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04년에 오유 가입해서 눈팅만 벌써 13년째인 오유징어입니다. 2007년도쯤에 시게에서 활동하다가 눈팅러로 바꿔서 지금까지 이러고 있네요. 모솔은 아닙니다.
인포메일부터 받아봤고,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을 빼면 제 첫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한 곳이 오유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던 중딩부터 대학을 가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까지 오유가 저에게 참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힘든 일 있을 때 오유에 와서 유머자료 보면서 웃고, 이슈가 생겼을 때에도 들러서 얘기 들어보고 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지네요. 아무래도 미련이 생기나봐요. 최근 몇년간은 베오베 유머자료만 봐왔고, 또 이번 대선때는 더민주 안에 들어가서 선거운동을 하다보니 오유 상황을 전혀 몰랐습니다. 근데 여유가 생겨 베스트 유머글까지 다 보고 뭐 재미있는 게 없나 싶어 2017. 09. 04. 군게 들어갔는데 다들 양성징병 문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으시더군요. 나름 제 전공과 연관이 있는 문제라 저도 참여를 하기 시작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도 오유 내 유저분들과 싸우고 있더군요.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 싸우는 것도 의미없다 생각해서 다시 눈팅만 하다가 아예 오유를 지켜보는 일만 하자는 생각에 닉넴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눈팅을 하는데 어제 그런 일이 있어서,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이 또한 유야무야 지나갈 것 같아서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군게와 시게 둘 다 극단으로 치우치는 게 싫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극단으로 치우쳐서 욕설과 비난을 정당화하는 모습이 싫습니다. 이런 일이 앞으로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그건 오유의 모습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게 맞겠지요.
사람들이 군게와 시게를 차단해서 상황을 잘 모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자게에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이 또한 그냥 묻힌다면 저는 그냥 탈퇴하고 오유 안 들어올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 아이디는 제가 중딩때부터 지금까지 써왔던 아이디이고, 지금까지 이 아이디로 오유하면서 오유가 변질됐다고 떠나는 분들 참 많이 봤습니다. 그래도 저는 좀 참을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도 한계에 다다랐네요.
11월 말까지 운영자님께서 어떤 조치를 취하시지 않는다면 저도 탈퇴하겠습니다. 어차피 별로 활동도 없던 눈팅유저라 사이트에 별 영향도 없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게 탈퇴밖에 없네요.
한 마디 더 쓰면, 본인들이 정치에 대해서 가장 잘 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점령한 사이트에 소속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선거운동 업체부터 시의원, 국회의원, 정당 직원들까지 두루 만나고 다니는데 이 사이트의 어떤 사람들을 만나면 제가 정치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멍청이가 되고, 죄인이 되더군요. 박사모나 일베로 몰리길래 인증했더니 비판적 지지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말이죠. 이런 상황을 방조하는 운영자님을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눈으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뭐라하실까봐..
1. 제목은 요즘 웃대에 저런 게 유행해서 따라해봤습니다.
2. 자게에 쓴 이유는 제가 쓴 글이 군마드의 글로 치부당하는 게 싫고, 오유의 꽃이 자게라고 생각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