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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1571
    작성자 : 바다괭이
    추천 : 115
    조회수 : 5233
    IP : 61.34.***.84
    댓글 : 46개
    등록시간 : 2016/05/06 20:13:24
    http://todayhumor.com/?wedlock_1571 모바일
    인연이란게 있긴 있나보다, 하는 결혼기 - 3편
    산부인과 병실에서 마눌님 보살피다가 심심하기도 하고 괜히 짠하게 떠오르기도해서 결혼게시판에 한 번 써보자-하고 썼는데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내와 함께 답글 하나하나 읽어보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수술한 후라 아내가 몸이 많이 힘든데 즐거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편 갑니다^^;;

    -

    술김에 장난처럼 우겼지만 사실 말도 안되는거잖슴? 근 10년 만에 보는 동생이, 그것도 남자가 자고가겠다고 하니. 옥신각신 옥신각신하다가 시간도 늦고 하니 그럼 고양이만 보여달라고, 고양이 보고 가겠다고 우겨서 누나네 집으로 감 ㅎㅎ -_-*

    근데 고양이 키워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자취방에 냥이 한둘 있으면 집이 진짜 지저분해짐;; 집이 진짜진짜 지저분했음 ㅋㅋ 여자방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이쁜 소품들이 있었으나 고양이털털털 + 냥똥냄새로 뭐 (...)

    고양이 보고 이쁘다 만져주고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누나가 가라고함. 나는 이미 시간이 늦었는데 어쩌냐고 또 옥신각신. 결국 그 털구덩이 바닥에 이불깔고 자게됨. 그 누난 침대서 자고.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므흐흐-_-*는 없었음. 정말로 순수하게 반가웠고 더 이야기하고 더 같이 있고싶었을뿐.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았음...은 개뿔 맘이야 간절했지만 정말 소중한 인연이고 그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음. 그래서 참고 또 참았음. 내가 무슨 고자도 아니고 ㅡㅡ

    다음날 아침에 정말로 뻘쭘하게 같이 집에서 나서서 해장으로 버섯전골을 먹고 헤어졌음 ㅋㅋ 진짜 뻘쭘했음. 아무 일 없었지만 한공간에서 같이 자고 일어나서 밥 먹으러 나온 것 만으로 그 뻘쭘함은... 어휴;; 느껴지심? 그 뻘쭘함이?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누나는 한가지를 정말로 진지하게 이야기했음. 남자 집에 들이고 그런 여자 아니다. 안다고 그런 사람 아닌거. 나도 여자한테 막 그러는 남자 아니라고 진지하게 이야기했음.

    그렇게 12월 30일 밤을 보내고 12월 31일 아침을 함께 먹었음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나는 매일매일 누나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음. 주중에는 메신저와 페이스 타임(아이폰 만세!)으로 주말에는 서울로 올라와서 만났음. 회사서 서울까지는 300km가 넘음. 나는 매주 금요일 5시에 회사가 끝나면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와서 토요일과 일요일을 누나와 함께 보내고 일요일 오후에 다시 회사 앞의 내 아파트로 돌아왔음. 우리는 누가 먼저 사귀자고 말한 적도 없이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됐음. 서로가 알게된지 13년 만에. 그리고 다시 만난 그날, 그 다음날부터.

    사실 누나는 성격이 완전 터프함. 엄청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완전 아저씨임 -_- 다음편에는 저 성격으로 인해 일어난 재밌고 황당한 이야기와 결혼과정을 이야기해보겠음.

    일부러 감질나게 자르는게 아니라 산부인과 병실에서 아내를 보살피며 글을 쓰는지라 자꾸 끊기고 오래 쓸 수가 없음. 게다가 모바일이라 오타도 쩔어서 계속 수정해가며 쓰는 중임;; 아재라 모바일에 약하니 많은 양해부탁드립니다 ㅜㅜ 

    고양이 두마리 + 한마리는 이제 한가족이 되어 아래처럼 여유롭게 잘 살고 있습니다. 소파 작살내가면서 말이죠. 그거 니네 쓰라고 산거 아니다 (...)
    출처 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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