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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16358
    작성자 : 잉여인력
    추천 : 12
    조회수 : 1994
    IP : 125.140.***.16
    댓글 : 26개
    등록시간 : 2016/11/26 00:28:34
    http://todayhumor.com/?love_16358 모바일
    눈치 없던 내 썸, (feat. 철벽남)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났다.
    우린 서로 사는 곳은 달랐지만
    '버디버디'라는 채팅 프로그램으로 자주 채팅을 하였다.

    그 어린시절 무슨 고민이 이렇게 많고 상처 받을 일들이 많았는지
    밤늦게 까지 채팅을 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고
    함께 웃고 울고 했다.

    그리고 꽤 멀리 떨어져 있던 우리는
    1년에 2~3번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그동안의 추억을 나눴다.

    친구와 나는 우정 덕분이였는지 같은 대학에 합격 할 수 있었다.
    1년에 2-3번 직접 만나던 우리는 이제 매일 같이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친구는 이상하게 무릎 베개 하는 것을 좋아했다.
    OT에서도 MT에서도 내게 무릎배게해 달라고 하고 
    술이 취해 버얼건 얼굴로 무릎베개를 하고 꾸벅 꾸벅 졸았다.
    덕분에 예쁜 친구를 독점한 나는 선배들 눈치를 가득받았고
    동기 여자애들에게도 이상한 오해를 받았다. 
    나는 '그냥 친구에요. 친한 친구' 라고 말했다.

    친구는 내게 항상 '넌 나의 소울 메이트야!' 라고 말했다.
    인생의 소울메이트는 너뿐이라고...

    어느날 힘든 일이 있었던 나는 친구에게 술을 사 달라고 했다.

    친구는 자취방에서 맛있는걸 해줄테니 오라고 했다.
    친구와 친구의 여자동생이 있었고 같이 술을 먹고
    기타로 노래도 불러주고 게임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다.

    잘 놀고있었는데, 친구의 동생은 먼저 잔다며 일찍 자러간다. 
    방이 3개인 집이라서 친구의 동생은 자기 방으로 갔고 친구는 거실에서
    술을 먹지 말고 자기 방에서 먹자며 갑자기 와인을 가져왔다.
    와인을 먹고 오랜만에 서로 기타도 쳐주고 고등학교 때 
    서로 힘들때 기댄 이야기도하고 추억에 잠겨있었다.
    술도 먹고 기타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이쁜 친구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여자'로 보였다. 친구는 내게 물었다.

    '넌 나 좋아한 적 없니?'
    '널 좋아한건 모르겠는데, 다른 남자와 있는 널 보면서 질투가 난 적은 있어.' 라고 대답했다.

    친구는 내가 또 물었다. 
    '그럼 난 널 좋아한 적있을까?'
    '글쌔 나같은 남자를 왜? 너 인기 많았자나?'

    내 친구는 친구인 내가봐도 이쁜 편이였다. 그래서 항상 남자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래도 힘들땐 항상 니가 옆에 있었자나!'
    '친구니까 힘들땐 옆에 있어야지...'
    '넌 내가 안 이쁘니?'
    '뭐.. 이쁘긴 하지ㅎ'

    술 취해 발그레한 얼굴로 이것저것 물어오며 가까이 오는 친구를 보니
    심장이 두근 거렸다. 

    갑자기 친구가 말했다.
    '너 나랑 키스할래?'
    '너랑? 왜?'
    '아니 그냥 하고싶어서'
    '에이 친구끼리 왜그래~'

    갑자기 공기가 무거워 진 것 같았다. 
    그리곤 친구가 갑자기 졸리다고 무릎베개를 해달라고 한다.

    '니 무릎을 베고 누우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쉬운 남자라 그런가봐'
    '너 정말 내가 막 이렇게 해도 안 두근거려?'
    '가끔은 두근거릴 때 있지 나도 남잔데!'

    친구는 피식 웃었다. 그리곤 갑자기 자긴 잔다고 한다.
    한참을 친구 얼굴을 봤다. 참 예쁘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고 벌써 새벽이였다. 친구를 침대에 눕혀야겠다는 생각에
    친구를 침대로 데려가서 눕혔다. 
    그런데 친구가 번뜩! 눈을 떴다. 

    '자고가~'
    '여자만 있는집에 어떻게 자고가 첫차타고 갈게'
    '왜 나랑 자도 아무일 없었자나 내 옆에서 자고가'
    '됬거든요~'
    '그냥 가면 내가 미안하자나'
    '괜찮아 나 간다.'
    '그럼 나 잘때까지만 옆에 있다가 가'

    친구는 금방 잠들 것 같이 눈이 스르륵 스르륵 잠겨오는 것 같았다.

    '나 뽀뽀해주면 잠이 잘 올 것 같은데?'
    '!?!?!'
    '뽀뽀~~'

    입술이 참 예뻐보였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갑자기 친구가 너무 예뻐보였다.

    짧은 시간 한참 고민하다가 이마에 뽀뽀를 해줬다.
    친구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집으로 왔다.



    그렇게 시간이 꽤 지난 후에 이상한걸 알 수 있었다.
    친구의 핸드폰 뒷자리 번호는 내 생일...
    그것도 고등학교 이후 대학을 다니고 결혼하기 전까지 내 생일이였다.

    그리고 내가 항상 너 뚱뚱한 것 같아, 라고 장난처럼 말했고
    친구는 어느날 많이 아팠다 그리고 힘들어했고 거식증이 생겼다고 했다.

    그리고 이상했던 내 취향,
    비가 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나,
    그리고 자기도 비가오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던 친구
    같이 비를 맞고, 같이 슬픈날 비 맞는걸 좋다고 했던 친구

    유독 나 만나고 감기에 많이 걸렸던 친구는 
    비를 맞으면 감기에 잘걸리는 체질이라고 했다. 
    어릴 적부터 감기에 많이 걸려서 비 맞고 온 날이면 
    부모님께 많이 혼났다고 한다.

    나는 나중에...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그 의미들을 알 수 있었다.
    출처 나의 20대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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