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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614362
    작성자 : 익명Z2pvZ
    추천 : 0
    조회수 : 655
    IP : Z2pvZ (변조아이피)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4/09 00:14:48
    http://todayhumor.com/?gomin_1614362 모바일
    집에서 아무말도 안하고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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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25세, 장녀입니다. 
    1년간의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출근준비를 하고 있는 여징어에요.
    저는 1년동안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려왔습니다.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고 
    내가 어떠한 일을 해야할지도 몰라 방황하던 시기였어요.
    그 시간동안 가족에게 받았던 상처들 하나둘씩 꺼내보려합니다.

    1.
    필기시험에 낙방한적이 있었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떨어지게 되었어요.
    속상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하는데 옆에서 엄마가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떨어졌다고 하니,

    "잘됐군! 잘됐어! 그럴줄 알았어! 그런시험하나 못붙네. 아이고~!"

    제가 화내니까 그까지꺼 하나 못받아들이는 쪼잔이로 몰아가더군요.
    정말 눈이 돌아가더라구요. 그때가 백수되고 전회사 부장이 밑도끝도없이 욕만하고 끊어서 
    저도모르게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난 뒤었습니다. 집안 물건 다 쓸어버렸어요. 
    드라마에 나오는것처럼 쓸어버렸어요. 다행히 주말이라 동생이 말리긴 했는데 
    엄마는 벙쪄서는 아무말도 못하시더니, 저녁에 돌아오신 아빠에게 쌍x,개가튼x,ㅈ가튼x
    욕이란 욕은 다들어요.
    저희 엄마는 유일하게, 저한테만 욕하십니다. 여동생에겐 절대 안합니다. 왜냐구요?
    저는 쉽고 동생은 아빠를 닮아 어려워서요.


    2.
    백수생활이 9개월째였을 때, 저는 늘 집안일을 했습니다. 밖에서 사회생활을 안하니 
    집에 있는 동안에는 빨래도, 청소도, 설거지도, 밥차리는것도, 반찬걱정하는 것도 다 제몫이었어요.
    열심히했어요. 집에서 자격증공부하면서도 열심히했어요. 
    가족들은 하나같이 들어와서 뭐안했네 여기 더럽네 저기 더럽네, 지적질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쩌다 치킨을 사먹으면 동생이내거나 아빠가 내거나 엄마가 내거나, 저는 모아둔돈도없이 
    몇개월 다니지도 못하고 회사를 짤렸거든요. 
    그럴때마다 얻어먹는다고. 생활비 안준다고(동생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중에도 생활비 안드립니다.)
    제가 백수라 동생한테 생활비를 못받는다고. 
    쟤 구박좀하라고 취업하게.... 
    구박받아서 취업에 성공하면 참 좋겠어요. 당장이라도 나가서 일하게. 




    이래저래,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힘들었어요. 나도 일하고싶은데 면접을 몇번씩 봐도
    연락이 잘 안오는데 서류합격은 잘되는데 항상 면접에서 떨어지는데...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상태에서 
    주말에, 평일에는 제가 다 도맡아하고 주말에 쇼파에 앉아있다고 주말아침차리는거 도와주지않는다고
    아침부터 뭐라뭐라 화내시는 엄마에게 평일에는 내가 하잖아. 주말에는 좀 쉴게. 하니까 동생이 또 뭐라뭐라...
    동생이 왜 뭐라하는지 모르겠어요; 고작한다는 게 자기 출근할 옷 빨래 정도 밖에 안하는 애가...
    화를 좀 냈습니다. 왜 나는 항상 다 도와줘야하고 다 그래야하는거냐고.
    안방에 있던 아빠가 크게 화와 욕을 하시면서 "니가 하는 게 뭐가 있어!!!"

    제가 무슨 노력을 하든, 집에서 천덕꾸러기마냥 있기 싫어 집치우고 공부는 공부대로하고 욕먹을거 욕먹을대로
    다하고... 해도 저는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먹고노는 백수년이었어요. 정말, 저 굵은 글씨처럼.
    와장창 무너진다는게 무슨기분인지 처음알았어요. 그날이 3월 1일이었는데. 남자친구가 연날리기하자고해서 
    나가서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화장하면서 울었어요. 나는 이집에 그냥 짐덩이 일 뿐이구나...
    지금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남자친구 앞에서 그렇게 서럽게 울었던 적은 처음인거같아요.
    그때 처음으로 다짐했습니다. 더이상 가족에게 마음주지않겠다고.

    그 이후로 단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필요할 때(물건찾을때)만 얘기합니다. 집안일이요?
    저는 어짜피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이니까 청소도, 빨래도 원래 제가 도맡아 하고있던걸 다 놓아버리니
    딱 3일만에 개판이 되더라구요. 반찬도 제가 안하고 저녁도 제가 차리지 않으니까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외식 열심히하시더라구요. 맨날 치킨사먹고. 저는 관심이 없어요... 오히려 나가서 먹으면 혼자 집에 있으니까
    참편해요. 챙기는건 강아지 한마리가 있는 데 그 강아지만 챙겨요. 왜냐면 다들 일한다는 핑계로 강아지를 돌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1주일 되니까... 술취해서 들어온 아빠가 그러더라구요.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있냐고. 내가 막말좀 할수있지.
    말을 안할 수가 있냐고. 엄마는 저보고 망한 자식이라고 하시고. 솔직히, 1주일 되니까 내가 나쁜건가...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건 아닐까...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ㅎ 전 평생 천덕꾸러기이고 
    망한자식일 뿐이니 더이상 뭐라 할 필요도 없죠. 그때 생각 다잡았습니다. 이 집은 더이상 변할 집이 아니구나.


    저 월요일부터 출근해요. 드디어 출근해요. 드디어 제가 일하고 월급받을 수 있어요. 
    저때문에 못받는다던 생활비 동생이 주든안주든 저는 30만원씩 계좌이체하고 편하게 회사 다닐꺼에요.
    강아지만 챙기고 더이상 챙기지 않으려구요. 딱 할 도리만 하고 살거에요. 생일? 제 생일에는 백수한테 뭘줘 ㅎㅎㅎㅎ
    이러시면서 동생생일땐 외식 ㅋㅋㅋㅋㅋㅋ 하... 지금생각해도 대단하시네요. 

    4년된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친이 그래요. 이제 놓을때도 되지않았냐고. 남자친구 처음에 만났을 때 엄마가 
    저보고 싸구려 창녀처럼 아무남자나 만나고 자고다니지 말라고. 저는 이사람이 첫 남자친구고 성인이 된 이후 첫연애였는데
    항상 저말씀을 하시고 하니까 날 그렇게 보고계시구나... 처음에 걱정에 하신말이라면 이해하는데 항상, 밤만되면
    저말씀을 하셔서 많이 상처받았어요. 사실 이 일말고도 많아요. 단지 이집사람들이 내가 쪼잔한거라고 몰아붙이는 바람에
    그냥 그 일은 떠오르지도 않아요. 요새는 집 나가라는 말씀안해요. 저 19~23살까지만해도 집나가서 혼자살라고 두분다 그랬는데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남자친구도 괜찮은 회사에서 좋은 원룸 잡고 자취하는걸 아셔서 더이상 그런 말씀안하시네욬ㅋㅋ
    진짜 나갈까봐. ㅎㅎㅎ 사람들이 참 간사한사람 많다고 생각했는데 저희 부모님이 딱 그런사람이었네요.
    없을 땐 벼랑끝까지 밀어버리더니 여유가 생겨보이니 진짜로 해버릴까봐 겁나서 못하는 사람들 ㅎ....


    저는 할도리만해도 되는거겠죠? 생활비 안보태는 집도 많은데 30만원만 월급날마다 드리고 
    제 인생 살아도 되겠죠? 남친이랑도 여행가보고, 친구들하고도 여행가보고, 나쁜짓빼고 다해봐도 되는거겠죠? 
    해외여행도 가보고싶고 부산에도 가보고싶어요. 아직 12년지기 절친 여사친하고도 여행을 못가봤어요...
    저 이제 다 해봐도 되는거겠죠? 이제... 더이상 엄마아빠에게 휘둘리지 않아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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