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기주의ㅠㅠ
안녕하세여
저는 오늘 ㅎㅎㅎㅎㅎㅎ
대학 졸업하고 간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난다고 안 입던 블라우스를 꺼냈슴다
나름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해서 톡으로 지인들에게 옷 ㄱㅊ?
ㅇㅇ ㄱㅊ 이라는 허락을 받고.. 신발을 골라씀다
왜 허락을 받냐그여? 전 결정장애가 있거든욯ㅎㅎㅎㅎ
내 사랑 컨버스...♡
저도 알아여.. 저 옷에 저 신발.. 별로란거 ㅎㅎ헿
하지만 늙은 제 몸은 컨버스 말고는 용납할 수 없었슴다
그러나 지인들은 구두없냐며 구두를 찾았슴다
구두?
찾음ㅇㅇ
하나 있었슴다
있는 구두라곤 대학교 1학년 때 산 굽 높은 구두
심지어 꺼내기 귀찮아서 한짝만 꺼내서 찍었음다
컨버스를 신을 거라면 차라리 삼선슬리퍼를 신으라는 말을 듣고
전 결국 구두를 신었슴다 부들부들 떨려씀다
제 다리는 늙은 몸과 다르게 처음 걸음마를 뗀 아가의 걸음처럼 안쓰러웠슴다
세걸음마다 휘청거렸지만 꽤 만족스러웠슴다
비가옴다..
ㅎㅎ 비가 와요..
비가..
비... B..
비는 영어로 rain..
ㅈㅅ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리막을 내려가고있는데
왼쪽신발이 뿌사졌음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당황했슴다 사람이 너무 당황스러우면 그자리에 멈춰서서 굳는다는 것을 처음 알아씀다
1시까지 만나기로했는데 시간은 한시
이미 늦어서 마음은 조급한데 구두..구두는...ㅋㅋㅋㅋㅋㅋㅋ
카톡을 보냈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얘들아ㅠㅠ늦게가서..
비가 오고 구두는 부서져서 당황스럽고 일단 집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오르막을 오르는데 오른쪽 구두가 왼쪽과 같은 상태가 됨다
질질 끌면서 걷다가 다시 멈춰섰슴다
인생에 갑자기 회의감이 사무쳤슴다
왜죠
왜 하필 오늘이죸ㅋㅋㅋㅋㅋㅋㅋㅋ
ㅎ................
결국 구두를 들고 걸었슴다
의도치 않게 저는 스타킹만 신은 상태로 마치 실연당한 비련의 여주인공 코스프레를 했슴다
비도 오는데 오늘따라 사람이 너무많았슴다 ㅉ팔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순간 비가 오는 하늘에 감사했슴다
비는 저에게 우산을 주었고 우산은 제 얼굴을 가리게 해주었기 때문이죠ㅋ................ㅠ
철벅철벅 소리를 내면서 걷는데
나태하게 살던 나에게 하늘이 깨달음을 주려는건가? 싶었슴다
오르막길을 오르던 발걸음이 고딩 시절 등교할 때의 걸음걸이 속도를 되찾게 해주었거든요
하..
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러분들
오래된 구두는...
버리세요