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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617027
    작성자 : 적블루지박령
    추천 : 114
    조회수 : 32704
    IP : 119.202.***.204
    댓글 : 59개
    등록시간 : 2016/04/15 23:07:31
    http://todayhumor.com/?gomin_1617027 모바일
    사업실패로 원양어선 탄 후기 3 -마무리- (스압주의)

    바다에 흘러가는 장어를 잡기위에 몸을 던지고 겨우 잡아서 어창에 넣고나니 , 선장이 방송으로 얘기했다 '자 머하노? '
    갑판장이 얘기했다. '장어 잡지마라 ~ 아 잡는다,' 선원들이 조롱섞인 웃음을 짓는다. 다 죽여버리고 싶다. 그냥 다 죽여버리고싶다.
    이미 그들에게는 나는 이미 떠날사람이며, 이미 그들의 동료는 절대 아니였다. 그래도 묵묵히 나는 내 할일을 하고있었다. 
    선장이 갑판에 내려와 갑판장과 대화를 나눈다. 
    -아무래도 뭍에 들어가야될거같노
    -비도 잡혀있고, 진도로 드가는게 낫겠는데예, 

    안듣는척 일하면서 속으로 내심 다행이라고 몇번이고 외쳤다. 운송선이 온다고해도 안태워주면 그만이고, 해경을 부른다고하면
    이들은 나에게 무슨짓을 할지도 모르는상황에서 육지로 들어간다니 이건 정말 다행이다. 속으로 내심 다행이라고 외치며 
    생선들을 분류하고 있을때 선장이 날 부른다. 
    -니 사무장이랑 통화했는데, 니는 작업 시마이하고 옷갈아입고 드가라 ,
    -예? 작업안끝났는데 들어가도됩니까? 
    -일못하겠다고 했다매, 일시키지 마라카니까 걍 드가고, 우리 육지드가면 내리든지, 운송선을 타고 내리든지 알아서해라
    -예

    속으로는 정말쾌재를 불렀다. 이 미친노동을 그만할수 있다는것이, 그때 마음은 솔직히 삼일 일했던거 돈 안받아도 내려만주면
    감사하게 내리겠다는 마음이었다. 적어도 그때 마음은 그랬다. 육지를 밟을수만 있다면, 그냥 이 미친 배에서 내릴수만 있다면,
    건설현장이든 공장이든 무슨일이든 다할수있다고. 

    선장의 지시를 받고 나는 작업복과 장화를 벗고 조리실앞에 방뚜껑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남들이 일하고있는데 쉬는 마음이란
    이런비유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자퇴를 확정짓고 땡땡이를 치는 고등학생의 마음이랄까, 갇혀있는곳에서 자유로워졌다는 
    해방감과 알수없는 걱정들이 섞인 미묘한감정. 서랍같은 침실에 혼자 몸을 구겨넣고 휴대폰을 잠시보다가 이내 문을 닫고
    심하게 요동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한시간여가 흐르고 작업중이던 선원들이 밥을 들고 방으로 내려왔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당장에 급한작업이 없을경우는 식사를방으로 옮겨서 한다. 배가 안정적이고 급한작업이 있을경우에는
    조리실 바로 앞에서 밥을 먹었는데, 밥은 개인 밥그릇과 국그릇만이 주어지며, 밑반찬은 군대나 학교에서 사용하는 식판을 이용하게 된다.
    방에서 먹는경우는 조금 덜하지만 조리실바로 앞에서 밥을 먹을때는 정말 더러운 꼴을 많이 보게된다. 왜 뱃놈 뱃놈이라고 하는지....
    이들은 예절도 없으며, 공동체의 의식도 전혀없었다. 물론 다른배는 어떨지 전혀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탔는 이배에서만큼은 
    확실히 그랬다. 밥을 먹다가 일어나서 두걸음정도 걸어가 오줌을 누고, 밥을먹는와중에 선장이 바로옆에서 똥을싸기도 한다. 먹어야 
    일을할수있기때문에, 더러운꼴을 보면서도 그냥 참고 먹는다. 선장은 선장실에서 따로식사를 하게되며 식탁은 따로없지만 쟁반에
    밥과 국 반찬을 따로 담아서 배에 막내들이 선장실로 직접 가져다준다. 영화 해무를 보면 조금 쉽게 이해될수있는 부분이다. 남는 음식은
    바다에그대로 버리게된다.)
    선원들이 밥을 들고 내려왔지만 작업중에 열외되서 내려와 누워있는 나에게 누구하나 식사를 권하는 이는 없었다. 
    나또한 전혀 먹고싶은 생각이 없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 그 열악한 식사에 입조차 대고싶지 않았다.
    나는 그냥 침대문을 닫아둔채로 계속 잠을 청했다. 파도때문에 작업이 불가했는지 식사를 한 선원들도 음식을 치우고 다들 침실에서 
    쉬고있었다. 두시간여가 더 흐르고 갑판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짐싸서 나온나, 
    -예? 저요? 
    -그래 니 짐싸가 나온나 운송선 들어왔다니까 니 저거 타고 나가라 
    -예

    헐레벌떡 내짐을 싸기 시작한다. 깔아놓은 이불, 벗어놓은 작업복은 다시 가져갈 생각조차 하지않았다. 왜냐면 다시는 나는 이 미친일을
    하지않을것이기 때문에. 당장에 입었던 옷들만 가방에 구겨넣기 시작했다. 갑판에 나가니 갑판장과 선장, 갑판장과붙어지내는 선원 셋만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통발어선보다 작아보이는 어선이 과자와 담배등 박스 몇개를 싣고와서 나르기 시작하고, 두명의 짐을든 사람들이
    이쪽배로 옮겨탔다. 내가 내려서 타게된사람들인지, 아니면 늦게라도 합류하게 된 사람들인지 나는 알길이 없었다. 다만 나에게 중요한것은
    나는 내짐을 저배로 옮기고 나는 오늘 육지로 나가야된다는 것이었다. 운송선에서 옮겨실어야될짐을 다 옮겨실은뒤 선장이 방송으로 
    빨리 나보고 옮겨타라고 얘기햇다. 꽤 먼거리였지만 짐을 둘러매고 나는 뛰어넘어서 배를 옮겨탈수 있었다. 옮겨탄배에는 선장1명과
    기관장 1명의 늙은 어르신 두분만이 타고있는 배였다. 옮겨탄 배에 갑판에 앉아 담배를 피면서 멀어져가는 운x호, 내가 탔었던 배를 
    지켜봤다. (1에 첨부했던 통발어선의 사진은 제가 운송선에 옮겨타서 찍은 사진입니다.) 

    갑판에 앉아 멍하니 멀어지는 배를 보고있으니 기관장이 다가와서 나에게 쉴수있는곳으로 안내해주었다. 타고있던 배처럼 방이
    있거나, 따로 쉴수있는 공간이 있는곳은 아니었지만, 기관실에 작은 공간을 나에게 내어주었다. 많이 시끄럽긴 했지만 춥지는 않았으며
    누구도 나에게 머라하는사람이 없어서 마음편하게 있을수 있었다. 그때 해x 수산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니 배 내렸다매, 니 진도로 들어오니까 내가 그 그천에 있으니까 데릴러갈게
    -언제 말입니까? 몇시에 내릴지 확실히 모르겠는데요
    -형이 니 운송선 탔다는거 듣고 진도로 가고있으니까, 니 내릴때 쯤이면 형이 진도 도착할거다, 형이랑 만나서 얘기하자
    -예, 내리면 전화드리겠습니다.

    통화를끝내고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을 쳐다봤다. 파도가 높긴했지만 무사하게 탈출했다는 해방감에 마음이 놓였다. 두어시간동안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바다만 바라보고있었다. 운송선 기관장에게 도착시간을 물어봤는데 오후 3시에 탑승한 운송선은 저녁 11시,12시는
    되야 진도에 도착한다고 했다. 두어시간 멍하게 있다가 기관실로 가서 잠을 청했다, 따뜻해서였을까, 마음이 놓여서 였을까
    스르륵 기절하듯 잠이들었다, 8시쯤 잠에서 깨어 주는 밥을먹고, 11시 30분이 넘어서야 진도에 도착했다. 항구의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않는다. 정확히 기억나는건 그 밤에 해x수산 사장이 앞에 서있었다는 것뿐이다. 

    육지에 붙은 배에서 짐을들고 내리고 해x수산 사장앞에 서게 되었다. 사장은 일단은 차에 타라고 얘기했다. 
    차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에게 앞으로 어떡할것인지물었다. 시간이 늦어서 니가 고향에 갈 방법도 없을텐데
    형이 어짜피 내일 진도에서 일을봐야되서 방을잡아야되니 형이랑 방을 잡고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당장에 터미널에 버스도없고, 나갈수있는 방법도 없었던 나는 알겠다고 얘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임금에 대해서 속았던 부분을 얘기했고, 해x수산 사장은 그게 삼xx운 에서 잘모르고 얘기한것이라고 얘기했다.
    내가 내렸다는 얘기는 삼xx운 사장도 지금 들은상태고 나에게 처음 승선할때의 가방값을 물어내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그 금액을 물어봣는데 그 금액은 35만원이라고 했다. 나는 당장에 이곳에서 나갈방법이 없었다. 얼마가 됫던 비위를 맞출수 밖에 없었다.
    -네 고향 드가는데로 금액 송금하도록하겠습니다.
    -어 형 xx은행에서 형 폰번호 치면 그게 형 계좌니까 글로 35만원 넣으면된다.

    알겠다고 얘기하고, 들어가는길에 편의점에서 소주피쳐 한병,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고 모텔방으로 향했다. 아직까진 내가 자유로워진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모텔방에 따라들어가서 최대한 비위를 맞췄다. 그래야 내가 완전한 탈출을 할수 있기때문에, 방에서 소주를 마시면서
    사장은 계속 다른배를 타볼것을 권했다. 그배는 원래 잘 못잡는 배여서 그런거다. 이번에 소개해주는배는 정말 잘잡는 배고, 육지도
    자주들어오는배다. 니가원하는데로 할수있다. 애초에 잘못잡는 배에 팔아놓고 할소린가 싶기도 했지만, 굳이 이사람에게 내속마음을
    보여줄필요는 전혀없었다. 앞에서는 우선 고향가서 해결할일좀 해결하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둘러대고, 잠을 청했다. 아침 6시가되어서
    나는 내짐을 들고 모텔을 나섰다. 일단은 당장 들고있는 현금이없기때문에 집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터미널까지 한참을 걸으면서
    한참을 어머니와 통화했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자초지종 설명을들은 어머니는 통장으로 차비를 송금해주셨다. 
    진도에서 고향까지 직통으로 가는 차는 없었고, 대도시를 한군데 경유해서 들어가는 방법 밖에없었다. 터미널에서라도 그 사람에게 잡히면
    일이꼬일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근처에서 숨어있다가 버스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쯤에야 터미널로 급하게 들어가 버스를 탔다. 
    나는 9시간이 걸려서야 고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나의 길었던 원양어선의 후기이다. 

    오늘은 4월15일 내가 배에서 탈출해서 고향에 온지 이틀이 지났다. 내가 고향에 돌아온 시간은 4월13일 밤 11시쯤이었다. 
    나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몇번이고 다짐했었다. 내가 집에돌아가면 꼭 내가 겪었던 일을 글로남겨서, 나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13일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바로 곯아떨어졌다가 어제가 되어서야 첫글을 남길수가 있었다. 

    빚이생기고 인생에서 한번 주저앉으면서 나는 그런생각을 자주했었다. 모든 순간에서 내가 조금만 다른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육지에 돌아와서는 배에서도 하지않았던 멀미를 하고있다. 가만서있으면 배에서 배가 흔들리던것처럼 육지가 흔들리는 느낌이들고
    그 느낌은 상당히 불쾌하며 가만 서있다가 오바이트까지 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곳에서 느꼇던 감정을
    최대한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죽는다는 마음으로 이악물고 탔었던 마음부터, 절망에 떨어진 사람의 마지막 희망조차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사람들에게 느낀 경멸까지. 

    지금도 나처럼 절망에 빠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구인광고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큰돈을 벌수있다는 
    배타는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할수도 있을것이다. 나는 다만 그사람들에게 주의해야될 사실만을 전하고 싶었을뿐이다.

    만일 내가 타기전에 이런글을 봤더라면, 나는 절대 배를 안탔을것이다.

    -----------------------------------------------끝 

    간단하게적어야지 했던글이 어쩌다보니 3편에 이어져서 너무 질질 끌게 됬네요..; 너무 죄송합니다. 
    첫번째글을 끊었던 이유는 세세한 내용을 하나하나 다시 떠올리면서 글을 적다보니 글을 적으면서도 심적으로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쉬고 다시적고싶다는 생각이 너무 들어서... 처음 글을 적고 잠시 쉬었던것이구요...
    두번째글을 끊었던 이유는 돌아온지 몇일 안된이 시점에서 어머니는 제 걱정이 많으셨는지 문자로 아들이랑 둘이서 소주한잔
    하고싶다고 하셔서, 급하게 글을 끊고 어머니와 식사를 했습니다.

    글을적다보니 마지막글은 정말 내용이 빈약하네요...; ㅎㅎ 어머니랑 삼겹살에 소주를 너무 많이 마셧나봅니다;; ㅎㅎ 
    물론 우리나라에 양심적이고 속이는것없이 배를타시는분들도 많이 있을겁니다. 그분들덕에 육지에 있는 저희들이 신선한 해산물들을
    맛있게 먹을수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그런 뱃일에 대한 내용이 아닌 알바천국이나, 알바몬,
    워크넷등에 올라와있는 직업소개소에서의 거짓말들을 조심하시라고 남기는 글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래도 3일동안 고생했던 그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일어설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다잡게 되었습니다. 
    어디에서든 그정도 고생할 마음가짐만있다면 다시 충분히 일어설수 있을것이라고 믿고있습니다. 긴글 글재주도 없는 놈 글
    재밌게 읽어주신 모든분들께 너무 감사드리며, 응원해주신 모든분들에게도 다시한번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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