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2살 군대에서 전역한지 2달이 되었고, 작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저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조리과를 전공해서 졸업하였고, 특성과고 이지만 나름 내신관리도 조금 하여 평균 2~3등급이 나옵니다.
그 당시에는 대학에 관심도 없었고, 돈을 벌고 싶어서 바로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조리를 배우는 중에 잠시 미래에 생각하던 중 이길이 맞나 싶어 바로 군대에 자원입대 하였습니다.
군대에서 21개월이나 있었고, 조리자격증도 취득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방향을 도저히 잡지를 못하고 그저 그렇게 전역을 하였습니다.
군대에서 나름 생각도 많이 해봤지만 해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조리사를 생각했지만 일을 해보니 일의 강도가 너무 세고, 같이 일하는 어른들이 정말 창의성이 많고 돈 적게 받아가면서 요리를 배워서 가게를 차리던가, 호텔을 가서 경력을 쌓던가, 유학을 가서 커리어를 쌓는 둥 이런저런 노력을 할 것이 아니라면 조리사는 포기하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셨거든요...
근데 막상 일을해보니 너무 힘들고, 관심도 점점 떨어지고, 남들 다 대학가는데 난 뭐하나 싶기도 하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주방보조 일을 하는게 스스로 너무 무능력 하다고 여겨졌어요.
그래서 군대에서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을 간다 -> 그런데 무슨과? - > 식품영양학과? -> 취업이 잘되는 전자,기계,화학 공대쪽? -> 컴퓨터를 좋아하니 컴퓨터과? ->
그런데 내가 그런 학과를 가게 될, 그런 대학을 갈 성적이 되나? 수능을 보더라도 실업계 나온 내가 수능을 잘 볼 수나 있을까?
가서 내가 알바와 공부를 병행할 수나 있을까? 등록금은 어떡하고? 장학금 받을 성적이 되나?
기술을 배운다 -> 요리? 이미 배웠지만 흥미를 잃었다. 미래가 암담하다. -> 용접? 한번 배워볼까? ->
자동차 정비? 아버지가 하시는 일인데 나에게 비추천 하셨어... 너무 힘들다고... 기술을 배우고 내가 그쪽에 흥미가 있을까? 적성에 맞을까? 그 분야에 최고가 될 노력을 하게 될까?
조리를 계속 한다 -> 전역하자 마자 식당에 들어간다 -> 그 다음은? 계속 거기서 경력쌓고 다른 식당 돌아 다니면서 흥미도없는 조리를 평생 한다? 힘들지만 그에 맞는 보수가 따르질 않아서 인생에 허망함을 느낀다...?
소방관을 하겠다 - > 아무대서나 일을 해서 학원 다닐 비용을 많이 모은다. - > 노량진 학원을 가서 1년간 공부와 운동을 병행한다 ->
떨어지면? 2년을 한다? 3년? 4년? 그 동안에 내가 돈을 벌었더라면?
그냥 공장이나 조선소를 가서 평생 그 일로 먹고산다 -> 인생의 쓴 맛을 느낀다?
하... 정말 선택장애가 오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상태라 뭘 시도 조차도 못하겠습니다.
결국 전역하고 학교에서 그나마 배운 조리로 식당에 다시 들어가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지만 도저히 보람도 못느끼겠고, 너무 힘들고 쉬는날이 많지가 않아 미래에 뭐 어떻게 될지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그나마 지금 가장 관심있는건 대학을 어떻게든 전문대라도 가서 식품영양학과 가서 주말알바를 해가며 평일엔 공부를 죽어라하고 잘 해가지고 어떻게 4년제 식영과 편입을 해서 졸업하기 전까지 영양사 면허증이든 식품위생 공무원을 합격하든 영양교사를 하던 하면 좋을텐데 그게 그리 순탄하게 잘 될지도 몰라서 그 마저도 고민이 너무 됩니다...
또 흐지부지 대학에서 시간 보내 버렸다간 '그 시간동안 돈을 벌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 미치겠습니다.
제 인생 제가 선택하고 제가 살아가는게 맞지만... 스스로 저를 가둬두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대학가고 싶으면 가고, 일하고 싶으면 하고 니 알아서 해라. 라는 식이셔서... 부모님 집에 살지만 거의 독립인 상태 입니다.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아 고등학교때 까지만 겨우 지원을 받은 상태고, 경제적으로 여건이 안되서 대학도 안갔습니다.
일을 해보고 느낀 것은 고졸로서는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좁고, 인식도 좋지않고, 차별이 굉장히 심하 다는 것입니다. 뭐 그런거 다 감안하고 바로 돈을 버는 것이 제 고등학교때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까 그게 아니네요.
그게 아니라면 공무원 하는게 그나마 답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너무 겁나고 시간낭비 일것 같고
기술을 배운다 해도 전혀 관심이 없고 돈을 벌기위해 생계형으로 기술을 배운다는 그 자체가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자격증은 현재 한식,양식기능사, 컴활2급, 워드 이렇게 네개가 있습니다. 사무적인 것과 식품에 관심이 있고, 전 부터 영양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매력있는 직업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거의 여성위주로 되어있고, 남자는 취업이 잘 안된다는 말도 들리고...대학에서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해도 결국 영양사는 박봉일 것이다... 라는 얘기도 들었고, to도 엄청 부족하고 지원자는 많고... 일단 대학을 졸업해야 영양사 면허가 취득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눈도 안돌렸었는데...
지금은 대학의 필요성을 느꼈고, 가게된다면 식품영양학과를 가자! 라는 생각 중 입니다...노력 하면 뭐든 안되겠어?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생기지를 않습니다. 이미 제 레벨을 알기 때문에...
뭐 일단 시도라도 해보는게 어때? 라고들 하지만 그게 너무 무섭고 안될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했다가 시간만 낭비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때문에
/ 소방공무원 학원다닐 돈 마련, 시험공부 / 대학입학까지의 돈 마련, 입학 과정, 입학하고 난 뒤 학업생활 / 기술배우기... / 이런 것들 전부 시도했다가 잘 안되서 결국엔 '아 그냥 계속 식당에서 요리나 배우면서 돈이나 벌껄... 그럼 그 시간동안 돈 많이 모여 있었겠지?' 라는 생각으로 20대 중반을 보내게 될 까봐 겁이 납니다.
정말 시도... 조차 못하겠습니다. 그냥 이런놈 이니까 저 답게 그냥 미래고 뭐고 흥미고 뭐고 간에 일단 돈을 벌어야하니... 살고 봐야하니 눈 낮추고 제 위치를 인정하고 조리를 계속 하는게 맞는 건가요? 흐지부지 하게 작은 식당에서...
남들 대학가고 졸업해서 떳떳한 직장 다니는 사람들 보면 정말 부럽네요.
그리고 저처럼 조리과를 나와서 관심도 많고 창의성도 뛰어나서 계속 그쪽으로 일을하면서 공부해서 성공한 셰프들도 부럽구요...
정말 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인생 제가 사는 거지만... 이런 멍청한 겁도 많고 소심하고 줏대없고 우유부단한 성격과 자존감 없는 성격 때문에 제 인생이 패망할 것 같아서 올리는 글 입니다. 작은 조언이라도 좋습니다... 누구라도 좋으니 상담좀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