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써봅니다.
고민상담게시판에 쓰는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앞서말씀드리지만 저는 두번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처음 입원했던 병원은 1개월반 두번째 병원은 2개월반 총 4달정도 강제 입원 경험이 있습니다.
정신병원 입원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4달이면 정신병원 입원치고는 그리 긴 입원기간은 아닙니다.
제가 입원했던 병원2곳은 거의 보통 입원기간이 2년이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심한경우엔 14년,15년 입원해있던 사람도 몇명 봤어요
저같은 경우는 제가 계속하여 입원을 거부 해서 아버지께서 사설 응급이송업체 통하여 강제로 입원시키셨습니다.
물론 응급차에 태우는 과정에서 치욕적으로 강제로 끌려갔죠.
보통 이런경우 반항을 엄청나게 하거나 흉기로 위협을 하기도 한다는데, 저같은 경우는 그렇게 반항은 안했던거 같아요. 체념했던거 같네요...
저의 경우에는 한때 힘든일을 갑자기 심하게 겪어서 다니던 회사도 때려치우고 알콜의존증 + 공황장애가 심한 상태여서 저도 입원해야 하는걸 어느정도는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진료만 받고 약만먹는 치료는 도움이 안됐기에...
아버지께서도 제 미래가 걱정되셔서 강제로 입원 시키셨겠죠. 그래서 아버지 원망은 크게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를 위해서 전국적으로 이곳저곳 알아보셔서, 상담치료도 받게 해주셨고 최면치료도 받게 하셨는데 별 효과가 없어서 강제로라도 입원시키신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크게 원망하진 않습니다. 정말 저의 치료를 위해 입원을 시키신 거고,
실제로 두번째 입원하고 난 후에는 술을 일체 입에도 안대고, 공황장애도 완치되어서 정상생활 하고 있으니까요.
솔직히 어떻게보면 다신 입원당하기 싫어서 제자신이 정신바짝 차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지금은 정상생활 중이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그 입원했던 기억들이 떠올라서 저를 너무 괴롭히기도 했었죠.
가끔 강제로 다시 입원당하는 꿈도 꾸고...입원당해서 퇴원못하는 꿈도 많이 꿉니다.
그정도로 그 입원과정이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진짜 그 입원과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에요.
거의 경찰이 범죄자 연행해서 가는거랑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힘좋은 남자들이 양팔잡고 강제로 끌고가는데 나도 힘좀 쓴다고 생각했지만 어쩔수 없이 끌려갈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리고 탈출을 대비해서 사설업체 응급차는 운전석말고는 밖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열수없게 되어있던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처음 입원했을땐...정말 환자들이랑 같이 있는거 조차 고통이었습니다.
정신병원 입원환자중에 1,2 위를 다투는 증상이 정신분열증(조현병), 알콜중독 이거든요.
알콜중독 환자분들은 술만 안먹으면 정상이지만, 정신분열증 심한사람들은 옆에서 보면 처음엔 솔직히 무섭습니다...거의 증상이 환청, 환각 이라서...
그 외에도 진짜 별의 별 사람들 다 모아놓은곳이 정신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입원환자 개개인마다 사연도 많습니다.
근데 정신분열증이나 알콜중독 등등 강제로라도 입원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입원을 할필요가 없는데 입원을 시키는 보호자라던지, 환자가 증상이 호전된걸 알면서도 퇴원시키지 않는 보호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입원기간동안 조금 친하게 지냈던 형은 정신분열증이 심한 환자였는데, 증상이 완전히 호전된 상태였습니다.
겉으로 봐도 전혀 증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형은 보호자들이 4년째 퇴원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그냥 체념하고 지내는 상태였습니다.
이런 사람말고도 정말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거 같습니다.
진짜 저는 입원기간이 길지도 않았는데, 그 짧은기간동안 끌려오는 사람들을 많이 봤고 그중엔 정말 입원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몇명 안됐던거 같습니다.
진짜 진짜 더 헛웃음이 나는것은 의사들 조차 양심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물론 양심적인 의사들도 있습니다.
제가 두번입원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첫번째 병원 입원전에 제일 처음 끌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병원에서는 저를 진단한 결과 입원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판단하여, 왠만해선 입원시키지 말라고 아버지를 설득하여 다시 보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다른병원으로 다시 강제로 끌고 간거였죠...뭐 이런 양심적인 의사들도 있는반면에,
그래도 실제로 입원환자가 많아야 본인들에게 돈이 된다고 생각해서 무작정 입원을 다 받아주는 의사들이 훨씬 더 많을겁니다.
그리고 보호자들이 환자를 퇴원시키러 오면 의사들이 회유를 시킵니다.
이 환자는 더있어야한다...아직 치료가 덜됐다...몇달만 더 입원시키는게 나을거 같다 등등 여러가지 말들로 보호자를 설득시키고 그중엔 설득당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왜냐면 의사말이니까 무작정 믿는사람들이 많은 거지요.
다행히도 저희 부모님께서는 의사말 무시하고 그냥 저를 퇴원시키셨지만 보통 보호자들은 의사가 설득하면 넘어가는 보호자들이 많아요.
정신병원 입원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보호입원과 자의입원 인데요.
보호입원은 말그대로 보호자가 입원을 강제로 시킨거라 보호자 동의없인 절대로 퇴원이 안됩니다.
요즘엔 법이 바뀌어서 보호입원도 6개월에 한번씩 갱신?같은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보호자가 계속 입원시키겠다고 하면 퇴원할 방법은 영원히 없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15년정도 입원한사람도 3명정도 보았고, 그분들은 그다지 증상이 없긴한데 오래된 폐쇄병동생활로 인해 대화해보면 뭔가 정신이 약간 이상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반면, 자의입원은 자기 발로 와서 직접 입원한거니 본인이 퇴원하고 싶은 의사가 있으면 언제든 퇴원이 자유롭습니다.
뭐 그만큼 정신병원에는 자의입원 하시는분들은 진짜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겁니다.
저는 입원하기 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본적이 있지만, 제가 실제로 경험해보니 정말 우리나라는 정신병원 관련법이 문제가 참 많은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정말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말그대로 보호자의 동의만 있으면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원에 감금될 수 있습니다. 무섭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신병원 안에서의 생활도 자유롭지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해 위험을 막기위해 거의 대부분의 물품은 사용을 금지당한다고 보시면되고
첫번째 입원했던 병원은 심지어 전화통화조차 일주일에 단 하루 허용하였습니다. 병실마다 돌아가면서 일주일에 하루씩 정해진 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정해진 시간이 있었고 거의 5분이내로밖에 통화를 못했습니다.일주일에 5분인거지요...
그것조차 전화를 건 대상이 받지 않으면 다시 전화를 걸기위해 1주일을 기다려야합니다.
그리고 정신병원에는 보호사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 보호사라는 사람이 전화통화를 옆에서 듣고있고 노트에 환자가 전화로 누구와 어떤대화를 하였는지 짤막하게 기록을 했습니다. 예를들어 아버지와 안부 통화라면 '부친 안부인사' 등등 짧게 몇글자로 기록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정신병원 직원이 옆에서 듣고있는데 전화로 가족들에게 퇴원시켜 달라고 말을 할수 있을까요? 눈치 보여서 못합니다...
이런 정신병원 없을거 같죠? 실제로 제가 첫번째 입원해서 경험하였고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을겁니다. 이 병원은 정말 죽을때까지 제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두번째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그나마 환자들의 인권관련하여 생활이 괜찮은 병원이어서 흡연도 가능한 병원이었고,
일주일 내내 오전~저녁식사 때까진 얼마든지 전화이용이 가능하였고 아무도 엿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전화하는걸 옆에서 지나가면서 들어보면 내용이 한결같습니다.
퇴원시켜달라...간식비 좀 많이 넣어달라...면회 좀 와라 이런 비참한 내용들 밖에 없습니다.
면회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정신병원에선 병문안이라는 표현을 일체 쓰지 않더군요. 면회라는 표현만 쓰더라구요. 무슨 감방도 아니고...
심지어 첫번째 입원했던 병원은 규모가 어마어마 했지만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면회실이 없어서 간호사실 안에서 면회를 했습니다.
간호사와 정신병원 직원들(보호사)이 다 옆에서 환자와 면회 온 가족들의 대화내용을 듣는거지요.
게다가 면회시간도 30분으로 제한되어있었던거 같습니다.
저는 그냥 간호사들이 듣던 말던 부모님이 첫 면회왔을때 퇴원시켜달라고 강력하게 요구를 했고, 부모님께선 제말을 들어주셔서 퇴원을 할수 있었습니다. 한달뒤 다시 다른병원에 입원했지만...
뭐 정말 지금생각하면 첫번째 입원했던 병원은 문제가 많은 병원 같습니다.
음...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혹시 가족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킬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주시고
만에하나 정말 입원이 필요한 상태라면 병원을 잘 알아보시고 입원을 시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환자가 치료가 됐다고 생각하면 하루도 지체하지 마시고 그 즉시 퇴원을 시키시길 바랍니다.
정신병원은 폐쇄병동입니다. 말그대로 폐쇄병동인지라 창문도 쇠창살로 다 막혀있고, 밖으로 나갈수 있는 루트는 죄다 차단당해 있습니다.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에 제약이 따릅니다.
그만큼 생활이 너무나 힘든 곳입니다.
정신병원은 치료를 위한곳이지 감금을 위한곳이 아닙니다.
치료가 됐다면 퇴원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지금은 정상생활 중이지만...언제 다시 또 어떤 병이 와서 입원을 강제로 당하게 될까 두렵습니다...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할것 같아요.
이래저래 두서없이 주절주절 흘러가는대로 쓴글이라 앞뒤가 안맞는 내용이 있었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내용이 문제가 될시 지적을 해주시면 자삭 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쓰지도 못한 글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ps. 영화 '날 보러와요'는 솔직히 말이 안되는 내용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너무 영화내용만은 믿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