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똥얘기만 해서 진짜 죄송한데요.
너무 기쁘고 웃음 나오고 막 그런데 얘기할 데가 남편밖에 없더라구요.
근데 오늘 그 남편조차 겁나 바쁘다면서 반쯤 잠수탔어요.
그래서 또 냄새나는 얘기 여기다가 씁니다.
예전에 전화와서 자기 애 똥얘기 20분한 사람 이해 안 됐었는데 그거 이젠 용서해주는 걸로;;
11일날 병원가서 애 관장하면서 똥 싼 이후로는 12일날 잣크기의 한 톨 싸고 15일까지 소식없었거든요.
사실 날짜로만 따지면 얼마 안 되요.
그런데 거대결장 얘기도 나오고 해서 노이로제가 걸려있던 저는 어제 병원에 애 들처업고 가버렸어요.
의사가 배를 한참 만지더니 하는 말이 똥이 안 만져진대요.
사실 제가 만졌을 때도 13일쯔음에 잠시 똥 하나 만져졌지 관장전처럼 배에 오만상 똥밖에 없네 그렇진 않았어요.
그래도 내가 의사도 아니고 뭘 알겠어 이럼서 간거였거든요.
하여튼 의사가 똥꼬에 면봉을 찔러넣어보더니
똥이 차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똥을 하나 관통하긴 했다.란 말과 함께
아직도 똥이 노란색이냐고...그렇다고 하니까 아무 말을 안해요.
왜? 왜 아무 말 안 하는데요? 아직도 노란색이면 안 좋은거예요?
하여튼 그렇게 소득없이 애 다시 데리고 집에 왔어요.
사실 걱정 엄청 했어요. 똥 안 싸는 거 자체도 걱정인데다가
11일 이후로 먹는 양이 25%정도가 늘었어요.
그런 상태인데 대체 그 먹은 건 어디로 가서 대체 나오질 않는건지..
그러다가 오늘 오후 4시쯤에 밥주러 들어갔는데 똥꼬에 똥이 살짝 나와있더라구요.
우와아앙 똥이다 하면서 등을 슬슬 만져줬더니 잣이 아니라 대추씨만한 똥이 나오더라구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좋아서 우왕ㅋ큰 거 쌌다 하면서 밥을 다 먹였어요.
그 다음에 트름시키고 오줌 다 누이고 나니까 똥꼬에 또 똥이 쬐끔 비치더라구요.
그래서 막 똥꼬 만져주고 하는데 애가 요새 부쩍 장난이 늘었거든요.
저한테 막 기어오르고 깨물깨물하고 발라당 뒤집고 한다고 애 정신없는 틈에 똥이 들어가버렸어요-_-
제가 막 완전 놀래가지고 안 된다. 이렇게 똥을 놓칠 수 는 없다 이러면서
똥꼬를 문질문질했다가 막 살짝 짜보기도 했다가 휴지에 따신 물 묻혀서 막막 토닥거렷다가
오만상 애 똥꼬를 괴롭혔더니 애가 안절부절하면서 왔다갔다하더라구요.
확실히 애가 똥싸는거에 익숙하질 못 한 게 티가 나요.
하여튼 그러다가 진짜 말 그대로 "뿌직"하는 소리와 함께 시커먼 똥을 길게 한 줄기 싸더라구요.
헐 대박.진짜 그 들어간 똥 놓쳤으면 아까워서 어쩔 뻔 했어요.
뒤에 쌌더라도 빨래도 쩔었겠고 냄새도 쩔었겠고 애는 또 온 몸에 똥바르고 있었겠고 끔찍하다.
남편한테 막 신나가지고 똥사진 보내면서 이거 인간승리라고 자랑했더니
저 똥을 라이브로 못 보다니 졌다고 너무 안타까워 하더라구요.
이런 이상한 인간이 제 남편입니다 여러분. 결혼이 이렇게나 위험합니다.
저번에 병원에서 싼 노란 똥은 낼름 올렸지만 지금은 진짜 제대로 똥같아서 안 올릴 거지만
아...기쁩니다.기뻐요.
단지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건 초유 섞어먹고 제대로 된 똥을 쌌는데....문제는 오늘 초유가 똑 떨어졌고 배송은 내일 옵니다.
적어도 하루는 분유로만 먹어야 하는데 애가 지금 노골적으로 분유 맛없다고 시위중이예요. 아 화상아 ㅋㅋㅋ 가지가지한다.증말.
휴...이제 이유식과 합사의 산을 넘어볼까나-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