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 남편과 아이와 함께 지역 큰 마트에 갔는데
주차장에서 카트를 가지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에스컬레이터 입구를 어떤 카트가 막고 있고
좀 떨어진 곳에 부부가 서 있었습니다.
남편이 입구를 막고 있는 카트를 비켜서 살짝 옆부분을 건드리며 지나갔는데
저만치 서있던 부부 중 남자가 저희 남편을 보며
"아이 씨발, 애타고 있다고" 하며 다가왔습니다.
다시 보니 그 막고 서 있는 카트 안에 아이가 누워서 자고 있고 점퍼를 얼굴까지 덮고 있었습니다.
저희 남편은 살면서 단 한 번도 누구와 싸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심지어 부부 싸움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평생 정말 얌전히 욕 한번 해보지 않고 공부만 하며 산 사람입니다.
저같이 약간 다혈질인 여자와 살면서도 모든걸 받아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같은 남편인데
그런 남편이 저런 쌍욕을 듣는것을 보니 정말 순간 울컥 화가 치밀었습니다.
전 조금 뒤에 떨어져서 걸어가고 있다가 그걸 보고 너무 화가나서
지금 욕하신 거냐고 좋게 말하지 다짜고짜 왜 욕을 하냐며 따졌습니다.
남자는 덩치도 있고 인상도 안좋은 얼굴이었는데
아마도 저희 남편이 체구도 작고 순해 보이니 쉽게 말해 만만해 보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체구가 크고 사나워 보이는 사람이었다면 절대 저런식으로 욕하지 않았겠죠)
제가 뭐라고 따지니까 그 사람이 제 쪽으로 다가와서
정말 몸이 붙을 정도로 들이밀며 저한테도 욕을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순간 정말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화도 나고 당황스럽고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다 쳐다보고
그 사람 와이프와 일행까지 와서 거들고 아수라장이됐죠.
대화가 안통한다고 느끼고 더 말을 섞다가는 폭행이라도 당할까 무서워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와서 상황설명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이런 식으로 카트 때문에 시비가 생기는 경우 있는데
처벌 받게 못한다, 그냥 서로 사과하고 끝내라는 식으로 계속 강요했습니다.
제가 저는 사과할 생각이 없고 다짜고짜 욕을하고 위협을 한 것에 대해 처벌을 원한다.
(아이가 이 과정을 모두 보면서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니 절대 용서할 생각이 없고 끝까지 가볼 작정이었습니다.)
가해자 인적사항을 확인해달라고 했으나,
인적사항은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 된다는 다소 황당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 주민번호를 물어봐야 되나요? 그러면 경찰에 왜 신고 합니까?)
경찰은 빨리 상황 마무리 짓고 가겠다는 생각 뿐이고
그런 경찰 태도에 그 남자는 더 기세등등해져서 저를 조롱하고..
그러다 어찌어찌 마무리되고 경찰은 가버리고 집에 귀가를 했습니다.
1. 일단 가해자 신원은 경찰서에 정보공개 요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2. 이 과정을 모두 보며 저희 아이가 입은 충격과,
(저희는 집에서 서로 존댓말을 하고 있고, 7살 아이는 태어나서 한번도 그런식의 욕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마트에서 이런 일을 보고 많이 울었고, 지켜봐야 겠지만 충격이 컸을 거라고 생각되어 걱정이 많이 됩니다.)
3. 아이 보는 앞에서 낯선 사람에게 욕을 듣고 위협을 들은 저희 부부의 모욕감에 대해서 고소할 계획입니다.
4. 이런 경우에 어떤 절차로 진행을 하면 될지 조언 구합니다.
길에서 침뱉고 담배만 펴도 경범죄로 처벌이 가능한 세상인데
지나가는 사람에게 쌍욕을 하고 위협을 가하다니요...
분명히 계속 이런식으로 살아왔던 사람이라고 보여지는데
이번 기회에 제 돈이 더 들더라도 꼭 처벌받고 본인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처벌을 못 받더라도 고소로 인한 번거로움과 망신만이라도 겪게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