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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695829
    작성자 : 익명aGZsc
    추천 : 0
    조회수 : 418
    IP : aGZsc (변조아이피)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03/22 21:25:18
    http://todayhumor.com/?gomin_1695829 모바일
    이혼하고 딸에 대한 아버지의 심정은 어떤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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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틋한가요?
    가끔씩 떠오르나요?
    새 살림을 차렸어도 내 딸은 그래도 잘 살았으면 하나요?
    예쁜 옷, 하고 싶은 거 해주고 싶으신가요?
     
     
    그냥 제 이야기에요.
     
     
    아빠는 엄마의 도박때문에 제가 초등학교 삼학년쯤에 이혼했어요. 아빠가 절 시골의 할머니집으로 데려가셨지만 먼 곳에서 일하느라 저는 아빠와 떨어져있어야했고 그게 좀 충격이었어요. 같이 있을 줄 알았거든요. 저는 심심한 시골과 맛없는 찬에 적응을 못 했죠. 얼마 안가 엄마 품이 그리워졌고 이주도 안 되어 엄마가 찾아왔어요. 내가 꿈속에 나와 자길 버렸다고 울길래 결국 나를 다시 찾으러왔다고 했죠. 저는 엄마와 같이 살게됐어요. 초등학교도 전학간다고 난리를 피워놓고 다시 돌아오니 애들이 이상하게 보더라구요. 성격이 좀 내성적으로 변했어요.
     
    날 데려가기전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절대로 돈 요구하지말라고 각서를 쓰고 엄마는 거기에 도장을 찍으셨죠. 이혼하고 제가 엄마를 따라갔기 때문에 아빤 이혼한 상태로 초등학교 삼학년부터 고등학교 일학년때까지 나와 엄마와 같은 집에서 살았어요. 그렇지만 정말 자주 싸웠죠. 아빤 술 먹고 횡설수설했고 물건을 있는대로 부셨고(손찌검을 한 적은 없었어요.) 엄마가 진저리 치며 집을 혼자 나가면 아빠는 나를 앞에 앉혀두고 몇시간이고 설교했어요. 저는 그 상황에 늘 지쳤구요. 엄마도 아빠도 다 미웠어요.
     
    엄마는 빚때문에 고등학교 일학년 때 아빠와 나 몰래 집 문서를 날려먹었고 결국에 다른 곳으로 집을 구해 이사가는 날이 왔어요. 제일 처음 보러 간 집이 너무 작아서 충격을 받았어요. 엄마가 여기서 살까? 하고 물었고 저는 그냥 대답도 없이 거길 빠져나와 큰길로 계속 걸어갔어요. 엄마는 절 부르며 쫒아오셨고. 결국에 수소문해 학교근처에 주인집 할머니가 창고를 개조해놓은 집으로 이사를 갔어요. 아빠가 일을 나간 동안이었죠. 저는 아빠가 술 먹고 난동피우는 게 싫어서 집주소를 안가르쳐줬어요. 아빠는 바닷 일을 하세요. 그래서 보통 바다에 나가 며칠만에 돌아오죠. 아빠가 여관에서 지내다가 울면서 전화했다고 엄마가 말해주면 안되냐고 했어요. 엄마는 내가 가르쳐주지 말라고 해서 안 가르쳐줬다고 하더라구요.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았지만 저는 아빠가 늘 술 먹고 돌변해서 난동피우는 게 싫었어요. 엄마도 많이 미웠지만. 저는 그냥 그런 소란스러운 생활을 단절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술 먹고 나서 아빠는 늘 나를 붙잡아 두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했고 나 때문에 이렇게 산다고 했었으니까요. 엄마 빚 갚느라 아빠도 빚더미에 올랐다고 했어요.(제가 대학교 올라가서 엄마가 말하길 아빠 빚에는 술값도 꽤나 있다고 하더라고요.)도박때문에 힘들어했던 아빠가 그냥 따로 편하게 살았으면 했기도 했고.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그 때쯤 아빠는 어떤 여자와 새 사림을 차렸어요. 어차피 이혼한 상태라 당연한 거죠. 사실 한 편으론 정말 집주소를 몰랐을까 생각해봐요.
     
    엄마는 모성애가 굉장히 강하세요. 본인이 잘 못입어도 어떻게든 저는 남 부족하지 않게 키우려고 하셨죠. 도박도 집 날아간 후로 완전히 끊었어요. 다행이죠. 죄책하시며 살아요. 엄마는 식당일로 혼자서 저를 키우기 힘에 부쳐 그 뒤로도 양육비를 요구했고 아빠는 바닷일을 하는 사람이라 꼬박꼬박 주지는 못하고 두달에 얼마씩 줬던 거 같아요. 그 텀이 점점 길어졌고 한 번은 돈 대신 검은 봉지에 생선을 한가득 가지고 집에 와서 저한테 줬어요. 그 때  한 3개월만에 본 거 였는데 아빠는 그것만 주고 몇마디 하고 그냥 가셨고. 엄마는 그걸 보더니 그거 줄 바에 차라리 돈을 주라고 하고 다시 갔다주라고 했어요. 저는 그러기 싫어서 냉동고에 검은 봉지를 넣었죠. 저는 아빠한테 돈을 요구하는 엄마가 싫었고... 엄마때문에 이렇게 된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고등학교때는 아빠한테 돈주라고 한 적이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아빠랑 남이 되어갔죠.
     
    고등학교 수능 끝나고 이사를 한 번 더 갔어요. 그 집세를 아빠가 대신 내줬죠. 엄마가 집을 잠시 비우더니 아빠와 함께 집에 왔어요. 수능 끝났다고 엄마가 고기를 사줘서 제가 굽고 있었는데 멍청히 봤던 거 같아요. 저는 아빠가 올 줄 꿈에도 몰랐어요. 연락을 아예 안했거든요. 엄마는 돈을 요구하는라 연락을 자주 했었고. 아빠는 제가 수능 끝났다고 해서 엄마 연락 받고 이 집에 온 것같았어요. 저는 아빠가 앉는 걸 보다가 버럭 화를 냈죠. 여기 왜 오냐. 병신이냐. 엄마한테 돈 줄려고 왔냐? 하고요. 저는 엄마한테 그렇게 데였으면서 오는 아빠가 머저리같았거든요. 사실 축하해주려 온 걸텐데 그런 말을 한 내가 머저리같기도 하고. 근데 엄마 말에 냉큼 온 아빠가 그 땐 저는 잘 이해가 안됐거든요. 아빠는 울그락 푸르락 변해서 바로 집을 나갔어요.
     
    대학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 수능때 그렇게 싸우고 간 이후로 아빠한테서 온 연락을 다 씹었어요. 한 번은 같이 사는 여자가 전화를 하더라고요. 아빠 전화 좀 받아달라고.
     
    여하튼 아빠는 입학하는 저에게 쓰라고 엄마에게 이 백만원을 줬어요. 백만원으로 노트북을 사고 백만원으로 이런 저런 것들을 준비했죠. 음... 그 뒤로 한 번도 엄마와 제게 양육비를 준 적이 없어요. 아빠는 전화를 받지않는 저에게 문자로 내가 필요로 한다면 돈을 준다고 했고 나는 대답도 안 했어요. 사실 돈이 필요없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대학교 오니 돈이 필요했거든요. 그렇지만 아빠는 엄마의 도박때문에 많이 데였고 그래서 내가 돈을 요구하면 엄마와 나를 비슷하게 볼까봐 그게 싫었어요. 자존심이 아빠한테 먼저 돈을 요구하는 게 싫었거든요. 사실 엄마가 식당일 나가고 제가 알바하면 어느정도 살림은 꾸려졌거든요. 백만원 조금 넘는 돈이라 저축은 한푼도 못하지만요. 그래서 알바를 방학동안 자주 했고 대학생활하며 필요한 돈은 다 제가 냈어요.
     
    엄마는 없는 살림에 아빠한테 돈 필요하다고 말을 하라고 날 몇번이고 설득했죠. 하지만 저는 거절했어요. 사실 돈에 대해서 엄마한테 신뢰가 없었거든요. 아빠한테 미안했던 맘이 더 컸던 거 같아요. 그렇게 일,이학년이 지나갔어요. 엄마는 그런 제가 병신같다고 했고.
     
    이 학년때 아빠한테 먼저 연락을 했어요. 남들이 아빠랑 어디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그냥 그런 걸 한 번정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이 년만에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고 다시 만나서 밥을 같이 먹었죠. 아빠는 그 날 술에 잔뜩 취했어요. 저 만나기전에 술 먹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술먹는 거 그렇게 싫어하는 거 알면서 먹고 온게 너무 기분 나빴죠. 비틀거리는 아빠랑 고깃집에 들어갔어요. 아빠는 내가 연락해서 기뻤다고 했어요. 그리고 너무 쌀쌀맞게 군다며 애교좀 피워보면 안되냐고 했죠. 저는 적응이 안되서 별 말 안했던 거 같아요.
     
    그 뒤로 삼사개월에 한 번씩 만나 밥을 먹었어요. 한번 빼고 늘 제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했어요. 아빤 삼사개월에 한 번 만날때마다 또는 연락을 할때마다 내게 제일 먼저 '돈 필요하냐?'고 십팔번지로 물었고 나는 그냥 됐다고만 했죠. 엄마는 아빠에게 전화해서 양육비 주라고 항상 화내셨고요. 엄마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거 아니에요. 중간에 휴학을 한번하고 그렇게 사학년 졸업반이 됐죠. 그 동안 아빠랑 열번 남짓 만나서 밥을 같이 먹었어요. 만날 때 가끔 몇만원씩 용돈을 준다고 했는데 늘 제가 됐다고 해서 받은 적은 없었어요. 한 번은 겨울에 패딩을 사주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됐다고 했어요. 사실 만나도 막상할 게 없고 대화거리도 없어서 그냥 안부 묻고 밥만 먹고 인사 나누고 말았어요.
     
    말이 기네요.
     
    이제 저는 스무네살이에요. 머리가 자라고 돈이 점점 필요할 수록 어떤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학다니는 동안 양육비를 안 준 아빠에 대해, 전 엄마가 돈을 허튼데 쓸까봐 의심이 들어 안 주는 거라 생각했고 아빠는 내가 돈이 필요없다고 해서 안 주는 거라고 엄마에게 말했지만... 사실 늘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정말 그럴까? 하고요.
     
    딸이 못사는 걸 알텐데 좋은 거 입으라고,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하고 싶은 거 하라고, 챙겨주는 게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 내가 부모고 만약 같은 상황에 놓인 내 자식이라면 뭐라도 챙겨주고 싶을텐데. 하는 생각. 내가 돈이 필요하다고 말을 해야만 주는 걸까. 하는 생각. 그리움은 있고 책임감은 없는 걸까 하는 생각. 엄마는 아빠가 네가 돈 안줘도 된다고 해도 안 주는 게 부모냐 하면서 어처구니 없어하죠. 엄마는 제가 아빠를 가끔 만나는 걸 몰라요. 연락 안 받는 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묻고싶어요.
     
    애틋한가요?
    가끔씩 떠오르나요?
    새 살림을 차렸어도 내 딸은 그래도 잘 살았으면 하나요?
    예쁜 옷, 하고 싶은 거 해주고 싶으신가요?
     
    돈 필요하다고 말을 하지 않는 내가 제일 머저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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