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않고 살아있는 잡식성 생물.
(~요. 를 쓰면 블로거 같아 보이고 다.나.까 를 쓰면 딱딱해보이고 건방져보여서 음슴체)
1. 인천 순댓국
순댓국의 핵심과 기본은 육수와 순대.
기본을 잘 지키면 음식의 맛이 얼마나 훌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집.
기본 반찬 상차림. (아 물론 수육하고 순대는 기본이 아님. 저건 순댓국 정식을 시키면 딸려나오는 거임.)
이 기본 반찬의 하이라이트는 왼쪽 아래의 오징어순대 하고...
바로 이 갓김치!!!
직접 담갔다고 하는 이 갓김치는 그야말로 갓!!!
갓의 향과 청량함, 아삭함. 거의 완벽에 가까운 갓김치. 정신을 차려보면 당신은 갓김치를 리필하고 있다....
아까 말한 순댓국 정식을 주문하면 딸려나오는 머릿고기와 순대.
순대 속은 터져나갈 듯 꽉 차있고 쫄깃쫄깃. 새우젖이나 쌈장을 곁들여 먹으면 저것 만으로도 막걸리 한 통이
어디가셨쎄요? 할 정도로 뚝딱....
머릿고기는 전혀 비리지도, 퍽퍽하지도 않고 쫀득쫀득하니 맛있음!!
요것이 메인 순댓국!!
고기, 오소리감투, 허파 등등 건더기도 푸짐하고
무엇보다 맑고 진하지만 깔끔한 뒷맛의 육수가 진짜 환상적임. 쏴좡님한테 부탁하면 건더기는 취향대로
먹을 수 있음. 하지만 난 아무거나 다 잘 쳐묵쳐묵 하므로 그냥 먹음.
2. 파스타
파스타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참 많긴 함.
수도권이라면 앵간한 동네에 가면 동네에 한두군데 쯤은 파스타집이 있음.
하지만 파스타가 좀 비싸지 않음? 그래서 본인은 이왕 돈 좀 더 내고 먹는 거, 맛있는데서
먹자는 주의임. (그냥 지 입맛에 맞는 곳 찾으려고 변명하는거임. ㅈㅅ...)
먼저 식전빵이 준비됨.
오른쪽의 빵은 겉면이 겁니 바삭함. 손으로 빵을 찢으면 겉면이 바사삭~! 하고 부스러지는 소리가
환장할정도로 식욕을 땡기게 만듦.
왼쪽 아래는 버터인데 하이라이트는 그 위에 시꺼먼것임. 올리브페스토!! (라고 서버분께서 그러심)
버터랑 같이 빵에 얹어 먹으면 짭쪼름한게 올리브 향이 입안에서 환상적으로 퍼짐.
식전빵이랑 페스토 리필시키고 싶은 거 꾹 참느라 혼났음. ㅠㅠ
단호박 스프.
무엇보다 진함. 레토르르가 절대 아니라는 걸 향부터가 알 수 있게 해 줌.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고 단호박이 가진 본래의 달달한 맛을 절묘하게 끌어냄. 농도 또한 너무 진하지도 묽지도 않음.
빵에 찍어 먹으면 핵꿀..아니 핵단호박맛!!
양파 스프 (메뉴판엔 어니언 스프 라고 되어있지만 나님은 영어를 못하므로 그냥 한글로 씀)
향은 이게 갑 오브 갑 임. 저 멀리서부터 서빙되어 나올 때 부터 이 스프의 향이 콧구멍에 직격됨.
살짝 구워진 겉표면 아래에 진하고 달달한 양파의 향과 맛을 간직한 스프가 숨어있음.
사실 이 양파스프는 호불호가 갈리긴 하는데 본인은 좋아함. (안좋아하는거 갯수를 세는게 더 빠름.)
연어크림파스타.
부드럽고 담백한 크림소스 파스타 안에 구운 연어가 투척된 파스타임.
크림소스는 자칫하면 느끼하기만 해서 어디가서 고를 때 굉장히 신중하게되는 편인데 이 집 크림소스는
적당한 농도 + 깔끔한 담백함 + 적당한 간(짜지 않음. 이게 정말 좋았음) 의 조화가 환상이었음.
무엇보다 안에 투척된 연어가 연어특유의 향을 제대로 뿜어내면서도 너무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게 구워진게 좋았음.
미트라구파스타.
뭣보다 음식의 진리는 고기 아니겠음? 이 녀석은 마치 잘 조리된 스튜에 파스타를 곁들인 맛 이었음.
고기도 고기지만 알맞게 곁들여진 해산물류와 씹는 질감을 위해 구워서 껍질을 벗겨낸 방울 토마토가
마지막 한 포크까지 느끼함따위는 느끼지 못하게 해 줌.
3. 수제소스의 왕돈까스
왕돈까스야 말로 흔한 음식 아님? 하지만 맛있는 곳은 흔하지 않음.
이 집의 돈까스 소스는 약간 묽은 타입의 소스인데 시고 단 맛의 자극이 적음. 묽어서 맛이 약한게 아니라
소스 자체가 가진 맛이 부드러운 맛임. 거기에 사진에 보면 알겠지만 소스 안에 각종 채소가 같이 조리되어 있음.
하이라이트는 소스안에 들어있는 월계수잎 임. 사진에서도 잘 보면 보임. ㅋ
중요한 건 크기인데 가장 큰 덩어리가 성인 남자 손 크기임.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까지 포함한 크기라는 것임.
작은 덩어리들이 손바닥 만함.
그렇다고 고기가 얇고 맛없는 것도 아니고 부드럽게 손질된 맛난 고기임.
그래서 이 집에 오는 손님들은 2인이 올 경우 1인 1돈까스가 아니라 돈까스1 + 냉면1 의 조합으로 많이 먹는다고 함.
근데 어차피 메뉴도 돈까스와 냉면 뿐임. ㅋ
이 집 돈까스 혼자서 다 먹을 정도의 식사량 이라면 이미 일반인의 식사량 따위는 애저녁에 초월한거임.
4. 가정식 스튜 덮밥과 해물볶음 우동.
본인은 스튜를 좋아함. 아... 그냥 앵간한 먹는 건 다 좋아함. ㅈㅅ.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소스와 잘 익은 채소와 고기의 조화가 마치
내 엄마가 서양인 이었다면 난 이런 가정식을 먹고 자라지 않았을까? 라는 병신같은 상상력을 돋게 해주는 맛임.
거기다 야채들에서 우러나온 자연스러운 단맛이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줌.
요건 해물볶음 우동인데... 음 딱히 개꿀맛!!! 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어디가서 이 정도 가격에 이 맛이면 욕먹지는 않겠네 할 정도의 맛임. 쏘쏘함. 근데 양이 많았었으므로 합격 ㅋ
근데 이 집은 맛도 맛인데 무엇보다 그릇이 이뻣음. 마구 탐났음. 핀란드 삘 임.
저 왼쪽의 김치와 피클은 직접 담그신거라고 함. 근데 김치랑 스튜랑 완전 잘 어울림 ㅋㅋㅋ
5. 우동 끝판왕
겁나 맛있는 우동이 먹고싶어지면 가는 집 임.
내 짧은 먹부림경력 한도 내에서는 우동 끝판왕인 집 임.
나 고수 싫어하는데 이 집 우동에 들어간 저 고수는 먹음. (위에 건 소바 지만)
솔직히 이 집 음식은 내 저렴한 혀와 되도않는 필력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그런 맛임.
그냥 핵존맛임. 면의 제면, 삶기, 면의 탄력, 맛, 재료의 신선함, 육수의 관리와 맛, 전체적인 조화, 조리의 정도 등등
거의 완벽에 가까운 우동집이라고 표현하고 싶음.
특히 마지막 사진의 저 에비마요는 저것만 있어도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임.
우동과 소바의 종류도 디테일하게 구분되어있고 메뉴판의 라인업이 이 집의 모든 메뉴를 정복하고싶은 욕구를 느끼게 만듦.
오늘은 여기까지.
다들 맛점들 하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