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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1598839
    작성자 : 박주현朴珠鉉
    추천 : 16
    조회수 : 939
    IP : 116.38.***.202
    댓글 : 66개
    등록시간 : 2017/07/28 00:36:27
    http://todayhumor.com/?freeboard_1598839 모바일
    회사 옮긴지 4달째되는 오유 아재입니다 ㄷㄷㄷㄷㄷ.txt


    회사 옮긴지 4달째되는 오유 아재입니다 ㄷㄷㄷㄷㄷ.txt



    전에 15년 회사 다니다가 그만두고 취직한 시리즈로 써드렸었는데... 요즘 근황 궁금해하시는분들이 계신것 같아서 몇자 적어봅니다.


    처음에 회사에 입사했을때 "내가 다녀야돼? 말아야돼?" 벽지도 찢겨져있고 사무실도 협소하고 반신반의했던 회사였습니다. 보름동안 내 자리도 없고, 내 컴퓨터도없고, 건물도 오래되고 사무실도 하나도 수리되지 않아 귀신나올것같고 시스템 아무것도 없는 회사였는데, 전무님의 마인드 하나 보고서 "아.. 이회사 내가 시스템 좀 제대로 잡아놓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아침 9시 출근 퇴근 6시인데,... 출근은 집이 가까워서 아침 8시10분정도면 나와서 그냥 끄적 끄적 해야할것 정리하고 청소 좀 하고 회사 한바퀴 돌아보고.. 커피 한잔 마시고,.. 퇴근은 딱 6시에 해도 되는데,.. 좀 늦을때는 늦는데 거의 칼퇴근입니다.



    제가 입사한 3월2일... 


    2017년 회계자료니 세무자료니 아무것도 없었고, 본사개념으로 통장 8개하고 몇몇 자료 던져받은걸로,  3월 전표 끊어가며 역순으로 전표를 맞추고, 일계표를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 업무는 본사직원도 10월에 대충 하던 업무라 업무자체를 모르더라구요..

    처음엔 대리누님 자리에만 회계가 있어서 그거 안쓰실때 쓴다고 하다가 제 노트북 갖고와서 하다가 누님한테 자리 좀 빌려서하고,.. 근데, 의외로 누님이 과장님 과장님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ㅋㅋ

    입사 일주일만에 내 윗선임으로 부장님이 오셨는데,.. 저는 깍듯이 모실 요량으로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묻길래, 걱정하지마십시요.. 제가 우선 회계부터 맞춰놓고, 인사,급여,총무,세무하고 시스템 전체적으로 잡을 계획에 있습니다. 이렇게 브리핑을해주면서, 전표 수백장을 발행해서 맞추고 있었죠.. 

    이 부장님 나한테 뭘 물어보시면 대답해드리고, 걱정하지마시라.. 나 이전에 회사에서 이런일 똑같이 하던사람이니 아무래도 부장님이 계시는동안 많은 도움되실거니 걱정마시라 말했습니다.

    근데,.. 그 부장님이 페이,근무요건등 관련하여 윗분과 이야기 하시다가 대표이사님이랑 최후면담하시고 사표 쓰시는걸로 하셨답니다. 

    사무실에 들어오시는 부장님의 모습이 안좋아보여서 어떻게 되었느냐 물어봤습니다..


    나 : 부장님,.. 아.. 어떻게해요..
    부장 : 아니, 박과장님은 혼자서도 잘 하실것 같아..

    나 : 아.. 그냥 다니신다고하시지.....
    부장 : 아니, 내가 솔직히 대표이사님하고 면담하는데,..

    나 : 네..
    부장 : 도대체 날 왜 뽑았냐고 했어..

    나 : 네? 왜요??
    부장 : 아니, 박과장 혼자서도 다 잘하는데 괜히 내가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싶더라고..

    나 : 그래도,.. 저는 같이 있는게 좋은데,..
    부장 : 아냐.,.. 과장님은 그냥 여기 계속 다녀도 괜찮아질거야..


    그렇게 부장님은 가시고, 

    그주에 깨끗한 옆사무실로 이동을하고(건물이 회사꺼라) 나는 몇주동안 주말에도 출근해서, 일하면서 " 아.. 이건 아니잖아.." 궁시렁 궁시렁 혼잣말하다보니,..전표는 보름만에 다 맞추고, 계정과목도 싹 다시 재조정하면서 만들고 맞췄습니다. 

    근데, 이 회사 시스템이 정확하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한참을 방황하다가 몇일후에서야 혼자 스스로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작년 회계데이터는 다른업종과 믹스되서 봐도 도대체 내가 뭘 손으로 건드려야하나 싶기도하고 3월 말일까지 세무조정은 어떻게 하느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본사에 물어보니 직원분이 그거 이미 가결산 다 잡아놨다고 하시네요.. 근데, 이걸보고 회사 전무님은 더 좋게 나오게 할순 없느냐 하기에.. 더 좋게 나오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라고했죠.. 수정할게 하나도 없어서,.. 또 그쪽 회계담당자분의 의견과 같더라구요.. 그렇게 결산은 끝났고,.. 제가 하는 첫 부가가치세 신고도 끝났고, 법인세 납부도 끝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숨을 쉴만큼 되었을때 회사를 한번 돌아보자하여, 우리회사의 협력업체 乙사들 중 한곳을 보니,.. 참 甲회사에 오히려 甲질을 하더라구요.. 제가 딱 봤을때는 그회사 일개 직원들이 우리회사 대표님,이사님,전무님들도 무시하는것으로 보였습니다.

    "너네가 이 사업에 대해서 알아? 배째식" 이였습니다. 참으로 "아..이건 솔직히 아닌데,..." 란 생각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나이도 많으신 이사님앞에서 뒷짐을 지면서 하늘보면서 말하는 50대 부장 어떻게든 대충 넘어가려는 乙사 이사들과 그 밑에 직원들... 그리고, 뭘 요청만 하면 없다고하는 그 회사 직원들... 그리고 가만히 당하고만 계신 우리 이사님,대표님...

    ***************************
    회사이사님이 회사안에 乙사에 무상 임대해준 컨테이너 박스가있는데,. 그 컨테이너박스 뒤에 쓰레기들이 있어서 乙사 부장한테 그걸 치워달라하니 우리회사 직원들이 버린것도 아니고.. 다른사람들이 거기에 버리는걸 왜 우리가 치우나요? 시전
    ***************************

    나 : 아. 부장님,..쓰레기는 그냥 우리가 치울테니, 저 컨테이너.. 그냥 이쪽으로 좀 옮겨주시고, 저 자전거들 다 옆으로 치우시면되요..
    부장 : 아.. 컨테이너를 어떻게 옮겨요??

    나 : 그건 부장님이 알아서 하셔야지..
    부장 : 쓰레기 그냥 우리가 치워드릴게요.. 그냥 놔두시죠..

    나 : 아뇨,.. 저 컨테이너때문에 사람들이 뒤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부장님 말씀이 일리가 있어요.. 좋은 지적이였습니다. (그리고서는 노트에 그림으로 그리고 배치도 만들어 적었습니다.)
    부장 : ...

    나 : 그러니까.. 다음주중으로 치워주시고,.. 저한테 말씀해주세요.. 서로 얼굴 붉히지는 맙시다. 제가 무리한 부탁하는것도 아니고.. 컨테이너 저거 이쪽으로 치워주시면 경관도 좋고 그렇네요..
    부장 : 아.. 그게.. 

    그리고 몇일후에 만났는데 치워주질 않아서,..

    나 : 허허 부장님,.. 언제 치우실거예요?
    부장 : 그거 안치우고 저희가 쓰레기 치우면 안되요 과장님?

    나 : 안되요... 우리 회사 조경 정리좀 합시다.. 어려운 부탁도 아닌데..
    부장 : 네....


    그걸 뒤에서 보시고 미처 생각못하셨던 이사님께서 나를 바라보며 흡족해하시는 미소를 날리셨습니다. 
    *********************


    그리고, 한참을 지나고,... 이사님에게 건넨 한마디..


    나 : 저 이사님.. 제가 저 회사 직원들 좀 트레이닝 좀 시켜두되요?
    이사 : 박과장.. 어떻게?

    나 : 제가 저쪽 회사 다니진 않았지만, 저쪽 부장들보다 전체적인 시스템은 제가 더 잘알고 있다고 확신하는데,.. 이사님은 그냥 두고만 보시믄되요.. 보고는 따로 드리겠습니다.


    그러고나서 몇일 후에 업무문제로 그 회사 과장,차장,팀장,부장들(사업차장,경리과장,경리차장,총무부장,영업부장,관리부장,ㅇㅇ팀장 ) 일일히 전화하고 찾아가고 했더랩죠.. 과장님 잠깐만 봐요.. 차장님 저 좀 뵈요.. 부장님.. 제가 좀 찾아뵈야하는데, 그쪽 사무실로 갈까요? 아니면 오시겠어요? 

    그렇게해서 그 회사에 목에 기브스 하신분들 다 한번씩 돌아가면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드렸죠.. 뭐, 제가 처음에 갔을땐 쳐다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였는데,.. 처음 얼굴보면서 대화를 하니, 역시 아니나 다를까? 없는데.. 모르는데.. 시전하더라구요.. 


    나 : 저.. 부장님, 그거 잘 모르신다구요? 
    사업부장 : 우리회사 그런거 없는데,..

    나 : 아.. 부장님,.. 제가 부장님 하는 지금 업무를 15년간 전회사에서 해왔거든요? 근데, 여기 그런 시스템이 없어요? 
    사업부장 : 어디 계셨는데?

    나 : ㅇㅇ회사요.. 제가 이래뵈도 머리는 좀 잘돌아가서 그 시스템 만들어놓고 왔거든요..
    사업부장 : ...

    나 : 와.. 그게 없으면 심각하다.. 내가 그거 만들어 드려요? 거기에 타이핑만 치시면되는데..
    사업부장 : 그게 생각보다 어려워서요..

    나 : 그거 내가 엑셀로 템플릿 짜서 전 회사 돌리던 시스템대로하면 편해요.. 제가 엑셀 열어서 보여드려요? 데이터 수치데이터로 그래프까지 만들어서 쉽게 보는데,...

    하고 데이터를 딱 보여드리니.,.. 그제서야 

    사업부장 : 무슨 말씀하시는지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나 : 죄송할건 없구요.. 언제까지 제출바랍니다..

    하고 보내고, 

    다음은 경리차장님도 불렀드랩죠..


    나 : 차장님,.. 그게 경리부에 없는게 말이되나요?
    경리차장 : 아.. 그게 없어요..진짜..

    나 : 제가 전회사에서 세무,회계업무를 15년 봤거든요? 그건 XX계정과목 전표 어디에 꼭 붙어있는 자료구요.. 그게 없으면, 홈텍스가셔서 어떤거 어떤거 보시면 자료 있어요.. 그거 출력하시면되구요..
    경리차장 : ....

    나 : 그게 회계업무 기본인데,.. 없다고 하시면 제가 총무부에가서 ㅇ부장한테 달라고 할까요?
    경리차장 : 그게... 음.. 말씀드리기가..

    나 : 그럼 공문 요청으로 앞으로 그냥 진행 할까요?
    경리차장 :그건아니구요...

    나 : 차장님 제가 전 직장에서 15년 숫자만 갖고 논놈입니다.. 적어도 숫자놀이 하는사람들끼리 그러는거 아닙니다.
    경리차장 : 네.. 알겠습니다.




    *** 그 이후로도 각부서 다른 부장들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15년 그 업무 정확하게해서 시스템 구축하고 만들어놨는데,.. 그게 이 부서에 없어요? 라고 기술적으로 이야기하니까 다들 GG 치시더라구요..


    그 이후로는 다른분들이 저한테 먼저 보시면 인사를 꾸뻑들 하시네요.. 저는 그분들이 꾸뻑 인사하시면 거의 80도로 인사는 드립니다. 그래야 50대 분들한테 싸가지 없다는 소리는 안듣고 똑부러진다는 소리를 듣겠죠..

    뭐, 시스템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회사였지만... 대표님,전무님,이사님,대리님,본사의 도움으로 싹 다 시스템 잡아놨고, 저는 대략 많은 분들엑 인정받으며, 룰루랄라..  일합니다. 

    뭐 여기에서도 회사 건물임대,인사,급여,총무,세무,회계등으로 세무서,구청 각부서 들랑달랑, 법적인 문서도 만들고, 세금에 대한 문서들도 만들고 이런저런 사업에 필요한 메뉴얼도 만들고, 수백억짜리 사업계획서도 만들고, 추정재무재표도 만들고 일을 그냥 쉽게 쉽게 하니까,.. 

    회사 대리누님이 "전 과장님 같은사람 첨봐요.. 뭘 이야기해도 다 아시니까 또 설명도 하나하나 잘해주시고 그걸 도표화 시켜서 한번에 이해가게 해주시니까 정말 좋아요" 라고 존경어린 눈으로 쳐다보시고 잘 따라주시네요.. 


    지금 다니는 회사 이제 업무적으로 안정되었고, 저를 믿어주시고 네가 알아서해라.. 해주시니 꽤나 괜찮은 회사됐고, 시스템 완벽하게 잡혔습니다. 지금은 회사 출·퇴근도 칼퇴근이고..


    어느날 업무시간이 넘어서 전무님이 사업계획서 급한게있다며,.. 일 좀 도와드리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저를 보시더니만,.. 생각을 하시는듯하더니,..


    전무님 : 박과장,..
    나 : 네..전무님..

    전무님 : 내가 물어볼게 있는데..
    나 : 네..

    전무님 :(진지하게..) 자네 능력도 엄청 좋은거 같은데,.. 왜 우리회사 들어왔어?
    나 : 전회사가 멀쩡한 회사에서 가족회사로 변하면서 이상해지고, 저도 한계가 왔고 더이상 클 수 가 없어서요..

    전무님 : 잘왔어.. 우리회사.. 우리 원멤버니까 끝까지 같이가자고..
    나 : 네..



    이런식으로 걍 인정 받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암튼 지난 15년간 악몽같은 회사다녔던거에 대한 보상이 싹 다 해결 됐네요.. 지금도 전회사 그만둔지 오래되었는데,.. 사람들한테 과장님 잘지내시는지 궁금하다고 전화도오고 카톡도 오고 전화번호 잘못 눌러서 바로 끊는분도 있어서 왜 전화했냐 물어보면 잘못 걸어서 끊었다고하시는분도있고, 그냥 잘못걸어도 목소리 좀 들읍시다. 라고하면 하하하 웃기도하시고,.. 아무튼 전회사 직원분들한테도 전화와서 밥먹자,.. 커피한잔하자..등의 이야기도 많이 듣기도하고 요즘 회사분위기 이야기도 하시고 그러시네요..암튼 만나면 전에 회사 다닐때보다 살도 포동포동 찌고 좋아진것 같다는 소리 많이 들어요.. ㅎㅎ


    물론, 회사다니믄서 그냥 다니는게 아니고, 사회복지사 2급 취득 준비 공부중이고 다른거 계획도하고 병행 하면서 말이쥬.. 나중에 나이 먹으면 사회복지센터 차릴거라능.... ㄷㄷㄷㄷ

    뭐든지, 준비해놓으면 꼭 쓸모가 있으니 잡상식이라도 많이 알아두는게 꿀팁이 되는것 같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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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말이 있나요? [4] 펌글 한결 24/11/22 17:47 47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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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묘냥 [6] 알섬 24/11/22 17:32 39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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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놀이 시뮬레이터 멀리서 보면 [1] 댓글러버 24/11/22 17:25 47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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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시민이 부럽습니다 [7] 농심진라면. 24/11/22 17:05 57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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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을 타고~ [2] 96%변태중 24/11/22 17:04 39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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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다녀왔습니다 [4] 어우삼어우기 24/11/22 16:51 37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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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민이 부럽습니다!! [2] leo10 24/11/22 16:48 50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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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는전주시와진안군일대에서개사체를매달고다니는흰색트럭에대한제보를받습니다. 궁구미와이 24/11/22 16:09 34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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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또삼 [11] 농심진라면. 24/11/22 15:59 46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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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플 안나 메르시는딱총 24/11/22 15:42 36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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