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및 경고: 이 글은 <돈>을 통해 인간의 존재론, 관계론, 인식론, 가치론, 투자론, 환경론, 문명론, 욕구론 등에 접근하는 과정이므로 단기간에 걸친 투자기술의 습득을 원하는 분들과는 상성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마시고 이 글을 읽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만남을 가치로 환산할 수 있을까?
몇 해 전에 9급 부터 시작해 정부 부처 1급인가 2급 까지 진급한 어느 공무원이 나를 찾아온 적이 있다. 말 그대로 공직 사회의 살아 있는 신화요 전설이었던 그 공무원과 나는 한 문제에 관해 서로 생각이 달랐다. 그래서 나는 당시 큰 호통을 내질렀고 우리는 당시 격렬한 논쟁을 이어나갈 수 밖에는 없었다. 이 만남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한 어린 여성은 나와의 만남이 족히 1억원의 가치는 있을거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하였고, 강원도 평창의 어느 땅부자집 상속자는 나와의 만남을 위해 전재산도 기꺼이 맡기겠다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기도 하였다. 만남의 가치, 의미 등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다면 이런 만남은 대체 돈으로 환산해서 구체적으로 그 얼마나 될까? 이 만남이 나에게는 +인가? -인가? 그 공무원에겐 +인가 -인가? 그 여성에겐 +인가? -인가? 그 상속자에겐 +인가? -인가?
오늘, 통장 잔고를 살펴보니 총액 262만원이 되었다. 여기에 현금 20만원이 있다. 총액 282만원이 현재 내 전 재산이다. 이 돈을 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경우일거다. 허나, 나는 이미 말 한 것처럼 지금 당장은 내 분야를 전면에 내세워 큰 돈을 벌 생각 자체가 없다. 또, 지금 당장은 내 길을 걸어갈 생각도 없다. 천억원대 부자가 투자 의향을 내비치며 관련 지분을 내가 얼마나 줄 것인지 궁금해 하였을 때 조차 나는 돈 버는 것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저 내 길을 걸어가기 위해 내가 선택한 이 시대 및 이 시대인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수단, 방법, 도구, 통로로써 돈을 바라봤던 게 사실이다. 인류는 대개 돈이라면 크게 환장하니 나 또한 돈을 매개로 하여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였던 거다.
헌데, 죽을 고비를 몇 차례나 넘기며 내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먼저 내 자신에게 더 진실해져야만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내가 대체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그게 대체 뭐라고. 내가 그 길을 반드시 걸어가야만 하는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다고. 내 그릇이 그 길을 걷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들이 나를 크게 일깨워줬다.
또, 내가 돈에 대해 너무도 모르고 있으니 먼저 돈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는 자각이 내 삶에 방문했다. 내가 30년 전에 선택하지 않은 <돈>의 길을 통해 전혀 새로운 도전을 한번 해보고자 하는 거다. <돈>과 <돈>과 연관 된 분야를 두루 통달하여 나만의 돈 철학을 정립하고 이를 현실에서 하나씩 입증해 나가고 싶다는 것이 현재로서 나의 솔직한 입장이요 심정이다. 돈에 연연하지 않으면서도 돈에 통달하여 돈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 내가 이 글을 쓰는 주된 목적 중 하나다. 헌데, 나는 주식투자를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부동산 투자 또한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컴퓨터에 주식 프로그램 조차 깔려있지 않다. 그저 막연하고 모호할 뿐으로 솔직히 투자에 대한 감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자동차를 소유해본 적도 없고, 주택 등 부동산을 소유해 본 적도 전혀 없다. 이러한 까닭에 돈과 투자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가기 이전에 먼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과 탐구, 분석을 시작하려고 한다.
내 성향상 워렌 버핏이 수잔 버핏을 만나기 이전과 같은 인물이라면 나는 워렌 버핏을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다. 지난 30년 동안 내가 길 없는 길을 걸어오며 나도 모르게 기인, 내지 괴팍한 인간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수잔 버핏을 만나기 이전의 워렌 버핏은 투자가로서 싹수 있는 비범한 천재가 될 재목이기는 해도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내가 삶의 모델로 삼고 싶은 인물은 절대 아니었다. 그는 결단코 내가 존경하는 인물 리스트에 해당되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 워렌 버핏이 수잔 버핏을 통해 개과천선? 하여 현존하는 가치투자의 대가인 동시에 그의 절친 빌 게이츠와 함께 사회 환원에도 앞 장 서온 인물이기에 나 또한 지금 시점에서 그를 삶의 모델로 삼고자 하는 것임을 밝힌다.
점심 한끼에 수십억원이라고?
내가 주식투자 분야의 멘토로 삼은 워렌 버핏은 1999년 부터 2017년 현재까지 약 26,279,001 달러(한화 약 3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글라이드라는 자선단체에 기부해 오고 있다. 이 글라이드라는 자선 단체는 버핏의 전 처였던 고 수잔 버핏이 워렌 버핏에게 소개해 줬다고 한다. 글라이드 라는 자선단체에 자선경매를 제안한 것은 버핏 자신이었다고 한다. 버핏의 깐깐한 투자철학으로 미루어 보건대 이 글라이드라는 자선단체와 그 설립자 등이 얼마나 진실하며 그 일에 열정적이며 또한 성실한가 하는 것을 나 또한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
나는 이 대목에서 의아한 생각이 든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워렌 버핏은 적어도 잡스의 <소크라테스>일 수는 없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당대 인물인 두 사람이 만나서 새 역사를 썼다는 단 하나의 기사 조차 없으니, 나로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 밖에는 없다. 자연히 그렇지 않겠는가?
그래서 지난 19년 동안 워렌 버핏의 점심 경매에 낙찰받은 사람들을 한번 조사해 봤다. 대체 어떤 인물들이기에 거금을 내고서라도 워렌 버핏과의 3시간 짜리 점심 식사를 하려고 했던 것일지가 매우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