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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랑 연애 10년차에 아들님 혼수끼고 결혼했었어요 ^^ㅎㅎㅎ
4월 26일이 결혼 1주년이였는데 제가 너무 못나서 신랑이랑 같이 병원에서 맞이했네요
다들 꿈과 희망을 드리는 결혼게에 이런 글 써도 되나 모르겠는데 참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고.....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딱 서른이거든요~태어나서 몸살, 아들 제왕절개 말고는 병원에 입원해본 기억도 없네요 ㅎㅎ
어느날 갑자기 몸이 너무 많이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세상모든 엄마들이 다 그렇잖아요, 한번 병원가서 CT찍으면 되는데 그돈 몇십만원이 너무 아깝고 그 돈이면 아들 먹을거, 장난감, 생활비....참 눈에 밟히는게 많아서 쉽게 가보질 못했어요.
그러다가 엑스레이 찍었는데 심장부분에 거대한 종양같은게 보이더라구요, 다급하게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원하고 그때부터는 일사천리였네용....
4월 9일날 응급실에 입원해서 9개월된 아들 얼굴 못보기시작해서 아직 못봤습니다.ㅎㅎ
응급실에 입원해서 호흡곤란으로 코에 산소줄끼고 누워서 ct찍고, 입원해서 가슴에 검사침쑤셔서 조직검사하고....호흡기 기관지하고....
검사결과 나오고나서 림프종t세포라는 희귀한 혈액암이란 판단을 받았어요, 거기다가 심장 종격동쪽에 10CM이상의 거대한 종양도 생겨서 집근처 대학병원에선 안되고 서울성모병원까지 응급차타고 이송받아와서 여기서도 병실이 없어서 응급실에서 6일동안 산소줄 꼽고 누워있었네요
몸에 종양에서 나오는 흉수때문에 몸무게가 12kg이상 늘어나서 등에 구멍을 내서 흉수뺴는 관을 꼽고있고....한달넘게 누워서 자지도 못하고 일어서서 걷지도 못해서 다리 근육이 줄어들어 부들부들 떨리고 그랬네요 ㅎㅎ
중간에 심정지도 한번 올뻔하고....참...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친정아버지가 한달 휴직하시고 응급실 찬 바닥에 돗자리깔고 웅크려서 주무시고 다큰 딸내미 대소변 처리해주시고 그런 고생들이 있었지만 다행히도 1차 항암제투여한 결과가 좋아져서 백혈구 수치가 오르면 집에 몇일정도는 가볼수 있을 것 같아요, 2차 항암하기전에 잠깐이욬ㅋㅋㅋㅋ
신랑한테도 참 미안합니다.
1주년 결혼기념일에 누워서 척수에 항암제맞고 부작용때문에 울렁거리고 메스꺼워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제 손 잡아주고 참....고생많이했어요.
남들은 결혼기념일에 여행가고 사진찍고 선물주고 하는데, 울 ㅣ신랑은 병원비구하려고 여기뛰고 저기뛰고 제대로 밥도 못챙겨먹고 평일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금요일엔 일끝나기 무섭게 짐챙겨서 병원에서 쪽잠자고.....쪼그려서 코골고 자고 있는 모습보니까 참 마음이 안좋습니다.
아기도 당연히 항상 보고싶어요.
골수검사 한다고 엎드린 등뼈에 구멍내고 항암제맞고 구토올라오고 메스껍고 위통증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는 와중에도 친정엄마가 찍어보내주시는 아들사진을 보면 참 새삼 기운이납니다....이게 엄만가봐요^^
힘들고 울고싶고 짜증나고 원망스러울때는 아들사진은로 이겨냅니다! 으쌰으쌰! 한창 옹알이폭발하고 걸어다닐때라 영상통화에서 보면
친정엄마 얼굴이 반쪽이 되어있어요 ㅋㅋㅋㅋ 얼른 낫고 부모님한테 효도하는게 제 목표에요.
다들 결혼생활하시면서 남편들하고 이런저런 충돌도 많으실거고 싸움도 있으실거고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순간들도 있으실거에요, 저도 죽다 살아나기전에는 그 소중한 일상들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알지도 못했고, 생각도 못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신랑 출근시키고 아들 기저귀 갈아주고 이런 일상들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수 있을 것 같네요.
저녁드시면서 좀 부끄러우시더라고 와이프나 신랑 손 잡아주시면서 건강하게 아프지말고 매일아침 눈을 마주뜰수 있는 현실이 고맙다고 이야기하시고 자녀분들도 꼭 안아주시고 부모님께도 사랑한다고 한번 이야기해보세요. 그당장은 쑥쓰러우시더라도 마음이 행복해지도 여유로워지는걸 느낄 수 있으실거에요.
다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아프실떈 꼭 돈걱정하지마시고 병원에 가보시고요!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밑줄쫙! 별세개! 잊지마시구요^^
참고로 제 병은 완치율 80퍼센트 이상의 높은 완치율을 가진 혈액암이기떄문에 잘 이겨낼수있고 완치될거라 믿고있습니다!
여유가 있으시다면 응원도 좀 부탁드릴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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