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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72178
    작성자 : bis38
    추천 : 12
    조회수 : 758
    IP : 175.192.***.148
    댓글 : 34개
    등록시간 : 2016/12/08 14:37:38
    http://todayhumor.com/?animal_172178 모바일
    잘가, 내 작은 오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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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kaoTalk_20161208_135109131.jpg

    작고 이쁜 내 친구, 내 동생, 내 새끼 우리콩이
    우리집에 온 첫날 가림도 없이 눈도 콩알만한게 콩콩 뛰어다닌다고 그냥 콩이
    너무 작아서 잘못 건들면 잘못될까봐 한달동안은 데리고 자지도 못했었는데..그래 그랬었지 


    그러다 9년 후 
    평소와 같이 퇴근 하고 나서 꼬리 흔들며 온 너를 품에 안아 반가워 하고.. 뽀뽀도 하고...
    너 성격에 괜히 심술내며 나 물라고 하며 내가 앉은 상태에서 니가 내 품을 뛰쳐나갔던 그때..

    9살도 버거운 나이었었나 갑자기 동맥경화가 오고 다리 하나를 절단해야 해야 했지 
    그때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것 같았는데 모든게 내 잘못 같고 내가 그때 너를 놓지 않았다면 다치지 않았을까..
    다들 안락사를 이야기 할때 내가 수술하자고 우겼는데.. 내가 괜히 욕심부려 너를 힘들게 하진 않았나 한참을 고민했지..
    그래도 힘든 수술 잘 견디고 한달 입원 잘 견디고 
    집에 와서 세다리로 잘 걷고 잘먹고 회복도 하고..예전처럼 물기도하고 꿈만 같았는데..
    체력을 길러야 된다며 그 세다리로 산책도 꽤 자주 했는데

    예전과 같지 않던 숨소리에 병원가보니 이제는 심장병..
    산책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다리게 세개라 뛰면 심장에 무리가 와 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고 나가면 내려달라 흥분해서 또 심장에 무리 오고...
    산책도 많이 못시켜줬네 요 몇년...

    심장약을 먹는 강아지들은 약먹기 시작하면서 버티는 시간을 2,3년 본다던데..
    언제 어디서 마비가 와서 가도 이상하지 않다는말로 매번 마음을 준비 시켰었는데.. 
    아침 저녁 두번 약먹는게 일상이 되버리고 익숙해질때까지..벌써 5년이 되고 
    하루하루 약해져 가는게 보였지만.. 내가 보지 않았던거 같아

    두달 전 숨이 이상하리만큼 거칠고 세네시간 지속이 됐었을때가 있었지??
    그때 왜 안괜찮아지냐며 ..잠좀 자자고 신경질냈던게 너무 마음이아파..
    세벽 1시에 너를 안고 택시타고 24시간 병원을 찾아 입원시키고.. 속상해서 그랬었어..

    이미 더 할게 없는걸 알기 때문에 하루 호흡안정하고 집으로 바로 데려왔는데
    너를 또 내 욕심으로 붙잡고 있는건 아닌가 이렇게나 아프고 힘들어 하는거 편안하게 보내줘야 하는건가
    일주일을 고민을 했는데 그 고민을 하는 사이에 너는 또 놀랍게도 버텨주었지

    두달동안 맛있는 캔사료로 아침저녁 밥주고 배숙도 매번 먹고 일주일에 십만원하는 약도 잘먹었는데
    내가 누가 먹는 비아그라 우리 콩이도 먹는다며 장난도 치고 다녔었는데..

    요 몇일사이 밥도 잘 안먹고 배숙이라면 자다가도 깨면서 배숙도 잘안먹고..간식에 숨겨진 약 냄새만 맡으면 그 좋아하는 간식도 안먹더라..
    배변하러 가는 그 짧은 길도 힘들어 다리에 힘이 풀리곤했어..그래도 실수 한번 안하고 얼마나 이뻤는지 몰라.

    어제는 밥도 다먹고, 배숙에 섞은 약도 다먹고, 간식도 다먹고 우리 같이 열시에 잠들었는데..

    그리고 오늘 새벽..
    이상하게 그 소리가 들리자 마자 눈이 번뜩 뜨이더라
    장도 같이 안좋아지면서 설사하는 날이 많았잖아.... 그래도 오늘도 그렇구나 했어
    설사하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너는 다름없이 일을 보고 있었고..나는 다름없이 치우고 닦고..
    아 설사라 털이 지저분하네 하며 물티슈로 닦아주는 사이

    갑자기 쓰러지며 본적없는 경련...
    보자마자 알겠더라 " 아 콩이가 가려는구나 "

    콩아 잘가
    콩아 사랑해 
    콩아 거기서는 아프지마 
    엄마 콩이가 가려나봐

    하는 사이 숨을 크게 몰아쉬더니 그 짧은시간 빨리도 갔더라
    한참을 울면서도 생각한게 "너무 다행이다" 였어

    진짜 제일 큰 고민이었거든..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가버리면 어쩌나 했는데
    너는 내가 속상할까봐 전날 밥도 간식도 약도 다 먹고,,
    새벽에 나 깨워서 인사하고 가는구나 니가 참 나를 많이 사랑해준거 같아..
    너무나 다행이어서 더 많이 울었던거 같아


    아침일찍 화장터에서 널 보내고 진짜 한줌밖에 안되는 재로 다시 품에 안긴 널 엄마에게 맡기고 ...
    회사를 안갈수가 없어 우선 회사로 왔는데..퇴근하고 나서가 너무 무섭다.

    내 발소리만 듣고도 꼬리흔들던 니가 없는 그 허전함이 벌써부터 너무 무서워서 
    내가 오늘 잘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내 작은 오랜친구 콩아..
    잘가, 
    거기서는 네발로 신나게 뛰어놀아.

    나는 잘 견뎌볼께.. 여태껏 씩씩하게 잘 견뎌준 너 만큼..
    14년동안 너무나 고맙고 너무나 사랑한다.


    KakaoTalk_20161208_13510842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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