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낚시를 자주 다니는데
전에 다른분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한참 오래된 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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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친구둘과 셋이서 낚시를 갔습니다.
날이 더워서 깊은 산속에 있는 조그만 소류지로 방향을 잡고 갔죠.
아무도 없는 저수지에서 시원하게 목욕도 하고
캔맥주 한잔씩하고 저수지를 둘러보니
건너편 산밑에 폐가가 하나 있었습니다.
"야..저거 좀 무섭지 않냐?"
"소심하긴 ..괜찮아 .."
일단 낚시를 빨리해야된단 생각에
좀 께름찍한 마음을 접고
낚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외딴 산골의 저수지 붕어들은 찌를 쭉쭉 잘도 올리고
그날따라 제법 큰 붕어들도 많이 올라와 주었습니다.
셋이서 신이나서 낚시를 하다가 밤이 되어
친구한명이 준비해온 돼지고기와 김치로 김치찌게를 끓이고
저녁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주를 두어병쯤 마실때쯤부터 슬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냥 파라솔 펴고 있으면 되겠지 ...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가 점점 많이 오기 시작하고 바람도 불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파라솔에서 피할상황이 아니어서
차에 들어가려는데 친구한명이 그럽니다.
건너편 폐가에 가서 소주나 마저 마시자고 ...
혼자 차에 남아있는것도 무섭고 몇잔 마신 소주의 힘도 있고 ..
그래서 소주를 챙겨들고 폐가로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더럽지 않아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비바람은 몰아치지 ..천둥번개 떨어지지 ..
자꾸만 뭔가 얼굴을 간지럽히는것 같아 기분이 좀 이상했습니다.
어느덧 가지고있던 6병의 소주를 다 마시고(친구둘이 거의 마시고 전 몇잔 안마셨습니다)
친구가 나가서 소주 몇병 더 사온다는 겁니다.
그 친구가 너무 취해있어서
제가 대신 다녀온다며 차키를 받아
조심스레 ..오면서 본 조그만 마을 슈퍼에 갔습니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이미 문은 닫혀있고 ..
어쩔수 없이 더 큰 시내로 가서 편의점에서 소주 몇병과 담배 ..안주꺼리를 사다시 돌아왔습니다.
차에서 내려
비바람을 맞으면서 조그만 후레쉬 불빛을 따라
그 폐가로 가는데
숲속에서 자꾸만 누군가 쳐다보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보고니 술사러 나갈때 켜뒀던 랜턴 불빛도 보이지 않고 ..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겁니다.
나무에 찔리며 아무정신없이 달려
폐가로 갔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친구이름을 불러도 둘다 대답이 없습니다.
그대로 다시 시내로 나가
도움을 요청할까 ..
문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 바로 후레쉬를 비추니
두 친구다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안도를 하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
두 친구의 머리부분과 얼굴이 온통 피범벅입니다 ..
"으악~~~~~~~~~~~~~~~~~"
다시 정신없이 도망치는데 자꾸만 누군가 따라오는것 같아
무작정 차까지 달려 비포장길에 차가 고장나는지 ..
바위에 차가 긁히는지 앞만보고 시내로 와서
파출소를 찾았습니다.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두명의 경찰과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았습니다.
새벽이 밝아오고 이제 비는 어느정도 그쳤습니다.
경찰들도 긴장이 되는듯
조심조심 그 폐가를 향해 들어가고
문을 열어 제치면서 들여다본 방안의 상황은 ..
처참 그 자체였습니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채 쓰러져 있는 두 친구들 ..
기겁을 하고 달려가 흔들어보니 ..
다행이 숨은 쉬고 있습니다..
막 흔들어 깨우니 한친구가 정신을 차리면서 ..
한참후에야 제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킵니다.
그러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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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모기 디럽게 많네 ..
그렇습니다 ..
산속에 있던 그 수많은 모기들이 비를 피해 폐가로 몰려 들었고
술에 취해 정신 못차리는 두 인간에게
오바이트가 나올때까지 계속 피를 빨아댔던 겁니다.
잠결에 긁어대고 비벼대던 손에 터져죽은 수많은 모기들이
온몸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놓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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