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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701474
    작성자 : 익명YmVjY
    추천 : 0
    조회수 : 204
    IP : YmVjY (변조아이피)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4/24 11:35:57
    http://todayhumor.com/?gomin_1701474 모바일
    괜찮아졌나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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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여 전, 결혼할 줄만 알았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을때 꽤 충격이 컸어요. 4년 넘게 만났던 사람이죠. "헤어졌다"는 충격이 아니라 "나란 인간이 꽤 잘못돼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은 충격이었죠. 그 사람이랑 사귀는 동안은 몰랐어요. 나를 믿어주고 위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는 스스로 느껴질 정도로 자신감(자존감)이 급격히 떨어지더군요. 한동안 자존감이 바닥을 친 상태로 지냈던 것 같아요. ...아니, 솔직히 지금도 자존감이 많이 바닥이에요. 

    1년반쯤 전에 회사에 들어갔어요. 큰 회사도 아니고 월급을 두둑히 주는 회사도 아니지만... 일하기 편하고 월급도 안정되게 나오는 회사죠. 월급도 생활에 지장없고, 이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정도로 받고 있어요. 사소한 불만이야 있지만 그래도 다닐만한 회사에요. 

    이렇게 자리를 잡고 나니 옆에 함께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저 같이 손잡고, 좋은 걸 나눌 수 있는 사람요. 그래서 동호회 모임도 하면서 좀 활발히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눈에 띄는 사람을 알게 됐죠. 밝다 못해 좀 덜렁대는 사람인데...그런 모습도 귀엽더라구요.

    확실히 이성에게 접근하는게 이전보다는 신중해졌어요. 남자가 흔히 할 수 있는 '착각'같은 걸 하지 않으려고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 더 신경써요. 그동안 한 3번 정도 둘이 만났고, 동호회 모임에서는 더 자주 만났고... 만나면 만날수록 그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네요. 그런데 만날수록 더 그 사람 속을 알 수 없긴 해요.


    아무튼...문제는 이게 아니고... 그동안 경험에 비춰봤을때 이성에게 호감을 갖게 되면 보통 조금 두근거리고 설레고, 아무튼 나쁜 감정은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이 감정이 썩 기분 좋진 않아요. 마치 그 사람에게 "사귀자"라고 말했다간 호기롭게 차일 것 같은 예감이 먼저 드네요. 기분 좋은 일을 앞둔 기분이 아니라 기분 나쁜 일을 앞둔 기분이에요. 이게 자존감이 떨어진 것과 관련이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럭저럭 나아졌나 싶은데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연애에 대한 감을 잃은 것 같아요. 불미스런 일 안 만들려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데, 불미스런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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