잘해주니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얘기를 나누다보니 조금은 친해졌었습니다.
그러고나서 저녁시간.
바베큐세팅을 해주고
아니나 다를까,
그 커플두쌍의 팀이 같이한잔하자며 계속 컴온컴온 하였었죠.
그래서 다른 손님들 모두 챙겨주고 나서 한잔하겠다고 했었지만,
중간중간 다른 손님들 숯불세팅해줄때마다
계속 마주치면 빨리 같이먹자고~ 빨리오라고~
어이구
'커플끼리 잘놀지 뭘 부르고 ㅈㄹ이여 여자만있었음 갔지 이것들아'
라는 마음을 가슴속에만 넣어두고
알겠다고하고 같이 합석을 했습니다.
뭐 그러면서 술마시며 고기먹으며
서로 만나게된계기~ 결혼계획~ 등등 얘기나누다가
술게임도 몇번하고..
어느정도 친해지고 나서는.
기가막힌 빠져야하는 타이밍을 맞춰 빠져나와
관리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나선,
스타 몇 판하다가.. 시간이지나고
모든 바베큐장 비어있는걸 보고
가서 청소하고
씻고..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었고..
.
.
.
.
그러다가...
새벽3시즈음에..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나: "으음..여보세요(최대한 난 피곤하여 잠에 쩌들었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커플여1: 사장님!! 큰일났어요!!!
나: 예???? 뭔일이에요!!?
여자의 다급한 목소리에 뭔가 일이나긴 낫구나 싶어서
전화를 끊고 바로 그 객실로 갔습니다.
나: 무슨일이신겨?!
커플여1: 사장님!! ㅠㅠ 지금 제 친구가 조난당했어요!! 엉엉 ㅠㅠ
나: 에??? 에엥???
커플여1: 사장님 ㅠㅠ 제 친구좀 찾아주세요 어어엉어엉 ㅠㅠ
나: ????!?!? ..... 아니 일단 뭐 어떻게 된건지 첨부터 찬찬히 말해봐요!
듣자하니..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바베큐장서 술잘먹고..
객실에 들어가 2차로 또 술을 먹고있다가..
커플남1은 술에 취해 잠들고..
커플여1과 커플남2와 커플여2랑
요렇게 3명이서 잘 놀고 있다가
커플남2와 커플여2가..
뭐 어찌저찌해서 말싸움이 일어났고...
그러다 점점 심해져서..
빡친 커플남2가 커플녀2를 강제로 데리고 밖으로나와 차에 태우고..
이름모를 산중턱에 커플여2를 내려놓고
집에 갔다는 겁니다. 음주운전으로...
새벽3시에요..
엥??? 에에에에에엥??!??!?!?!?
이게 뭔 븅신같은 일인겨....?
제귀를 의심할수밖에 없었고..
그러면서도 커플여1은 계속 울면서 심각하니...
일단 저라도 침착하자 싶어서
커플여1을 다독거리며 물어봤습니다.
나: 일단 그 친구 핸드폰있어요?
커플여1: 모르겠어요 ㅠㅠ 엉엉 ㅠㅠ
어라..ㅡㅡ;;;
일단 이 처자도 술취함+당황한상황에 횡설수설...
커플녀2가 산에 조난당한건 어떻게 알았나요.. 하면서..
뭐 어찌저찌해서 번호를 알아내고
전화를 거니
역시!
전화를 받습니다.
처절하게 울면서 공포에 떠는 목소리로..ㅡㅡ;;;
나: 여보세요!! 저 펜션사장입니다!! 지금 어디세요!
커플여2: 엉엉 ㅠㅠ 사장님 몰라요 여기 아무것도 안보여요 ㅠㅠ 어딘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나: 일단 침착하세요!! 제가 데리러 갈꺼니까요!!!
일단 펜션에서 나와서 거기 내리신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커플여2: 5분도 안됬어요 ㅠㅠ 그냥 산이에요 ㅠㅠ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여요 무서워요 ㅠㅠ
나: 일단!!! 핸드폰불빛을 켜서 바닥을 향해 비추시고 최대한 적은 보폭으로 내려와보세요!!
그리고 주변 잘 살펴서 불빛이 보이면 무조건 그 불빛쪽으로 가세요!!
어딨는지 대충 알겠으니까!!! 바로 데리러갈께요!!
일단 다행인건 이 커플녀2는 그리 취하지않고 정신은 멀쩡한거같았고
저도 산에서 조난당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최대한 제가 겪었던걸 바탕으로 조곤조곤 대처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근데 왜 저는그때 경찰에 신고를 안했을까 모르겠네요....ㅡㅡ;;)
그러고나서 저는 최대한 짱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5분거리..
산..
그렇다면 펜션에 나와서 일반 자동차도로까지 나가서 간것은 아니기에..
대략.. 펜션근처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산이 몇군데가 파악되기 시작했고..
자동차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했습니다.
그때,
커플녀2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커플녀2: "사장님!!! 불빛보고 왔어요!! 어떤집인거같아요 ㅠㅠ "
나: "거기 주소 보이시나요?!"
커플녀2:"안보여요 엉엉 ㅠㅠ"
나: "그럼 어쩔수없어요 걍 초인종 눌러요!! 그리고 사람나오면 전화바꿔줘요!!"
아.. 다행히
집은 찾은거같으니 안심했고..
바로 전화가 오더군요.
그 집의 주인아주머니셨습니다.
왠 다큰처자가 처울면서 새벽3시반쯔음에 초인종누르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하셨을까요.
뭐 여튼 주인아주머니와 통화하며 주소를 알아내고 내비찍고 가보니
뭐 거의 펜션 근처였더군요.
다행이였습니다.
저와 커플여1이 도착하고 커플여2가 저희를 본순간
아주 처절하게 울면서 커플여1에게 안기더군요. 쯧쯧...
저는 그 주인 아주머니께 정말 감사하다고
그리고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드리며..
펜션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그 주인아주머니께 소소한 답례를 해드렸구요.)
펜션에 도착하고나서 일단 침착하시라고..
다들 술많이 드셨고.. 지금 이래저래해봣자 좋아질상황 하나없으니,
일단 방에들어가서 씻고 주무시고
내일 보자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나참...
뭔 또라이같은 일이 다있었는지 말이죠...
그 미친 커플남2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무슨 ㅄ같은생각으로 지여친을 화난다고 산중턱에 내려놓고
음주운전으로 집에 가나요 ㅡㅡ;;;
와.. 진짜 앞으로 펜션일 만만치않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고 저는 관리실로 돌아와 잠을 청했고...
다음날 9시~10시정도에 기상.
바베큐장 및 분리수거 정리를 하면서 외부청소를 하였고..
11시~12시에 슬슬 각 손님들은 퇴실하고.. 인사하고 배웅하고...
그러다가...
문제의 그방..
문이 열립니다.
커플남1과 커플녀1이 나오면서..
커플녀1은 저를 보고 머쓱해하면서도 감사합니다~ 하면서 나갔습니다.
새삼 태평하게 술에취해 잠만잤었던 커플남1의 얼굴은 뭐 평온했구요.
그리고.....
저는 그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커플녀2와.........
커플남2가 서로 팔짱끼며.. 뽀뽀를하며 계단에서 내려오네요.
ㅡㅡ;;;;;;;;;;;;;;;;;;;;;;;;;;;;
지 여친 새벽 깜깜한 그 시각에 산중턱에 내려놓고 집에 쳐갔다던.. 그 새키와...
그 새벽에 조난당해 엉엉 쳐울며 온몸을 떨었던 그 녀언...
실실 쳐웃으며
팔짱끼고
뽀뽀하며
계단을 내려오네요..
그 커플녀2와 저와 눈이 마주친순간..
그녀는 얼굴이 새빨게지며..
후다닥 내려와..
인사도없이..
도망가듯이 가네요..
한여름밤의 일 이였습니다.
담배한대 피며..
앞으로의 펜션일에 대해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했던 그때였습니다.
-END-
ps. 늙으면 시골가서 그냥 집짓고 펜션이나 해야지... 라는 생각 하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