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는 말하고 싶었어요.
지금의 전 회사와 집..딱 두곳만 다니고..조금 폐쇄적으로 생활 하거든요.
그래서 이글을 적습니다
마땅히 적을곳이 없어서요. 비록 눈팅족이지만..15년이 넘게 와온 이곳에 이런글이나마 남겨 놓고...작은 다짐 정도를 해볼까 합니다
전 작년에 혼인신고를 했어요.결혼식은 못했죠.
10년 정도 동거를 해온 그녀가 많이 아팠거든요.
갑자기 아파서 검사하니..뇌종양이라고...급하게 수술하고 조직 검사하니..가장 흔한 뇌종양이자..가장 악랄한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이라더군요
음..다른 뜻 없었어요...그냥 10년을 내옆에 있어준 사람이 아픈데..난 동거인이라..수술동의서에 서명도 못하더군요.
그래서 급하게 혼인신고만 했어요.그녀는 싫다 했지만..제가 우겼죠..
암튼 수술하고...워낙 종양이 운동신경이랑 붙어있어..왼쪽 편마비 올거라 했는데..괜찮았어요. 치매증상이 올거랬는데 괜찮았어요
정말 다행히도...감사하게도 그녀는 후유증이 없어요.
그녀가 아프고..그녀의 병이 평균 14.5개월 밖에 못사는 병이란걸 알고...참 많이 울고..참 많이 자책하고..참 많이 후회했죠.
그러다 점점 정신을 차리게 되고..그녀도 수술 후 나름 괜찮아지고는..우린 많은 대화를 했어요.
혹시나 그녀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를 제일 많이 이야기 했죠.
모르겟어요. 그녀가 혹시나 죽게 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봤는데 지금까지도 답이 없더군요.
어떡하긴..산사람은 살아야지...<----이런말이 젤 쉽게 나오죠?
근데 전 그러고 싶진 않아요
그녀를 보내고 계속 산다 한들..크게 의미가 있는 삶이 되겠는가? 에 대해 1년여를 고민해 봤는데 아직은 의미를 못찾았죠
그리고 매일 생각해 봤어요. 그녀를 보내고 남은 내삶에 미련이 남는건 무엇인가?
결론은..그녀와 함께 키운 강아지들..나이도 많은 이녀석들...이녀석들의 안위 외엔 크게 미련이 남는것도 없더군요
그래서 몇달 전 부터 그녀에게 말해왔습니다
아프지마.또 아프다가 너 잘못되면 나도 따라갈꺼다.
그녀는
헛소리 하지마..라며 처음엔 웃어넘겼죠
제딴엔..이렇게 생각했어요
말로 내뱉은건 주워담지 못하니까..왠만하면 지켜야 된다. 만약 얄팍하게 지키지 않고 피하면 정말 평생 쪽팔릴꺼다.
그러니..난 그녀가 잘못 되면 따라간다고..말을 내뱉자..
지킬수밖에 없게..
머..저딴 생각을 했죠.
지금도 별반 다를건 없구요.
머...주변 사람들 한텐 조금씩 조금씩 흘리듯이 말할려구요
내가 만약 그녀를 안따라 가면 쪽팔릴수 밖에 없게끔..주변 사람들에게 말할려구요.
너무 대놓고 하면...먼가 그녀를 욕보이는거 같아서..
누군가는 그러겠죠.
그녀가 그걸 원하겠냐고..
그녀가 원하든 말든 이건 내가 원하는거니까 반드시 그렇게 할꺼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는..
부모형제를 생각해봐라..하겠죠.
근데 이건 개인의 선택이 아닌가 싶네요..
음..전 크게 미움받거나..학대등을 받으며 크진 않았어요 꽤 평범하게 컸죠 그러나 이상하게도 가족들에겐 큰 애정이 생기진 않았어요
남보다는 쬐금 더 편하다 정도? 가족들에게 미안하네요.
오히려 그녀와 함께한 11년의 세월이..제 인생의 전부와 맞먹을정도인듯 해요
그래서 제가 이러는 거겠죠.
그녀에게 잊을만 하면 말을 합니다
너 잘못되면 내가 따라갈거니깐 너무 걱정마.겁도 많은 너를 혼자 안보낸다
그녀는 대답하죠.
그럼 애들은? 애들은 어쩔껀데? 헛소리 말고 애들이나 잘키우고..나중에 잘 보내줘.
이런 대화가 계속 되죠. 그래서 그녀는 나름 결론은 냅니다
정말 그러고 싶다면 애들 잘 키우고..잘 보내주고..그러고 다시 생각해봐.
그녀의 뜻은..애들 키우면서 좀더 살다보면 살고 싶어 지겠지..겠죠
그래요..솔직히 그게 제일 겁나요.
제가 살고 싶어 질까봐.
아무튼...
제가 이 글을 적는건...나중에..살고 싶어져서..살게 되면..평생 쪽팔리라고..적는거죠.
그리고,..이글을 적으며 결심을 굳히려 그러는것도 있구요.
어렵네요..제 생각을 글로 적어낸다는게...두서도 없고..내용도 제 생각을 다 못적은것 같고..
그녀가 재발이 안되고..계속 제옆에 있어준다면..
나중에 이글을 그녀에게 보여 주고 욕얻어 먹더라도 웃을수 있겠죠
아,..그리고..혹시나..이글을 읽는 분인 계신다면 다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시고 답변 해 주실수 있을까요?
어떤 종교든, 어떤 나라의 문화든, 자살은 죄악시 되는경우 대부분인데요
자살의 기준은 먼가요?
가령 예를 들어 타이타닉 영화에 나오는 노부부 아시죠?
탈출을 포기하고 침대에 나란히 누워 손잡고 돌아가신...
그분들은 자살인가요?
그리고 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일부러 재난 현장에 가서 사람들을 돕다 닥쳐오는 위험을 피하지 않고 죽으면 그건 자살인가요?
요즘 제일 궁금한 질문입니다
혹시나 이글 읽어 주시는 분이 계신다면...
이런 사람도 있구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