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만인 뚠뚠한 여징어입니다.
지루한 얘기가 될지도 몰라요...
정말 갈 곳이 없어 한계에 몰리고 몰려서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고게가 되었네요. 저같은 고민을 갖고 계신 오유분들...혹시 계실까 모르겠어요.
전 중학교 3학년때 처음 지루성두피염을 앓기 시작했어요. 이마 위, 머리에 가려 안보이던 곳에 좁쌀만하던 두피염이 손바닥 반만한 크기로 커지고 계속 긁어서 노랗게 딱지가 않는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고름도 흐르고, 가려워서 계속 긁어 피나고 약해진 두피는 조금만 긁어도 쉽게 피가 나는 예민한 두피가 되었죠.
이게 얼굴에도 전이되어 오른쪽 이마에도 엄지로 쿡 찍어놓은듯 꽤 큰 크기로 생겼어요. 지루성 피부염이라 하더군요. 유명하다는 피부과를 두번이나 바꿔가며 다녔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꾸준히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고 바르고 주사도 맞았지만 피부염은 이마와 코, 귀 등으로 계속 퍼졌습니다.
스테로이드를 2년정도 계속 사용했더니 부작용도 올라오더군요. 한번도 살이 튼적 없었는데 어느날 허벅지와 가슴에 검붉게 살이 튼걸 발견했습니다. 살이 찌지도 않았는데? 원인을 알아보니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일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 날은 정말 우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급히 튼살크림을 바르고 있지만 이게 소용없다는걸 알아요. 얼굴에 홍조도 생기고 내성이 생긴건지 이제 먹어도 피부염과 두피염이 개선되지도 않네요.
지루성 피부염이 오래되고 스테로이드를 넘 오래 복용해서 그런지 민망한 부위지만 항문에도 이상이 생겼습니다. 항문소양증이라고 밤에 미칠듯이 가렵고 하얗게 각질도 앉더라구요. 배꼽도 비슷한 이유로 계속 딱지가 생겨서 악취도 나고, 살살 씻고 연고를 발라도 딱지와 흰고름은 계속 나오고... 도통 낫질 않네요.
더 심각한건 요즘들어 피부염들이 자잘하게 어깨와 다리에도 생기고 있다는 점이예요. 한번 생기면 커지진 않지만 없어지지도 않아서 너무 신경쓰입니다. 딱히 문제될만한 행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왜 악화만 되는건지ㅠㅠ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 구석구석 스테로이드약을 바르고 또 얼굴에도 바르고 튼살엔 크림바르고 항문과 배꼽에 연고를 바르고 온몸 구석구석 자잘한 피부염들을 찾아 또 생긴곳은 없는지 확인하며 약을 바르고 나면 이십분은 지나있습니다.
아침마다 약 챙겨바르고 있으면 너무 자괴감 들고... 곧바로 기름져서 외출하기도 꺼려져요... 정말 미치겠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전 여드름 하나 없는 말끔한 피부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버린건지 한숨만 나오네요.
목욕탕 가기도 너무 부끄럽고... 화장으로도 커버가 안되서 만나는 사람마다 흉터냐는둥 한번씩 물어보는거 진짜 상처거든요. 얼굴 마주보는 게 무서울 정도로요... 정말 피부가 뭐길래 이렇게 인간관계에도 지장을 주고 제 생활패턴을 망가트리는건지 원망스럽습니다.
진짜... 너무 막막해서 다 포기하고 죽으면 편해질까 싶기도 해요.
물2리터 마시고. 자극적인 음식 안먹고. 약도 거르지 않고 먹고. 가려워도 최대한 긁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왜... 왜 나아지질 않는걸까요... 바르는 약 종류만 계속 늘고... 이런게 반복되니 스트레스가 엄청 심하네요... 남들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고민도 아니고... 털어놔봤자 쉽게 공감하며 위로해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 오히려 약점만 잡히지 않을까 싶어요...
저 정말 어떡하죠...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루하셨죠? 정말 고마워요.
혹시... 저랑 같거나 비슷한 피부질환을 겪어보신 분들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이겨내고 싶어요. 정말... 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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