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강희수 기자] '강화 도령' 유승민(22.삼성생명)의 당당한 사랑법이 '넷심(net 心)'을 사로잡았다.

23일 밤 전국이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흥분에 빠져 있는 사이 네티즌들은 '당당한 애인'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유승민의 러브스토리에 빠져들고 있었다.

네티즌들은 12억 중국인, 4000만 중국 탁구인을 주눅들게 한 '팬홀더 드라이버'가 결국은 작은 사랑의 힘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싸이월드에 마련된 유승민과 유승민 여자친구의 미니 홈페이지는 12시간 동안 1만 명의 방문자수를 기록하는 등 문턱이 닳을(?) 정도이다. 러브 신드롬이다.

유승민으로 하여금 '금메달 약속'을 맹세하게 한 주인공은 탁구 청소년대표 출신의 동갑내기 김아름 씨. 대구 송정초등학교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 씨가 유승민과 처음 만난 것은 7년 전인 1997년이다. 당시 유승민은 내동중 3학년,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고 김 씨는 청소년 대표로 뽑혀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다.




같이 탁구를 하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 사이' 였던 둘이 사랑의 감정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시드니올림픽을 앞둔 2000년 초였다. 그러나 시드니올림픽은 유승민에게 약속의 땅이 아니었다. 이철승과 짝을 이뤄 복식에 출전했으나 아깝게 4위에 머물렀던 것이다. 그날, 유승민은 국제전화를 부여잡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김 씨와 굳게 약속했다.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사진=유승민 선수의 개인홈피)

유승민은 4년 뒤 아테네에서의 승전보를 통해 이 약속을 지켜냈다. 아테네 현지 일간스포츠(IS) 특별취재반과의 인터뷰에서 "아름이 얼굴이 생각나 이를 악물고 했다. 그리고는 웃으면서 전화를 했다. 다시는 울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그대로였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는 김아름 씨가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마련한 유승민 개인폴더에도 잘 드러난다. 다른 사람은 글을 쓸 수 없게 돼 있는 이 폴더에 유승민은 사랑의 맹세와 금메달을 향한 의지를 절절히 담아냈다.

"오늘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좋았고", "아무튼 난 낼부터 열씨미 드라이버 제껴야되겠고", "글구 다시는 눈물 흘리지 말고? 알았지? 항상 웃읍시다"….

물론 김 씨는 "나 그대를 만나 사랑에 빠졌을 때 나는 행복이란 걸 알았습니다"라는 용혜원 시인의 <사랑에 빠졌을 때>를 답시로 인용하면서 더 큰 사랑을 쏟아내고 있었다.

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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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부대지만 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