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거창하게 전력분석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크게크게 나눠서 생각해보죠. 일단 기아와 SK의 올해 맞대결에서는
기아가 10승 2무 7패로 우세합니다. 그렇다면 세부적으로 보죠
...
# 타력 / 기아 = SK
기록상으로는 SK의 타격은 거의 전부문에서 1위를 할 정도로 독보적입니다. 기아의 경우는
'기탈리아' 이미지가 강하고 타율이 꼴찌여서 타력이 약하다는 선입견이 있지만..실상 내용
을 뒤져보면 조금 다르죠. 결국 야구는 득점을 해야 하는 경기입니다. SK가 홈런, 득점, 타
점에서 1위를 했지만 기아 역시 홈런 3위, 득점 3위, 타점 2위입니다. 기아가 비율스탯에 비
해 누적스탯이 좋은 이유는 '득점권 타율'이 SK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기 때문이죠.
SK의 타선은 지뢰밭 타선입니다. 10홈런 타자가 10명이나 될 정도로 선수들 능력이 고르다는
강점이 있고 기아의 경우는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좋습니다. 홈런 1-2위가 포진되어 있고 그들
이 3할-30홈런-100타점 이상 올린 것도 고무적이죠. 기아 타선의 경우는 두산과 좀 비슷한 면
이 있지요.
지뢰밭 VS 핵폭발(중심타선)의 싸움이 될 것 같은데..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겠죠. 암튼 타력면
에서는 두 팀의 우열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실제로 시즌 중에 맞대결에서 낸 득점도 거
의 비슷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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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력 / 기아 > SK
확실히 투수력은 기아쪽 자원이 널널합니다. 특히 강력한 선발진이 인상이 깊은데 우완 윤석
민과 로페즈가 SK에게 매우 강합니다. 각 1-2차전 선발이 예상되는데 SK가 공략을 하지 못하면
의외로 싱겁게 4연승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SK는 글로버, 카도쿠라, 채병용, 송은범 중에서 선발이 계속 나오겠지만 글로버는 플
옵에 오면서 부진한 모습이고 채병용과 송은범은 실상 부상을 달고 뛰고 있죠. 카도쿠라의 경
우 올해 기아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상하게 경기는 기아가 승리한 경우가 많았더군요.
불펜진에서는 역시 SK가 좋죠. 물론 기아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SK쪽이 자원이 좀 더 널널
한 모습인데 역시 플옵 5경기를 거치고 왔기 때문에 이마저도 기아랑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
도 될 것 같네요. 윤길현, 정우람, 이승호, 고효준, 정대현 VS 양현종, 손영민, 곽정철, 유동
훈의 싸움이 될터인데..기아가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많이 먹어주고 SK는 불펜의 연투가 이어
졌기 때문에 그닥 차이는 없다고 보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선발진이 강하고 휴식을 많이 취한 기아의 투수력이 우세하다고 평가됩니다.
타력은 쉬면 그게 독이될지 약이 될지 모르지만 투수력은 쉬는만큼 약이 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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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비력 / 기아 = SK
기아가 수비가 약하다는 인식이 많은데 실제로 6월달에 주전 선수 줄부상때 팀 최다 실책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오히려 두산과 비견될 정도로 실책이 적었죠. 결
과적으로 말하면 기아의 수비는 SK보다 약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SK와 기아의 실책수는 같고
수비율도 0.982로 똑같네요.
내야부문에서는 유격수와 1루수에서 기아의 수비가 더 좋습니다. 이현곤과 최희섭이 나주환
과 박정권에 비해 수비율도 높고 실책도 적죠. 2루에서는 정근우의 SK가 버티고 있지만 정근
우가 수비를 잘하긴 하지만 실책도 꽤 많은편이죠. 기아의 2루수는 신인 안치홍인데 수비는
시즌 후반 올수록 상당히 안정적으로 잘하더군요. 안치홍을 제외하더라도 김종국과 박기남
의 백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는 핫코너 3루수인데 기아의 수비 약점은 3루죠. 김상현이 올해 수비가 많이 늘어났고
실제로 꽤 어려운 타구도 많이 잡아냅니다. 호수비가 많은 반면에 오히려 쉬운 타구를 놓치
는 경우가 많았죠. 그게 실책 1위로 이어졌구요.
외야 부문에서도 기아가 김원섭-이용규-이종범을 출장시키면 수비범위는 SK의 박재상-김강
민-박재홍(조동화)보다는 좀 더 낫다고 보이는데, 문제는 역시 장성호나 나지완이 투입이
되면 좌익수쪽이 불안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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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동력 / 기아 < SK
기동력과 주루 플레이면에서는 압도적으로 SK가 좋습니다. 올해 기아가 이용규와 김원섭의
테이블세터진이 장기 결장으로 도루 갯수가 적지만 그래도 SK가 훨씬 좋습니다. 도루도 2
지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플레이가 SK가 매우 좋죠. 그 짜임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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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수 / 김상훈 = 정상호
포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잠시 언급하자면, 사실 두 포수의 장점이 극명하게 갈리죠. 포수
리드를 보면 워낙에 두팀이 자책점이 낮으니 어떻게 평가하기는 힘들고, 누적으로 나오는
도루저지와 블로킹을 보자면
김상훈의 경우는 도루 허용이 많습니다. 과거 0.534의 KBO 도루 저지율 기록을 가지고 있
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올해 도루 허용이 많습니다. 실제로 기아가 발빠른 주자를 내
보내면 상당히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죠. 김상훈이 어깨를 다친 후로는 그렇
게 송구가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SK의 발빠른 주자들은 나가면 뛰겠죠.
정상호의 경우는 블로킹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폭투야 투수가 잘못을 한 경우지
만 포일의 경우도 수치가 높죠. 이에 비해 김상훈의 올해 블로킹 능력은 리그 최강급입니다.
국내 어떤 포수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더군요. 하지만 역시 정상호의 강점은 도루저지율이 좋
다는 것이죠. 기동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는 기아로서는 상당히 뛰는데 있어 부담감을 가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찌됐든 도루저지를 못하고 블로킹을 못하면 상대팀 선수는 한 베이스를 더 가게 됩니다.
이것도 주목해야 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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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리즈 변수
기아-시리즈 1-2경기 타자들의 타격감?
플옵에서 SK를 보더라도 알겠지만 1-2경기에서 타격감이 안 좋아 2연패를 당했죠. 기아도
그동안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타격감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가 중요할 것 같네요. 실상 시
리즈 초반에는 투수들이 힘이 덜 빠져 있기 때문에 공략하기 힘든 것도 타격감을 올리기 쉽
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SK-불펜야구의 한계?
사실 선발이 기아보다 강하지 않고 실제로 19연승 할때도 선발도 잘하긴 했지만 불펜의 역
투가 많았던 팀이 SK였죠. 플옵 5경기를 거치고 온 SK의 불펜진이 한국시리즈 중반을 넘어
가면(3-4차전 정도?) 힘이 빠질 공산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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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전망(?)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전망입니다. 실제로 일단 전력을 놓고 보더라도 기아의 근소 우세입
니다. 그리고 첫 경기도 않은 채 결과를 예상하는 것이 조금 우습지만 기아가 4승 1패 혹은
4승 2패로 우승을 할 것 같습니다.
기아가 올해 1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수들이 '이기는 방법'을 알았다는 것이죠. 실제
로 기아는 연패가 가장 적었던 팀이었습니다. 4월에 4연패, 9월에 5연패를 제외하고는 3연
패도 안했던 팀이죠. 심지어 2군선수로 최다실책을 기록했던 6월에도 5할이 넘는 승률을 하
며 3연패를 단 1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심적 부담감일텐데 홈경기인 광주 1-2차전에서 1승 1패만 하더라도 충분
히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1승의 맛을 알면 연패를 하지 않으니깐요.
SK의 경우 저력이 무섭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3-4차전을 1-2차전에서 선발투수들이 7-8이닝
이상 호투를 하지 않는 이상 불펜들의 힘이 빠질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실제로 SK 선발중
에서 7-8이닝 막아줄 투수는 없어 보이죠. 가능성이 있다면 글로버 정도랄까?
채병용과 송은범 자체가 부상을 안고 뛰니깐요. 그리고 불펜에서 전병두가 빠진 것은 엄청
난 손실이죠. 19연승을 할 때도 전병두의 역할이 가장 컸는데..더구나 우완 불펜이 적은 S
K의 불펜진 중에 윤길현마저 그렇게 좋은 모습은 아니니..
플옵에서 두산이 만약 준플을 거치지 않고 SK와 동등하게 붙었다면 두산이 이겼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3차전 이후 불펜 야구의 한계가 드러나 버렸죠. 포스트시즌의 1경기는 정
규시즌 3-4경기의 체력소모가 있다고 하니깐요.
정규시즌에는 버릴 경기는 버려버리는데 포스트시즌에는 그것이 불가능하니깐..선수들의 집
중력으로 인한 체력소모는 상당히 크죠.
그렇다면 SK가 우승을 하기 위한 방법, 간단히 말하자면 '각개격파' '파죽지세'입니다. 실
제로 두산에게 리버스 스윕을 하면 좋은 분위기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SK도 플옵
1-2차전에서 타격감이 살지 않아 고생했듯이, 당장 투수진이 힘이 남을때 한국시리즈 광주
1-2차전에서 기아를 잡는 것이 최선이죠.
만약 SK가 초반 2연승을 하면 진짜 기아로서는 심적 부담감을 갖겠죠.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에 진출해서 우승을 노리는 것이니깐요. 그렇다면 SK 입장에서는 초반 2연승을 하면 좀 더
여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역시 SK의 초반 2연승도 윤석민과 로페즈를 넘어야 가능할터인데...
어쨌거나 흥미로운 한국시리즈가 될 것 같네요. 이상 줄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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