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뉴비를 환영한다는 사이트인데도 뉴비에 대해서 제대로 환영할 줄 아는 문화가 없는데가 많더라구요.
뉴비가 사이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창구가 없고 자신들끼리 놀기 바쁨.
결론. 저는 오유를 사랑합니다!
"변두리 댓글꾼이 왔어."
나는 그녀의 목소리에 묻어 있는 떨림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도 찾지 아니한 글에, 아무도 그럴 듯하다 여기지 않는 글에도 그는 여적 찾아오고는 했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차라리, 망해가는 목로주점에 들러 '막걸리 한 잔, 아니, 기왕 내친김에 빈대떡이래두 한 잔 부쳐 주시우.'하는 취객같았다. 어차피 뻘글이라는 것은 밑천없는 장사와도 같은 것이라, 읽히면 좋고 아니면 말 것이라 내심 담담히는 속삭여봐두, 댓글 하나 없는 광경에는 왕왕 헛웃음이나 나고는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변두리댓글꾼이라니.
"윗니스 미, 윗니스 미."
멍한 눈길로 그녀가 중얼거리기에 살살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는 알까. 여전히 너는 누군가에게는 기억될 것이고, 너 또한 누군가를 기억한 만큼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보지못한, 그러나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존재를 체험한 이가 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나는 그저 멍한 그녀의 앞에다가 투명한 소주잔을 내어놓고 돌돌돌, 유자소주를 따르고 말았다.
변두리의 변두리까지, 정말 말이나마 글이나마 그대로, 변두리 댓글꾼이 찾아온 어느 밤이었다. 소주가 미지근했다.
- 스파게티조아(오유 책게)
원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readers&no=22566&s_no=22566&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