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네요..
두달정도 매일 쭉 연락하던 1살 위 누나가 있었거든요.
제가 세번째 수능을 준비하던 터라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랑 톡만 했었습니다.
매일 연락하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깐 수능 일주일 전에 일주일만 연락하지 말자고 했었거든요.
그쯤에 오유에 제가 쓴 글이 어떤건지 맞추면 소원 들어주기로 했던 게 있어서
(오유는 이전에 제가 알려줬었습니다, 안생겨요나 아재같은 말을 되게 신기해하고 좋아하더라구요)
이렇게 하고 여기서 더 답장 안하고 수능날까지 일주일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수능 전날에 메시지를 하나 보내고 폰을 꺼둔 뒤
수능 끝나고 얼른 집에 와 폰을 켰는데 읽질 않았더라구요. 다시 보내도 읽지 않구요.
그날 저녁 7시에 걔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나기로 했던 게 있어서 나가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정문 안쪽에 있었는데 혹시 바깥쪽에서 기다렸던 건 아닌가 좀 더 두리번 거리지 못했던 것도 후회되네요.
그리고 지금까지 전혀 읽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에 서로 조심스러워서 번호를 교환 안 하고 메신저 아이디만 교환했었는데
번호는 직접 만나서 물어본다는게 화근이였나 봅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혹시 내가 갑자기 싫어져서 차단을 했나 싶어서 찾아보니
저희가 쓰던 메신저는 보이스톡 응답없음 메시지가 다르게 나오더라구요
다른 핸드폰으로 실험해 보니 차단은 아닙니다..
실수로 메신저가 지워졌나 폰을 잃어버렸나 어디 갑자기 아파서 입원했나 사고라도 당한건가 아니면 집안에 큰 일이 생긴건가
이게 무슨 경우인가 자꾸 이런저런 생각만 하게 되네요.
원래 제가 마음이 확 기울고 금방 사랑에 빠지는 건 아닌데
얘는 달랐습니다. 마음이 열릴 때까지 끝까지 기다려 주고 싶었어요.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어서 정말 고맙고 행복했었는데.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어떻게 다시 연락이 닿을 수 있을까요?
패게와 뷰게를 즐겨보고,
베오베와 베스트만 골라보는 아이입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누나가 볼 수 있게 위로 올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핸드폰에 문제가 생겨서 연락을 못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요..
추천을 구걸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오유의 분위기가 안생겨요, 커플 저격인건 잘 알고 있지만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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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보고 있다면,
혹시 뭔가 꼬여서 연락을 못 하는 걸까봐
너가 가끔 보는 오유에다가 글을 쓴다.
수능이 끝나면 기쁠 줄 알았는데
너가 없어서 하나도 기쁘지 않아
진짜 마음이 타들어가는게 뭔지 알 것 같기도 해
자려고 불 끄고 누워도 새벽에 잠이 깰 때도 너 걱정밖에 안 돼
고작 3일 연락이 안되는데도 미칠 것 같은데
너도 일주일동안 이런 기분이였을까
연락을 쉬지 않았어야 했는데.. 왜 그랬을까.. 하루 잠깐씩은 연락할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논술 시험때문에 낮에 쪽잠을 자는데
잠이 들 때마다 꿈에서 너를 기다려
잠에서 깨면 너무 슬프고 허무하다
다시 연락이 닿았으면 좋겠어 제발
손잡고 같이 목적지 안 정해놓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너가 끓여주는 짜파게티도 같이 먹고 난 다음 설거지도 같이 하고
내가 만나자마자 허리가 으스러지게 꽉 안아줄 거라고 하면
너가 그럼 뽀뽀해 줄 꺼라고 그랬었는데,
너 내가 쓴 글 한번에 맞췄어
소원 말해야지 뭐든 다 들어줄 수 있는데....
진짜 널 다시 찾기 위해서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너가 처음 '나도 너 좋아'라고 말해 준 날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고
'사랑해'라고 마구 퍼부어 준 새벽에는
심장이 정말 터질 것 같았어
오늘 논술시험 두개 마치고 오는데
비 오는데 너가 너무 생각나서 차마 그냥 집에 가지 못하겠더라
혹시라도 너를 만날 수 있을까봐
너희 집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있는 나무 밑에서 우두커니 서 있다가
마지막으로 너가 보내준 음성 메시지를 틀었는데
이제 일주일 동안 폰 꺼두는거야?
밥 잘 먹고, 아프지 말고, 감기 걸리지 말고, 컨디션 조절 잘 해.
수능 전 일주일 동안에 연락하고 싶을 때마다 들으면서 꾹꾹 참던 그 목소리를
다시 못 듣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그냥 거기서 혼자 울다가 들어왔다
평소에 혼자 잘 울던 너를 토닥거려주던 나였는데
오늘은 내가 울게 되더라 덕분에 비 맞으면서ㅡㅡ
즐ㅡㅡ 너 싫어 아니야 그래도 너 안싫어 좋아.
그러니까 보자마자 연락 남겨줘.
혹시 몰라서 메일주소도 남겨놓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